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효과’ 계속될까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발표 이후 급등하면서 ‘실적효과’가 계속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실적이 지난해 4·4분기에 바닥을 치고 앞으로 좋아질 것으로 보여 주가의 추가상승을 점쳤다. 그러나 실적발표일인 지난 14일과 같은 급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바닥 다진 실적=지난 14일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이후 주가는 44만원대에서 47만원대로 급등했다.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 데다 바닥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시세가 분출했다. 전문가들은 종전 전망을 수정해 바닥을 올해 2·4분기에서 지난해 4·4분기로 바꾸면서 올해 정보기술(IT)주의 부활을 예상했다.
특히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76% 하락한 휴대전화 단말기 부문이나 패널가격 하락 때문에 영업이익이 1백억원에 그친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의 바닥을 확인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원은 “이번 실적발표로 휴대전화 부문은 확실한 저점을 확인했고, LCD 부문은 늦어도 올 1·4분기 안에 바닥을 다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고 말했다.
◇상승세 이어질까=반도체가 성장을 지속하고 지난해 하반기 부진했던 휴대전화 단말기 부문과 LCD 부문 실적이 비약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방향타가 주가의 추가상승으로 향하는 듯한 분위기다. 또 삼성전자가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높게 잡고 연구개발(R&D)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점도 이같은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
현대증권 김장렬 연구원은 “과감한 투자와 원가 경쟁력은 투자자의 신뢰를 높여 주가상승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적정주가를 54만~58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세계 IT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과 애플컴퓨터가 지난 13~14일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IT경기가 바닥에서 벗어나는 신호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IT업종의 실적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동부증권 최경원 연구원은 “LCD 업황이 좋아지더라도 휴대폰 부문 실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반등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IT 업황이 반등하는 시점은 올해 3·4분기 이후가 될 것이며, 매수시점도 늦춰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매수 시점은=실적 대비 저평가됐다는 매력이 부각되고 있지만, 성급하게 접근하지 말 것을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지난 14일 급등에 따른 다소간의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화증권 안성호 연구원은 “LCD 부문의 실적 바닥은 1·4분기나 2·4분기가 될 것으로 보여 실적회복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격하게 오르기 힘들다”면서 “지난 14일과 같은 급등장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액이 1조3천억원까지 올라오는 등 시장의 수급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점도 불안하다.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져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전망이 좋은 종목이기 때문에 조정 때마다 조금씩 나눠 사서 장기 보유하는 전략으로 접근하는 투자전략을 권했다.
〈김정선기자 kjs043@kyunghyang.com〉
입력: 2005년 0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