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좋은 저녁이다. 얇은 책이지만 여성의 심리를 아주 세밀한 붓으로 그린 듯하다. 제목도 금요일 저녁이라니... 어떤 순간을 사랑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어느 순간 빠져든 비밀스런 마음을, 특히 냄새때문이라면... 호기심에서 걱정, 아니 딱 이 순간만이라도 갖고 싶은 게 그 남자가 아니라 그 남자의 냄새라면 충분히 두려움과 불안을 이길 수 있으리라. 

지난 주에는 옥천을 다녀왔다. 정지용의 생가, 특히 툇마루에서는 한참을 머물렀다. 보수중인 이지당, 홍차가게 소정, 문을 닫은 콩이야기, 카푸치노, 대박집에서 맛본 도리뱅뱅이와 어탕국수, 풍미당의 물쫄면은 처음 맛 본거였다. 어떤 상황이 되면, 이때껏 규정하고 보편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개인의 신념은 언제든 저절로 변할 수 있다는 거... 그때는 그 순간에는 그게 전부였으니까...친구와 빗속의 시골길을 달리며 그때 붙잡아야만 했던 것과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처럼... 돌아보니 많은 일도 있었더라... 어쩌라고... 지금 마음이 가는대로 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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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엠마뉘엘 베르네임 소설
엠마뉴엘 베른하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무슨 냄새일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주 좋은 냄새였다. 이 좋은 냄새가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숨을 크게 쉬지 말아야 한다. 움직이지도 말아야 하낟. 무엇보다도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19쪽)

이제 그만, 더는 이 냄새를 생각하지 말아야 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있지? 그가 뭘 하든, 깜박이를 켜든, 기어를 변소갛든, 핸들을 돌리든, 스위치, 손잡이, 기어 레버, 이 모든 것에 남자의 냄새가 배고 있었다. 그리고 왜 생각하면 안 되는가? 조금 있으면 이 남자는 떠날 것이고, 내일이면 이 남자를 잊을 텐테. 남자를 만날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게 뭐가 중요하지? 오늘 저녁, 딱 오늘 저녁만 이 남자의 향기를 누리면 안 될 이유가 없지 않은가? (39-40쪽)

로르는 한숨지었다. 내일, 모레, 그건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좋았다. (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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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의 책을 동시다발로 여전히 전투적인 정희진 글은 반쯤에서 멈춰있다. 불편하고 힘이 드는 글은 자꾸만 멀어져 간다. 이때껏도 잘 살아왔는데, 아무리 책읽기를 좋아해도 양볼이 얼얼한 느낌을 갖게하는 글은 정말 맞을 짓을 했을 때 펼쳐서 읽게 된다. 정말 맞을 짓도 나이들면 그 조차 감각이 무디게 되지만.... 임경선의 글은 쉽기도 하지만 편안하다. 살아오고 살아가는 가치들이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가치'라는 단어는 무겁고 고정되어 있고 쉽게 바꿀 수 없다라고, 여기는 것은 편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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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저녁이 있는 삶`이나 `일과 사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이라고 좋게 표현할 수도 있다. 하루 대부분의 생산적인 시간을 내가 직업으로 하는 일에 투입하는데 내 마음과 열정이 그곳에 없어 빈껍데기처럼 일한다면, 그만큼 충족되지 못한 마음과 열정을 다른 곳에서 어/떻게든 해소시켜줘야 한다. 그러러면 사생활이 정말 재미있어야만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사생활을 재미있게 하는 게 더 힘들어 보인다. 일의 문제는 그만큼 인생을 통들어서 가장 오랜 기간에 걸처 나의 삶의 질에 가장 깊숙이 영향을 주는 문제인 것이다. (30쪽)

사람들이 사라에 대해 심하게, 어쩌면 영원히 착각하는 한 가지는 바로 사랑은 `좋고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대개의 큰 기쁨을 주는 것들이 그렇듯, 그 뒤엔 보이지 않는 짐들이 딸려 있다. 예민함, 오해와 질두, 구속과 의심, 육체적이고 심리적인 피로, 그리고 아마도 확실한 이별 같은 것. 연애에는 고통과 슬픔이 동반함을 주변에서 많이 목격해서 익히 잘 알고 있다. 단, 이것이 `나의` 문제가 되면 달라진다. `나의` 사랑만은 다를 것이라 확신한다. 왜냐, `나의` 사랑만은 항상 특별하니까. (55쪽)

나이가 들수록 가만히 있어도 삶의 무게는 무거워지니 가급적 많은 것들을 단순화시키고 깃털처럼 가볍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는 방식에 여부느이 군더더기가 없을수록 자유롭다. 특히 그중에는 인간관계가 자유로워야 한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맨 먼저 할 일은 `나는 누구로부터 사랑받고 싶은가, 나는 누구를 사랑할 것인가`를 가려내는 일인 것 같다. 자칫 편협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것으로 `내가 있어야 할 장소`나 `내가 가지고 가야 할 인간관계`를 우선적으로 챙긴다. 밀물과 썰물을 거쳐 여전히 내곁을 지키고 있는 그 사람들이야말로 지금의 `내 사람들`인 것이다. (93쪽)

이렇게 객관적으로 너무나 괜찮은 사람이지만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객관적으로 하나도 괜찮지 않은데도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이런 부조리함은 그것대로 낭만적인 일이 아닐까 싶다. (108쪽)

상대에게 자시느이 몸에 대한 결정권을 맡긴 채, 나중에 관계가 어그러지면 `역시 내 몸이 목적이었냐`는 식으로 자신을 연민하는 것, 자발적인 성관계임에도 연애가 뜻대로 잘 풀리지 않으면 당했다, 라고 피해의식을 앞세우는 것은 스스로가 자신의 몸을 도구로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너무 빨리 몸을 `허락`해서 관계가 깨졌다고 우겨보지만 그건 자신의 몸을, 혹은 연애에 있어서 성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늘 성관계 외에 어떤 것을 나눌 수 있는지, 성적 매력 외에 어떤 인간적 매려깅 있는가, 였다. (119-120쪽)

일을 바꾸는 것은 과거의 나를 완전히 지우는 것 같지만, 자신의 본질적 자산은 그 어디에도 가질 않고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 지금 하는 일에 힘이 되어줄 수 있다. 가령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일을 만들어서 하는 자발성과 창의성, 규칙적으로 일을 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성실성, 나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기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신중함, 고집을 부리기보다 협업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유연성 등은 일의 성격이 달라져도 일관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주고 응용되어 쓰이는 소중한 기본 자질들이다. (151-152쪽)

자존감이 소중한 것은, 나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쓸 때 우리는 타인을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상대의 결핍이나 불완전함을 이해할 포용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완벽주의에 묶여 자신에게 가혹한 사람이나, 자신의 껍데기 안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서도 역시 가혹하거나 깎아내리려 할 뿐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의식은 강하지만 자존감은 낮아 자신의 문제를 상대에게 투영함으로써 해소한다. 자존감이 낮다면서 자기 연민에 빠져 우울해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을 감정노동 시키며 기를 빼앗는다. (193-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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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공헌한다는 별을 바라보며, 찰나인 지금 여기에서 진지하게 춤추듯 살다보면 어딘가에 도착할 거다.... '아들러는 "일반적으로 인생의 의미란 없다."라고 답했네.(214쪽)'...나의 눈으로 보는 것, 내가 어떻게 느끼는가에 따라, 내가 변하여 행복을 선택하는 내가 되면 된다...자유롭게 산다는 건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다는 것...

 

   

  행동의 목표

    1. 자립할 것(자기수용)

    2.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타자신뢰/ 타자공헌)

 

   위의 행동을 뒷받침하는 심리적 목표

   1. 내게는 능력이 있다는 의식을 가질 것

   2. 사람들은 내 친구라는 의식을 가질 것 (227쪽)

 

이때껏 나온 인생에 관한 지침서나 자기계발서처럼 선문답, 우문우답으로 들릴 수 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책을 읽고 그대로 산다면 행복하지 않는 이가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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