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게 된 개인의 사정은 특별하고 개별적일지라도, 혼자 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은 보편적인 속성을 가진다.-32쪽
강화된 개인화 경향은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구성단위가 가족에서 개인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가치관의 변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79쪽
'화려한 싱글'이라는 말이 혼자 살기의 가능성이 가진 한 줌의 여지를 과장하는 것이라면, 적금 통장 12개를 갖고 있는 궁상맞은 독신은 혼자 살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과장하는 인물이다. 문제는 균형이다. 균형 잡기는 사실 판단에서 나온다. 싱글은 반드시 화려하지도 않고, 반드시 위험하지도 않다. 또한 싱긍은 화려할 수도 있고, 위험할 수도 있다.-138-139쪽
집합체의 결속 강도가 강할수록, 집합체가 오랜 기간 유지되어 왔을수록, 집합체가 포섭하고 있는 양적 범주가 클수록 그 집합체로부터 자신의 독립성을 지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으며, 이른바 집단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홀로 '단독 비행'하는 일은 더 많은 용기를 요구한다. -165쪽
기꺼이 혼자가 되어 홀로서기를 꾀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세계로 부터 고립시키려는 자폐의 의지가 아니라, 우리가 자신에 대해서 갖고 있는 편견을 끊임없이 주입하는 과잉화된 '일반화된 타자'와 거리를 두는 능력의 획득을 의미한다. -190쪽
혼자 사는 사람은 돈을 조달하는 역할과 가정을 꾸리는 역할, 계약적 관계를 처리하는 능력과 정서적인 돌봄의 능력을 모두 지녀야 한다. -216쪽
즉 자율성의 공간은 개별자가 아니라 개인과 개인 사이의 공간에 있다는 것이다. "자유 혹은 자율성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것은 자유로워지라는 당위에서만 존재한다. 그런데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이 타자의 자유를 포함한다는 점이다. 칸트는 타자를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라는 것을 보편적인 도덕법칙으로 간주했다"-2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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