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무엇하려고 이렇게 배우고 있는지... 학습유형검사를 해도, 에니어그램을 해도 나는 나다. 강사에 따라 관점을 달리하여 자신을 보는 게 다를 뿐이다. 행복의 조건은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이다. 데카르트의 말처럼 나를 부정할 수는 없다. 진아(眞我)가 아닌 가아(假我)로 살아가기에 진짜 내모습을 모를 뿐이다. 스트레스 상황에 있는 데도 그 조차 모르고 있다는, 그래서 '나의 기분'을 매일 5개 이상 쓰라는 숙제가 있다. 어떤 사실에 대하여 기분을 언급하는 것. 나만 알고 있는 부정적인 모습을 맞닥게 하려는 의도 일거다. 만약 매일 백개씩 자신의 감정을 드려다 본다면 순간순간을 각성상태로 있어야겠지. 그러면 어떻게 될까, 수년간 면벽(面壁)으로 얻게 되는 각오, 통찰을 하는 건 아닐까... 너무 바빠 고민할 틈도 없겠다는 지인의 말, 그렇다. 고민하기 싫어서 바쁘게 지내기도 한다... '무이파'가 큰바람과 비를 몰고왔다. '~파'라,,, 이름부터 굉장하다. 사람들의 부정적인 에너지나 쓸어가면 좋겠다.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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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서설 범우문고 173
데카르트 지음, 김진욱 옮김 / 범우사 / 2009년 1월
품절


그러므로 우리의 의견이 서로 분분한 것은, 어떤 사람이 타인보다 더 이성적이어서라기보다는 단지 우리가 서로 생각을 다른 쪽으로 이끌어가고, 동일한 사물을 고찰하고 있지 않는 데서 생겨나는 것이다. 왜냐하면 좋은 정신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그것을 잘 사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12쪽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모든 사항은 같은 방식으로서로 이어져 있으며, 진실이 아닌 어떠한 것도 진실로서 받아들이지 말고, 한 사항에서 다른 사항을 연역(演繹)하는 데 필요한 순서를 항상 지키기만 하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에도 결국은 도달할 수 있고, 아무리 감춰져 있는 것이라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게다가 어느 것부터 시작할 것인가를 찾는 데 나는 그다지 애먹지 않았다. -38쪽

나는 하나의 실체이며, 그 본질 내지 본성은 생각한다는 것에만 있을 뿐, 존재하기 위해서는 하등의 장소도 필요치 않고, 어떠한 물질적인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다고. 따라서 나, 다시 말해서 나를 지금 존재하게 만들고 있는 혼(魂)은 신체[물체]로부터 완전히 구별되어, 게다가 신체[물체]보다 더 쉽게. 가령 신체[물체]가 없었다고 해도, 완전히 지금 있는 상태대로임에는 변함이 없다고.-61-62쪽

그럴듯한 것이란 모든 종류의 사항에서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발견할 수 있지만, 진리는 어느 한정된 사항에서 조금씩 발견될 뿐이며. 다른 사항이 화제가 되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해야만 하는 것이다. -116쪽

[해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회의한 끝에 의식의 내용은 의심할 수 있어도 의식하는 나의 존재는 의심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를 제1원리로 삼고, 확실한 인식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

데카르트의 방법은 신중하면서도 확실하다. 기성의 학문을 대충 모두 배운 다음에 그 학문들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래디컬(radical)하게 비판한다. 그 연후에 새로운 학문의 '방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수많은 규칙의 집성이 아니라 심플하고 그것만 준수하면 학문적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출발점이 되는 '생각하는 나', 체계의 기초가 되는 이원론(二元論), 정신과 신(神)의 형이상학 등이 제시되고 데카르트 자신에게 있어서의 의미도 언급하고 있다. -129-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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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하면서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보았다. 여러 개의 페르소나들을 가지고 있다. 돌아오는 길엔 또 비가 내렸다. '이제그만!' 주문을 외며 왔다. 6시간 동안 서서 말을 했다. 땀이 많이 났다. 다리도 부었다. 모든 게 축축했다. 다른 사람 앞에 서는 일도 '이제그만!' 해야겠다.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든다. 자꾸만 다운되고 자존감이 떨어진다. 하는 행동에서 납득할 수 있는 이유와 설명이 필요하다. 꼭 해야만 하는가... 무엇 때문에... 안해도 되잖아...

'다다를 수 없는 나라', 베트남에 대한 저마다의 소망을 가지고 떠난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굉장히 담담하다. 비오는 날 긴 화랑에 걸린 그림을 보는 듯하다. 그렇다고 내용에 깊이가 없다는 건 아니다. 죽음이라는 무거워질 수 있는 내용을 아주 간결하고 깔끔하게 묘사하고 있다. 결국은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아주 가볍게, 몸도 그렇지만 마음의 솜털조차도 남기지 않고 그렇게 가는 나라다. 그렇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나라가 죽음이다. 번역을 참 잘했다. 번역자가 아주 솜씨가 있지 않고서는 전달되지 않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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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를 수 없는 나라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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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은 베트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이 점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었다.-48쪽

프랑스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모두가 무의미해졌다.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베트남의 그 풍경들 가운데, 다스려지지 않은 대자연 앞에서 카트린 수녀는 보잘것없는 존재였다. 그녀의 기도는 곧바로 핵심을 향했고 이제 유혹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세계는 속이 빈 조가비였다. -49-50쪽

"각각의 존재는 하느님의 집이지요."-71쪽

농부들은 복음서를 경청했다. 그리고 여전히 계속하여 그들의 옛 신들을 믿었다. 베트남은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은 채 다 간직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영원 속에서 한데 뒤섞였다. 존재들은 눈 위를 불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지나갔다. -97쪽

겨울은 여러 달 동안 계속되었다. 5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해가 났다. 낮게 떠 있던 구름은 걷혔다. 하늘이 푸르러지면서 대지를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산들이 더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더위는 사이공에서보다는 덜 지루했다. 미풍이 불어 공기가 맑게 씻기었다. 안남에는 절대로 회오리바람이 불어오는 법이 없었다. 회오리는 산 위에서 허물어지고 소란스럽게 바람으로 풀려서 고개와 골짜기들로 몰려들어갔다. 그럴 때면 하늘이 어두워졌다.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가눌 수 없었다. -112쪽

만물 속에 신이 있었다. 저마다의 존재는 비록 생명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하나씩의 영혼을 지니고 있었다. 이 베트남 사람들은 얌전하고 조용했다. 참을성 있는 그들은 표지 하나하나 속에 깃든 우주를 섬겼다. 달이나 바람처럼 비가 그들에게 말을 했다. 선교사들은 그들에게 머나먼 전설들이 살아 숨쉬는 한 권의 책을 소개했다. 전설들은 재미있었다. 그러나 하늘과 땅의 신들은 믿기 어려운 것이면서도 마음에서 가까웠다. 신들은 잎사귀 하나하나를 떨게 했다. 여러 가지 표지들이 그 베일을 벗고 나타나는 어떤 여름밤이면 마을은 행복한 신음 소리로 수런거렸다. 남자와 여자가 우주에 하나되는 것이었다. -120-121쪽

[옮긴이의 말]
....
함께 떠난 사람들의 수가 죽음으로 인하여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지닌 물건들이나 몸에 걸친 옷가지. 겉치레. 의식 따위들도 하나씩 제거되고 벗겨진다. 아르망드 수녀가 콜레라로 죽자 배를 한 척 불태워버리는 것이나 도미니크 수사가 "면도"를 한다든가 "헤엄을 치는" 것은 무거운 껍질을 벗어버리고 가벼움과 자유로움의 본질로 다가가는 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일행 중 가장 '무거운' 존재는 "구식 보병총으로 무장한 약 백 명 가까운 병력"과 "주철대포"였다. 그들의 집단적인 죽음과 더불어 여행길은 점점 더 핵심에 가까워진다. 이제 성직자들만 남은 것이다. 과거의 추억이 지닌 무게도 떨어져나간다.... -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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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릉, 서오릉, 서삼릉, 장릉, 광릉, 영릉... 조선왕릉에 가는 이유는 숲속을 거닐 수 있게 때문이었다. 조선왕릉은 자연과 한몸을 이루고 있다. 붉은 칠을 한 홍살문사이로 멀리 왕릉이 보인다. 이승과 저승을 나누고 있다... 왕릉을 가기 전 책을 읽었더라면 조금 더 달리 보였으리라. 순전히 숨을 크게 쉬기 위해 택한 곳이 왕릉이었으니까,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음이 무척 편하다. 최고의 명당이니까... 인생을 반으로 나눈다면 꿈의 시절과 현실의 시절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해리포터'를 봤다. 세월이 많이 흘렀나보다. 10년 전 봤을 때와 내가 많이 다르다. 화면은 더 장중하고 환상적이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 속의 굳은 살만 많이 만져졌다. 9와 3/4칸에 숨겨져있는 호그와트행 기차타는 장면만은 1편의 추억과 더불어 마음이 설랬다. 10년만 젊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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