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갈게!" 아버지가 응급실에 갔다는 동생 파스칼의 전화에 "끝내게 네가 나를 도와주면 좋겠다." 아버지의 부탁으로 얼어붙은 뉘엘의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죄의식과 죄책감, 불면증과 메스꺼움에 시달리면서, 그간의 아버지와의 기억을 상기하고 지금의 아버지를 보면서 아버지의 안락사를 준비한다. 자매는 법적인 위험을 안게되고 아버지는 구급차로 스위스로 떠나고, 페테르센 반장이 한 말이 위안이 된다.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세요." 아버지의 마음과 우리의 마음의 간격에서 부탁받은 내용을 옮기기까지에는, 내 마음이 시키는대로 할 때까지에는, 수없는 두통이 동반되고 생각에 생각을, 또는 아버지의 후회로 되돌아 오시기를, 아님 무슬림인 앰블런스 기사들의 이송 거부까지 바라지만, 결국 아버지는 당신이 바라던 품위있는 죽음을 맞이 하셨다... 독자의 마음으로 넘어 온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잘 모르겠다. 내가 뉘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 마음은 어떻게 시킬까.... 그러면서 부탁이 실행되기까지에는, 물론 경중에 따라 많이 다르지만, 도움을 준다는 거까지. 스스로 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할 수 없을 때 부탁이 성립되니... 

2. '미드나잇 인 파리' 보다. 개인마다 황금시대가 다르고, 과거를 통해 현재를 드려다 보는, 현실은 재미없고 도피하며 과거를 꿈꾼다. 누구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런데 지금도 시간은 지나고 있다...

“우리가 여기에 머무르면 지금이 현재가 돼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 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 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

"If you stay here, it becomes your present then pretty soon you will start imaging another time was really golden time. That's what the present is. It's a little unsatisfying because life is so a little unsatisf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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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된 거야 엠마뉘엘 베르네임 소설
엠마뉘엘 베르네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아버지가 왼손으로 내 팔을 잡았는데 힘을 주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끝내게 네가 나를 도와주면 좋겠다." 나는 얼어붙었다. 아버지는 내가 못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좀 더 크게 반복했다. 끝내게 네가 나를 도와주면 좋겠다. 사고가 난 뒤로 아버지는 이렇게 똑똑히 말한 적이 없었다. (61쪽)

"네가 동의하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야." 파스칼이 자세를 바로 한다. 동생의 큰 눈에 이제 눈물은 없다. "아무튼 그건 아버지의 결정이잖아. 언니의 결정도, 우리의 결정도 아냐." 웨이터가 맥주를 가져왔다. 우리는 맥주를 마신다. 두 모금을 삼킨 후 파스칼이 멈춘다. 윗입술에 거품이 묻어 있다. "그리고 `끝내게 도와달라`라는 말, 그게 정확하게 무슨 뜻인데?" 나는 술잔을 놓칠 뻔 했다. 그래, 내가 의문을 제기하지도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모르겠어." (82-83쪽)

파스칼은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나는 동생이 가지 말고 한방에서 같이 잤으면 싶다. 우리는 잠이 오지 않아서 트윈베드에 누워 밤새도록 얘기할 텐데. 우리가 어렸을 때처럼.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올라왔고 동생이 떠난다. 내일 봐. (221쪽)

한 달 후, 나는 여든아홉 살이 된다. 열 살만 덜 먹었다면 나는 아마 병마와 싸웠을 것이다. 물론 꼭 그럴지 자신할 수는 없지만, 하지만 확실한 건 이렇게 사는 걸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삶은 나와 관계가 없다. 끝난 것이다. 나는 이제 움직일 수가 없고, 정상적인 삶의 아주 기본적인 동작도 할 수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누릴 수가 없다. 전혀. 라파엘, 나는 이제 너와 여행할 수 없어. 이제는 너에게 아무것도 가져다줄 수 없어...... 나는 이런 상태로 계속 지내고 싶지 않아..... 너무 고단할 뿐이다...... 이렇게 살아 있을 바에야......(227쪽)

우리는 엘리베이터에 들어간다. 동생이 좁은 공간 안에. 내 바로 옆에 있다. 우리의 팔이 닿아 있다. 갑자기 동생을 안고 싶다. 나는 동생을 끌어당긴다. 동생이 내 허리에 팔을 두른다. 동행의 머리에서 나는 향기, 나는 동생의 머리에 얼굴을 묻고 싶다. 우리는 그렇게 꼭 끌어안고 있다. 우리는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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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다녀와서 정리 겸 쉬운 글을 읽었다. -지하철, 루브르, 노트르담, 피카소미술관, 오르세, 로뎅미술관, 퐁피두, 뤽상부르공원, 팡테옹이 차례로 들어있다. 가본 곳이 일목요연하게 있어서다.    

파리를 함께 다녀온 소울메이트는 SNS에 순차적으로 파리여행기와 느낀점을 올리며 '아멜리에, 비포선셋, 미드나잇인파리'를 감상하고 목수정 '당신에게, 파리'를 읽자고 했다. 다음에는 절대 삐치지 않는 우리만 가자고 말했다. 돌아와보니 아쉬운 게 많이 남는다고. 

다섯 중 리더라 한 그녀의 감정으로 불편감이 야기 되었지만, 그 정도야 우린 성숙하니까로 애써 눌렸다. 헤어지면서까지 털지 못하고 그제야 한꺼번에 쏟아내서 난감하게 만들었다. - 루브르가서 제대로 감상하지 않는다고 우리에게 핀잔과 몽쥬약국에서 살게 없어 김남주오일 하나 넣고 기다렸는데 살 거 없다는 것도 타박. 퐁네프다리에서 캐리커쳐 그린 일도. 계획이 조금만 틀어져도. 지하철과 기차가 늦게와도 힘들어 하는[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을 혼자 끙끙대기만 하니, 물어도 퉁명스럽고]. 등등. 이걸 어찌할꼬. 색다른 면을 보게 된 그녀의 모습을 가만 지켜보면서 따르기만 했다. 그녀가 그렇게 느꼈고 그렇다 말하니 우리는 반성에 사과까지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거도 많았지만. 그래도 네명은 끝까지 춤추는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고 감싸주고 잘 지내다 왔다. 너무 많은 걸 받아줘서 그랬을까. 많이 넘쳤는데... 똑같은 당신이 될 수는 없으니까. 오는 사람 막지않고 가는 사람 잡지않는...  

여행을 가보면 사람들의 진면목을 낱낱이 알 수 있다. 누군가를 잘 안다고 할 때는, 꼭 여행을 다녀온 후에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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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블루 - 기억으로 그린 미술관 스케치
김영숙 지음 / 애플북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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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늘 `그`때를 기억한다. 그리고 현재 글을 쓰는 나의 가슴을, 앞으로도 영원히 뭉클하게 만들 미래를 고집한다. (25쪽)

주전자의 물이 끓어오르면서도 넘치지 않는, 그 절도 있는 열렬함으로 사랑하라고 시인 김수영이 말했던가? 나는 왜 다른 것들은 다 그렇게 사랑할 줄 아는데 왜 사람하고 사랑할 때만 늘 그 물을 성급하게 넘치게 했을까? 결국 그 흘러넘친 물이 나를 달아오르게 하던 불길마저 꺼트리고 난 뒤에도, 나는 오랫동안 식지 않는 미련의 뜨끈함을 생의 옷자락으로 동동 감아 안곤 했다. (62쪽)

하지만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아버지는 머리핀 하나 안 사주신 대신, 내가 마음껏 울고 소리치고 대들 수 있도록 늘 침묵하면서 한 번도 나를 피하지 않고 내 주변을 서성거려 주셨다는 사실을, 내가 마음껏 미워해도 그 증오의 화살이 다른 사람들을, 혹은 세상을 향해 빗나가지 않도록 아버지는 기꺼이 내 유일한 과녁이 되어 주셨다. (93쪽)

쿠르베의 그녀(쿠르베 `세계의 기원`)도 별다를 것 없다. 체모의 풍성함이 누구누구보다 더하다 정도의 차이만 있으려나? 이 비범하면서도 평범한 성기는 늘 쉬쉬하는 대상이 되어왔다. 아마도 책임 못 질 생식에 대한 우려가 이런 유의 이미지를 내내 억압한 탓도 있겠지만, 먹는 일에는 관대하면서도 싸는 일에 대해서는 호들갑을 떠는 우리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이중성 탓도 있다. 덕분에 헤어진 연인들은 늘 `그의 얼굴, 그의 손길, 그의 따뜻한 말투`만 그리워하지, 죽어도 그의 `성기`를 그리워한다고는 고백하지 않는다. (124쪽)

가난이 죄가 아니듯, 날 때부터 유복한 부모를 둔 이들에게도 죄는 없다. 다만 가난을 세습할 수밖에 없도록 내버려두는 사회적 시스템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할 누군가가 있어야 하겠지만, 그를 위해 다인의 취향까지 비난할 수는 없다. (148쪽)

"예술이란 게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에게 제대로 해준 게 뭐가 있냐?"고 따지는 사람들에게는 오르세에 한번 가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밀레의 [만종] 앞에서 어떻게든 사진 한 컷을 찍으려고 타인의 시선은 무시한 채 떼를 지어 몰려들어 금지된 플러시를 터트리고야 마는 한국관광객들의 모습을 보라고. 그 한국관광객들이 흘린 돈은 어쩌면 가난한 파리 노숙자들을 위한 근사한 보금자리의 착공기금에 뵅질지도 모른다. 이보다 더한 현실참여가 어디 있을까.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만큼 잘해내느냐이다. 밀레는 잘해냈다. (149쪽)

맞다. 내 말엔 줄곧 끝나고, 끝나고, 시작하고, 시작하고가 난무했다. 하지만 세상일 어떤 것도 그렇게 자로 줄을 긋듯 설명되지 않는다. 어느 시대에나 엄격함과 야들야들함은 병존한다. 다만 어느 하나가 살짝 우세해 보일 뿐이다. 사람 마음도 그렇다. 완강하고 금욕적으로 사는 사람에게도 야수같이 거칠고 폭발적인 감성이란 게 함께 있다. 다만 외부에서 강요하는 눈에 맞추어 자신을 포장하고자 그가 선택한 모습은 완고함쯤이었을 것이다.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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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이나 미뤘던 '소년이 온다'를 읽다.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고통스러웠다. 

Fact is stranger than Fiction.. 양심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존엄. 기억할 역사...

 

앞자리 숫자가 3에서 2로 바뀐 날씨에서 깜쪽같이 속은 기분이다. 

1994년을 갱신한 여름날의 더위가 정말 있었던 걸까...

수많은 기록과 사진이 없다면, 모두 믿지 못할 내용이다. 

 

증거가 있어도 모르쇠로 일관한 뻔뻔한 얼굴을 가진 이의 마음은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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