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폭우 “하늘이여···”
인도양의 지진·해일로 인한 사망자가 1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1일 스리랑카 일부 지역에서 콜레라 발병이 확인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가 쏟아져 피난캠프가 물에 잠기고 물자이송이 어려워지는 등 2차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피해지역 전염병·폭우=스리랑카 항구도시 갈의 이재민수용소에서 콜레라 4건이 발병했다고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이 1일 밝혔다. 이 수용소에는 고아 300∼500명을 비롯해 이재민 1,500명이 수용돼 있다. 월드비전 쇤케 바이스 대변인은 “콜레라가 들불처럼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리랑카 동부 암파라이 지역과 인도네시아 반다 아체에서는 지난해 31일부터 몬순성 폭우가 난민촌을 덮쳐 이재민 3만명이 고지대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암파라이 지역 관리는 밤새 330㎜의 폭우가 쏟아져 해안 지대가 침수됐으며 이재민 1만여 명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구호지원금 사상최대=유엔은 1일 피해국을 돕는 기금 마련에 전세계 45개국이 참여, 기금 약속액이 2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처음 1천5백만달러를 내놓겠다고 했다가 인색하다고 비난받자 3천5백만달러로 늘린 데 이어 3억5천만달러로 증액했다.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은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구호자금이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시신수습에 코끼리 한몫=태국 정부 관리들은 쓰나미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데 코끼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스카이 뉴스가 1일 보도했다. 코끼리 24마리가 휴양지 푸껫과 카오락의 해변가를 돌아다니며 건물더미와 모래속 등에 파묻혀 있는 시신을 끌어내고 있다. 한 코끼리 조련사는 “차량들은 모래속에 빠지지만 코끼리는 그러지 않아 시신수습에 훨씬 더 유용하다”고 말했다.
◇쓰나미 신생아=인도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에서 해일을 맞으며 사내아이를 출산한 인도인 부부가 아들의 이름을 쓰나미로 지었다고 AFP통신이 1일 보도했다. 쓰나미의 어머니 나미타(26)는 지진이 발생한 지난 26일 새벽 해일이 집안을 덮치는 순간 사내아이를 출산했다. 이후 아기를 안고 숲속의 고지대로 달려 위기를 모면했다.
나미타는 “피신 당시 어린 핏덩이를 위해 이를 악물고 살아남아야만 했다”면서 “구호시설에 있는 사람들이 아이를 돌봐주면서 이름을 쓰나미로 붙이자고 제안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지진파 지구 5회 회전=이번 지진의 파장이 지구를 5∼8차례 회전한 것으로 관측됐다. 일본 홋카이도 대학 연구진은 지진이 발생한 지난 12월26일 오전 9시58분부터 17시간이 지난 시점까지 지진파가 5차례 지구를 회전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일부 미세한 지진파가 확인된 28시간 시점까지 계산하면 총 회전수는 8차례에 달한다고 말했다. 지구를 5차례 이상 회전한 지진파가 관측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상연기자 lsy77@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