작년 3월에 서재 이웃 잉크냄새님께서 내 글에 댓글로 중국노래 5곡을 추천해줬었다. 그 추천이 정말 고마워서 그 노래들을 열심히 찾아들었고, 각 노래에 대한 느낌이나, 가수 이야기나 그 곡을 다른 가수가 커버한 사례 등을 찾아서 글을 하나 썼었다. 이 글을 쓰면서 노래 가사를 찾아보고, 노래에 얽힌 사연 등을 찾아보는 일이 재미있었다. 그로부터 약 10개월 가량 지난 최근에 잉크냄새님께서 두 번째로 추천곡을 댓글로 남겨주셨다. 반가운 마음에 한 두곡은 바로 찾아들었었다. 그런데 작년에 쓴 글처럼 가사를 찾아보고, 가수나 노래 정보를 찾아볼 여유가 없어서 시간이 제법 흘러 버렸다. 그래도 1월이 가기 전에는 이 두번째 추천곡들에 대한 글을 남겨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마침 간밤에 급한 일들을 마쳐서 오늘은 조금 여유가 있다. 자, 하나씩 노래를 살펴보자.
참고로 작년 3월 19일에 잉크냄새님의 추천곡에 대해 쓴 글은 여기서 보실 수 있다.
https://blog.aladin.co.kr/idolovepink/16312872
她来听我的演唱会 그녀가 내 콘서트를 들으러 왔어요
첫번째 노래는 4대천왕으로 불린다는 张学友 Zhāngxuéyǒu 의 곡이다. 우리 발음으로 장학우다. 장학우의 노래는 이번에 처음 들었다. 와! 노래를 정말 잘한다. 잉크냄새님께서 따라 부르기 어렵다고 덧붙이셨는데, 확실히 어지간한 가창력이 아니면 못 부르겠다고 느꼈다. 음색도 좋고, 고음을 가볍게 올리는 기교도 대단하다. 가사를 찾아보니 콘서트에 온 여러 관객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17살에서 시작해서 점점 연령대가 올라가는 여성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장학우의 매력적인 저음으로 담백하게 부르는 곡조도 좋고, 가사도 좋았다. 1999년에 발표한 곡이라고 나오는데, 90년대 특유의 감성도 묻어나고, 한편으로 최근의 발라드 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조금 세련된 느낌도 들었다. 약간 독특한 박자 감각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유튜브에 이 곡을 검색하면 당연히 원곡 가수인 장학우의 노래가 먼저 나올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希林娜依·高 라는 가수가 '싱 차이나' 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부른 노래가 가장 상단에 나왔다. 이 가수는 나중에 음반으로 녹음도 한 듯, 음반 버전 영상도 있었다. 생각보다 커버곡이 많지는 않았는데, 남자 가수들은 다들 장학우 버전을 넘어서지 못했다. 여자 가수가 부른 건 대부분 위 여성의 영상이었는데, 单依纯 이란 가수가 부른 영상도 있었다. 재작년 쯤에 이 산이춘 이란 가수 노래를 제법 찾아 들었던 것이 기억났다.
一千个伤心的理由 슬퍼해야 할 천 개의 이유
두번째 곡도 장학우의 곡이다. 잉크냄새님 말씀으론 이게 더 유명한 노래라고 하셨다. 들어보니 앞의 곡보다는 좀 더 듣기 쉬운, 대중적인 느낌이다. 그리고 앞의 노래가 비교적 담담한 느낌이었다면, 이 곡은 확실히 슬픈 느낌이다. 제목 자체가 천 개나 되는 슬픈 이유를 말하고 있으니. 장학우의 음색은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었다. 앞의 곡은 처음에는 박자가 살짝 독특해서 그 점이 신경 쓰여 막 좋다는 느낌은 아니었고, 여러 차례 반복해서 들으며, 들을수록 좋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두번째 노래는 그냥 첫 느낌부터 정말 좋았다. 그리고 들으면 들을수록 더 좋았다. 1995년에 나온 곡이었다. 역시 90년대 감성이 확 느껴지는 노래로 딱 내 취향이다.
이 노래도 커버곡들을 찾아보니 곧바로 내가 좋아하는 冯提莫 펑티모가 나왔다. 역시 펑티모는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크롤을 내리다보니 펑티모가 이 곡을 부른 다른 영상들이 여러 개가 더 나왔다. 어쩌면 펑티모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가, 그게 아니라 펑티모가 활동한 기간이 워낙 길어서 많이 불렀으리라 싶었다. 그리고 매우 특이한 커버 영상을 찾았다. 유튜브 채널 이름은 卢旺达青年团 였다. 르완다 청년단이란 이름으로, 아프리카 르완다의 남녀 청년들이 아주 유창한 중국어로 노래를 불렀다. 게다가 원곡의 느낌을 아주 잘 살려서 노래도 아주 잘 불렀다. 처음 영상을 켰을 때는 이 기묘한 느낌 때문에 꽤나 신선하고 흥미롭다 여겼다. 갭차이라고 해야하나. 너무나도 유창한 그들의 중국어가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传奇 로맨스
세번째 추천곡은 王菲 왕페이 의 노래였다. 왕페이 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The Cranberries 의 Dreams 의 번악곡 夢中人 이 제일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 에서 짧은 머리에 노란 셔츠를 입은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시절에 내가 가장 좋아했던 가수는 크랜베리스의 돌로레스 오리어던이었다. 그리고 크랜베리스 노래 중에 Linger 와 Ode to my family 다음으로 좋아했던 노래가 Dreams 였다. 물론 아직 2집 밖에 안 나왔을 때니까 그랬고, 나중에는 새로운 앨범이 나올 때마다 Zombie 와 Promises 등으로 좋아하는 노래가 계속 바뀌었다. 암튼 지금도 나는 같은 노래의 다른 언어 커버 곡들을 좋아하는데, 이 크랜베리스의 노래와 왕페이의 노래는 이어 듣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그리고 또 종종 들었던 왕페이의 노래가 있었는데, 일본 비디오 게임인 파이널 판타지의 주제곡이었던 Eyes on me 였다. 왕페이란 이름은 이렇게 반가웠는데, 잉크냄새 님이 추천해 준 노래 세 곡은 모두 몰랐던, 처음 듣는 노래였다.
일단 이 곡은 왕페이가 2010년 음력 설인 춘절에 방송에서 불렀던 노래라고 한다. 원래는 李健 Li Jian 이란 남자 가수가 불렀던 곡이었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이 곡은 리젠이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낯선 여인의 편지]를 읽고 쓴 곡이라고 한다. 왕페이의 목소리도 엄청난 미성이라 신비한 느낌이 드는데, 원곡인 리젠의 노래를 들어보니 이 사람도 어마어마한 미성이었다. 와! 왕페이 버전에 못지 않은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노래에 영향을 미친 소설이 [낯선 여인의 편지]라는 글을 읽고 보니 그래도 왕페이의 곡이 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나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이 소설을 읽었었다. 한참 전이라 구체적인 내용들이 다 떠오르지는 않지만, 어느 남성이 자신이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한 여인의 편지를 받았는데, 그 여성이 오래 전부터 평생 자신을 사랑했다는 내용이었다. 여성은 그렇게 긴 시간동안 남성을 깊이 사랑했는데, 남성은 그 여성을 알지도 못했다니! 그런데 노래 가사와 분위기가 이 소설과 어울리는 지는 잘 모르겠다. 소설의 배경은 오스트리아인데, 노래는 너무 중국풍이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여기서 나는 이 [낯선 여인의 편지]가 긴 시간동안 여러 나라에서 여러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글을 읽었다. 여기에는 한국 영화와 중국 영화도 있었다. 음, 내가 원래 늘 그러기는 하지만, 너무 많이 옆길로 새면 곤란하니 이쯤에서 돌아오자.
아, 그런데 또 내가 좋아했던 그룹 이름이 등장했다. 덴마크 출신 락그룹 Michael learns to rock 이다. 이 그룹이 바로 이 리젠의 노래를 영어로 리메이크 했는데, 제목이 Fairy tale 이었다. 위키 백과를 살펴보니 아마 중국에서 낸 앨범에 이 곡을 끼워 넣었던 것 같다. 곡을 들어보니 가사만 영어일 뿐 노래는 거의 같았다. 마이클 런스 투 락도 오래전에 좋아했던 그룹이었다. 지금도 가끔 노래방에서 25 Minutes 를 부르는데, 그 당시에 정말 좋아했던 노래였다. 이 노래 가사로 단편 소설도 하나 쓰다가 완성을 못했던 기억도 났다.
红豆 홍두
微风细雨 산들바람 이슬비
잉크냄새님께서 이어서 추천한 노래 두 곡도 왕페이의 노래들이다. 이 두 곡은 자세한 정보를 찾아볼 여유가 없어서 그냥 넘어가자. 아, 산들바람 이슬비는 원래 등려군의 노래였더라. 잉크냄새님이 왕페이를 소개하며 대만이 등리쥔, 대륙은 왕페이 라는 표현을 썼었다. 다음에 등려군과 왕페이의 목소리를 비교해가며 들어봐야겠다.
刚好遇见你 마침 그대를 만나
다음 추천곡은 李玉刚 의 노래다. 아, 드디어 아는 노래가 나왔다. 잉크냄새님께서 리위강의 원곡도 좋고 펑티모의 여성스러운 노래도 좋습니다. 라고 쓰셨는데, 나는 딱 이 두 버전의 노래를 엄청 많이 들었었다. 나 역시 원곡도 좋고 펑티모도 좋았다. 처음 잉크냄새님의 추천곡 5곡 중에서 林憶蓮 의 至少還有你 를 펑티모 버전으로 엄청 많이 들었었지만, 원곡은 전혀 몰랐었는데, 이 곡은 원곡과 펑티모 곡 둘 다 많이 들었었다. 아, 그리고 이 곡도 커버곡을 찾다가 아까 언급했던 르완다 청년단을 또 만났다. 이번에도 너무나도 완벽한 중국어에 완벽한 노래 솜씨를 보여줬다.
可惜不是你 당신이 아니라 아쉬워요
다음 곡은 梁静茹 의 노래다. 이 가수는 말레이시아 출신이라고 한다. 노래를 들어보니, 어, 이 곡도 분명 자주 들었던 노래였다. 요 앞의 刚好遇见你 는 확실히 아는 노래라고 말할수 있었던 것이 예전에 가사를 찾아 본 적도 있었고, 노래 제목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노래는 자주 듣기는 했지만, 제목을 몰랐다. 가사를 찾아보니 멜로디에 어울리는 사랑 노래였다. 커버곡을 찾아보니 꽤나 많았다. 저 위에서 언급한 산이춘의 커버가 있었고, 이번에도 펑티모가 있었다. 그리고 周興哲 이라는 남성 가수 영상이 있었다. 오, 여성들의 목소리로만 듣다가 남성 목소리로 들으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특이한 건 이 곡은 유독 펑티모가 좀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다. 어지간해서는 펑티모 정도의 가창력으로 안 어울리기 쉽지 않은데. 원곡 가수의 목소리가 워낙 익숙해서 펑티모의 목소리는 안 어울리는 듯 느끼나 보다.
勇气 용기
다음 노래도 량징루의 노래다. 앞의 可惜不是你 를 듣고 나면 유튜브가 자동으로 이 노래를 들려준다. 같은 가수의 곡이고, 유명한 곡이라 이어서 들려주나 보다. 그런데 듣다 보니 이 노래도 들어본 적이 있었다. 아마 예전에도 여러 차례 저 앞의 곡에 이어서 나왔던 모양이다. 이렇게 익숙하게 느껴지는 걸 보면.
隐形的翅膀 숨겨진 날개
자, 이제 마지막 노래다. 张詔涵 의 노래. 영어 이름이 안젤라 장이다. 유명한 배우 안젤라 베이비가 생각나는 이름이네. 그런데 이 이름 낯익다 싶었는데, 얼굴과 목소리를 살피니 확실히 예전에 몇 개의 영상을 봤던 가수였다. 당시 들었던 곡들도 기억나지 않고, 잉크냄새님이 추천해 준 이 노래도 아는 노래는 아닌데, 이 가수의 노래를 들었던 것은 확실하다.
지난 번 추천곡들과 이번 추천곡들을 모두 하나의 재생목록으로 만들어 두었다. 시간 날때마다 들어야겠다. 이번 글엔 노래 별로 글의분량 차이가 심하다. 앞부분은 많이 찾아보고 글을 썼는데, 뒤로 갈수록 가사 정도만 찾아 읽고 다른 정보들까지 뒤져볼 시간 여유가 없었다. 또 다음에 다시 찾아볼 기회가 생기겠지. 잉크냄새님 덕분에 아는 중국노래가 또 확 늘었다. 노래 부자가 된 기분이다.
주말엔 쉬고 싶어
이번 주말부터 3월 말까지 거의 대부분의 주말에 일정이 잡혔다. 참여하고 있는 여러 협동조합들과 단체들의 총회 시즌이기 때문이다. 그냥 단순히 참가만 해도 되는 총회도 있지만, 몇몇 조합과 단체에서는 이사, 감사, 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어서 해야 할 역할들이 제법 있다. 그냥 눈 한 번 감았다가 뜨면 3월이 다 지나가고 4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긴 요즘 기분으로는 그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벌써 1월이 거의 다 지나버렸다. 에휴, 아직 음력 설이 안 되어서 나이 한 살 안 먹었다고 우기고 있었는데, 곧 설이 다가오겠구나. 나이를 먹는 일에도 익숙해지려나. 이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