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책을 읽은 이유,

'OO대학'이 아니라 '대학'을 가기를 간절히 원하는 아들과 몇주를 보냈다. 정시라는 문턱을 넘어야만 바라는 '대학'을 갈 수 있지만... 물 흐르듯이 가고 있다. 길은 여러갈래로 나 있다. 그리고 어떤 길을 가도 갈 수 있단다. 재수를 통해서 배운 아들의 말에 지극히 공감하며, 오롯히 혼자서 이뤄낸 성과에 칭찬만 더하고 있다. 아들의 재수는 부모의 역할을 되새김하고, 가장 사랑하는 부분을 어루만지시는 창조주의 큰뜻에도 귀를 기울이는 계기가 되었다. 감사할 일만 가득하다.

 

혼자 산다는 의미와 혼자 살기 위해 갖춰야 할 부분, 혼자라는 의미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혼자사는 것을 공동체 방식으로 해결하는 부분이 제일 낫다로, 사회가 가족이 된다면, 그 기저에는 성숙한(?) 개인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혼자 살 수 있는 능력은 자신만의 치타델레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p210)"란 말처럼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가족내에서 개별로 존재하기는 어떨까. 그 안에서 '서사적인 삶(p220)'으로 살기는 어떨까.

 

*치타델레(Zitadelle) : 절대적인 자신만의 공간, 자신의 질문에만 몰두할 수 있는 거처(p204), 몽테뉴가 괴테의 자아 개념을 따서 탑에 붙인 이름으로 요새 안에 독립된 별채 성(城)을 뜻한다.(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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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 고독한 사람들의 사회학
노명우 지음 / 사월의책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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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게 된 개인의 사정은 특별하고 개별적일지라도, 혼자 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은 보편적인 속성을 가진다.-32쪽

강화된 개인화 경향은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구성단위가 가족에서 개인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가치관의 변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79쪽

'화려한 싱글'이라는 말이 혼자 살기의 가능성이 가진 한 줌의 여지를 과장하는 것이라면, 적금 통장 12개를 갖고 있는 궁상맞은 독신은 혼자 살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과장하는 인물이다. 문제는 균형이다. 균형 잡기는 사실 판단에서 나온다. 싱글은 반드시 화려하지도 않고, 반드시 위험하지도 않다. 또한 싱긍은 화려할 수도 있고, 위험할 수도 있다.-138-139쪽

집합체의 결속 강도가 강할수록, 집합체가 오랜 기간 유지되어 왔을수록, 집합체가 포섭하고 있는 양적 범주가 클수록 그 집합체로부터 자신의 독립성을 지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으며, 이른바 집단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홀로 '단독 비행'하는 일은 더 많은 용기를 요구한다. -165쪽

기꺼이 혼자가 되어 홀로서기를 꾀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세계로 부터 고립시키려는 자폐의 의지가 아니라, 우리가 자신에 대해서 갖고 있는 편견을 끊임없이 주입하는 과잉화된 '일반화된 타자'와 거리를 두는 능력의 획득을 의미한다. -190쪽

혼자 사는 사람은 돈을 조달하는 역할과 가정을 꾸리는 역할, 계약적 관계를 처리하는 능력과 정서적인 돌봄의 능력을 모두 지녀야 한다. -216쪽

즉 자율성의 공간은 개별자가 아니라 개인과 개인 사이의 공간에 있다는 것이다. "자유 혹은 자율성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것은 자유로워지라는 당위에서만 존재한다. 그런데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이 타자의 자유를 포함한다는 점이다. 칸트는 타자를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라는 것을 보편적인 도덕법칙으로 간주했다"-2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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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에 관한 글을 읽으며, 지식인이란, 지식인의 소명, 지식인이란 존재의 위치, 지식인의 시각, 지식인이 경계해야 할 것, 지식인의 사회 참여 범위... 어렵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아닌척'하고, '아닌걸'로 하고 지내고 있다. 그간의 시간과 노력에서 손놓아 버리고, 단절시켰는데, 그러면서 분노와 속상함이 넘쳤는데, 이제와서 다가오니 아닌척, 아닌걸로 하면서 적절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그 간극을 넘어서는 노력은 타인에게 맡겨둘 거다. 더 이상의 거절감이나 상처입고 싶지 않다... 이 대상안에는 파트너도 들어있다. 그녀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파트너에게서는 내가 떠나기로 했다.  

-지식인의 표상에서 배우고 싶은 건, 회피하지 않고 내가 책임지는 것, 제멋대로의 주관성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 공적영역을 향한 아마추어적인 시도를 하는 것, 지금-여기의 현실에서 중첩된 시각으로 사물보기, 삶에 대한 관습적인 태도를 갖지 않기, 능동적인 주장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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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표상 - 지식인이란 누구인가? 에드워드 사이드 선집 5
에드워드 W. 사이드 지음, 최유준 옮김 / 마티 / 2012년 9월
품절


지식인의 사명 가운데 하나는 인간의 사고와 의사소통을 제한시킬 만한 상투적인 생각과 환원적 범주를 허물어뜨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8쪽

내게 지식인이란 갈등조정자나 합의도출자가 아닙니다. 지식인은 자신이 온 몸을 비판적 감각에 내거는 존재, 즉 손쉬운 공식이나 미리 만들어진 진부한 생각들 혹은 권력이나 관습이 으레 말하고 행하는 것들을 거부하는 감각에 실존을 거는 존재입니다. 그저 수동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을 향해 거부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존재입니다.-36쪽

지식인의 과업은 명확한 어조로 위기를 보편화하고 특정 인종이나 민족의 고통에 더 큰 인간적 관점을 부여하며, 그러한 경험을 타자들의 경험과 연계시키는 데 있다고 나는 믿습니다.-57쪽

지식인이 실제의 망명 상태와 같이 주변화된 자, 길들여지지 않는 자가 되는 것은 권력자보다는 여행자에 가깝고, 관습적인 것보다는 임시적이고 위험한 것에 가까우며, 현 상황에 주어진 권위보다는 혁신과 실험에 가깝게 반응한다는 의미입니다. 망명자적인 지식인의 역할은 관습의 논리에 따르지 않고 대담무쌍한 행위에, 변화를 표상하는 일에, 멈추지 않고 전진해가는 일에 부응하는 것입니다.-77쪽

아마추어로서 지식인의 정신은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단순히 직업적인 일상에 들어가 이를 훨씬 더 생기 있고 급진적인 무언가로 변모시킬 수 있습니다. 그저 해야 할 일로 여겨지는 것을 묵묵히 수행하는 대신, 그것을 왜 해야 하며 그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며 그것을 어떻게 하면 개인적 기획과 독창적 사고에 다시 접목할 수 있을지 물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98쪽

내 생각에 가장 비난받아 마땅한 지식인의 사고 습관은, 옳은 일인 줄 알지만 선택하기는 어려운 원칙적 입장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습성입니다. 당신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비춰지기를 원하지 않으며, 논쟁적인 사람으로 보이기를 두려워합니다. 상관이나 권력자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고, 균형 있고 객관적이며 온전한 인물이라는 평판을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당신이 바라는 것은 부름을 받고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이사회나 명예로운 위원회의 일원이 됨으로쎠 책임 있는 주류로 남는 것입니다. 언젠가 당신은 명예 학위나 큰 상, 어쩌면 대사직까지도 얻고 싶어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고 습관은 지식인을 타락시킵니다. 열정적인 지식인의 삶을 변절시키고 무력화하며 끝내는 파멸시키는 것이 있다면 바로 회피가 내면화되는 것입니다. -115쪽

지식인의 도덕성은 그것이 어디서 일어나느냐, 누구의 이익에 봉사하는가, 얼마나 일관성 있고 보편적인 윤리와 부합하는가, 권력과 정의를 얼마나 적절히 분별하는가, 사람들의 선택권과 우선권들에서 무엇을 드러낼 것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되는 것입니다. 언제나 실패하는 신들은 지식인들로 하여금 궁극적으로 일종의 절대적 확신을 요구하며, 오직 신봉자가 아니면 적으로 인지하는 철저하리만큼 이음새 없는 현실관을 갖도록 요구합니다. -137쪽

지식인이 되는 일의 가장 어려운 국면은, 제도에 맞게 경직화되거나 정해진 체제나 방법에 따라 기계적인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고, 자신의 작업과 개입을 통해 주장하는 것을 스스로 표상하는 일입니다.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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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11월에는" 우리가 행복해 질거라고, 유예된 시간, 그때가 되면 이뤄질 거 같은 환상을 꿈꾸지만, 동일한 미래가 반복될 뿐이다. 현실속에서 또 한번의 실망감을 가질 뿐이다. 11월에는 다시 행복이 찾아오리라 믿는 건 환상에 불과하다. 지금의 현실에 충실할 때 행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꾸만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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