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국보순례다. 사진들만 찬찬히 보아도 된다. 유독 눈에 띄는 '굴산사터 당간지주(p171)', '종묘정전(p190)', '조선왕릉(p193)', '경복궁 근정전 전정의 박석(p185)'이다. 비가 왔을 때 찾아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사진들이 책에서와는 다르고 더 못생겼다. 포즈를 어떻게 취하는가에 따라, 또는 어디에서 찍느냐에 따라 모습이 이렇게 다르다니. 난 밖에서 묵묵히 제 할일을 하는 보물이 더 좋다. 각각의 용도에 따라 쓰임받는 보물이 더 좋다. 고려청자나 백자를 일상에서 사용할 수는 없지만... 순전히 나의 선호도일 뿐이다. 무더위 속에서 선선한 바람이 분다.  비가 오려나... 7월에는 조금만 덥기를.

   종묘 정전       

  펴옴: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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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순례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1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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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김홍도가 말년에 그린 [삼공불환도三公不換圖]를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었다.
......
'삼공불환'이란 자연과 더불어 사는 평안한 삶을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의 삼정승 자리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뜻이다. -46쪽

진영을 보면 원효는 파계승다운 호방한 모습이고 의상은 고고한 귀인의 자태로 그려져 두 분의 이미지에 너무도 잘 들어맞는다. '일체유심조'를 부르짖은 원효와 달리 의상은 화엄경의 '일즉다 다즉일一卽多多卽一'의 원융圓융사상을 강조하면서 일심에 의해 만물을 통섭하는 인식론을 전개했다. 원효는 인간의 개성을 의상은 사회의 조화를 강조했던 바로 그 모습이 초상에 역력하다.-58쪽

우리나라 미술이 지향했던 구체적인 미적 목표가 무엇이었냐는 물음에 내가 가장 먼저 제시하는 대답은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여덟 글자다. 김부식의 [삼국사기]백제 온조왕 15년(기원전4)조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온다.
'새로 궁궐을 지었는데 新作宮室
검소하지만 누추해 보이지 않았고 儉而不陋
화려하지만 사치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華而不侈'-97쪽

동양의 종은 서양의 종과 달리 육중한 나무 봉으로 몸체를 두드려 울리게 하여 '땡그랑땡그랑'하는 것이 아니라 '둥둥'하고 울린다. 그중 유독 우리 종은 맥놀이 현상의 긴 여운이 아름다워 음향학에서는 한국종Korean bell이라는 별도의 학명을 갖고 있다. -106쪽

문화재에 이름을 붙이는 데는 일정한 원칙이 있다. '재료+내용+형태'순이 기본이다. 예를 들어 '청자+사자모양+향로','금동+보상+입상'식이다. -144쪽

굵고 듬직한 기둥들이 동어반복하듯 열 지어 뻗어 나가는데 묵직히 내려앉은 맞배지붕이 수직의 상승감을 지그시 눌러주며 절제와 경건의 감정을 자아낸다. 그 단순함이 보여주는 고귀하고도 장엄함이 이 건축의 본질이다. 그리고 종묘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넓디넓은 월대는 제의적 공간에 긴장과 고요의 감정을 더해준다. 종묘의 월대는 여느 건축과는 달리 우리의 가슴 높이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공간적 위압감이 일어나 더욱 장엄하고 위대하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는 것이다.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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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만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문제의 근원이 강력한 부모에게 있기에 안타깝기만 하다. 만날 수 없는 부모들, 부재한 부모들, 그립고, 불쌍하고, 서럽고, 분노하기까지, 아이들의 감정이다. 그러나 드러내지 않으려고 좋은 얼굴로 환한 미소로 지속적인 방어와 저항으로 상담자를 밀어내고 있다. 차라리 큰소리라도 내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가 성장하면서 양육자(어머니)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수많은 느낌들이 각기 하나의 표상을 만든다. 이러한 표상들이 한 인간의 정서를 총괄하는 무의식 세계를 구성한다. 표상의 세계에는 좋은 표상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좋지 않는 표상들도 동시에 존재한다. 그 이유는 아이를 대하는 어머니가 항상 아이로 하여금 좋은 느낌만을 가질 수 있는 반응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아의 느낌 속에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대상은 자기의 느낌들을 조절하는 일을 한다. 그리고 자기-대상표상의 기능과 그 기능에 의한 느낌들이 아이가 성장한 후에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에서 보여주는 성격특성이 된다.(p17)"......  주된 양육자가 어떻게 자신을 대했느냐에 의해 만들어진 정동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결정짓게 한다. 내가 타인과 관계맺고 있는 방식, 태도, 반응은 곧 나의 주된 양육자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나에게서 관계란, 친밀하다면야, 대상에 대한 세밀한 관심과 정확한 표현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엄마와의 관계에서 지대한 관심과 세밀한 반응을 무지 원했나보다. 그래서 타인에게 그렇게 해 주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타인과의 관계가 점점 멀어져 간다...... 요즘 만나는 아이들의 주된 고민도 관계맺기다. 양육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애들의 정동은 유기불안이 제일 크다... 만나야 할 부모가 있어 읽은 책이다. 너무 어렵다. 뒷편의 사례를 보니 이해가 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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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중심이론 가족상담 - 개정판
임종렬 지음 / 한국가족복지연구소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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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 양상들은 무의식적인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개인이 상처입지 않도록 보호하면서 깊이 뿌리박힌 욕구, 정동 그리고 갈등의 표현을 조직화하기 위해 동원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일차성 욕구와 관련된 현실거래에서 자아의 무능함에 의해 좌절된 무의식이 자아를 보존하기 위해서 발현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4쪽

아동은 어머니와의 관계 즉 환경 내에 있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내부로 가져가 내면화된 대상관계를 갖게 된다. 내면화된 대상관계는 세 부분을 포함 한 하나의 단위가 된다. 즉 환경 내에 있는 대상 이미지, 대상과 상호작용하는 자기 이미지, 그리고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동안 나타났던 욕동의 영향하에서의 대상 이미지와 자기 이미지를 특징짓는 느낌으로 형성된 하나의 단위가 된다는 것이다. -71쪽

대인관계(interpersonal relation)와 대상관계(objective relations)는 그 뜻이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 두 말은 자주 같은 뜻을 갖는 말로서 사용된다. 특히 여기에서 대인관계는 과거에 존재했고 현재에 존재하고 있는 개인간의 실질적인 상호관계를 뜻한다. 그리고 대상관계는 대인관계를 실제로 갖도록 유도하는 심리내부의 욕구를 의미한다. -122쪽

부모의 양육능력은 부모의 원가족의 무의식적 가정(假定)에 의해 결정된 것이고, 청소년의 학업능력과 학업태도는 부모가 제공한 양육과정의 질적 수준(용전)이 결정한 것이다.

*용전(containment)-136쪽

매달리고 밀어내는 자녀와 대상과의 관계가 자녀의 학업과 관련되었을 때 자녀는 대상으로부터 잔소리를 듣기 위해 공부에 무관심한 척하고 대상인 어머니는 자녀에게 공부를 못하게 하는 하나의 은유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공부를 하라고 독촉함으로써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한 저항을 하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145쪽

어머니의 사랑이 부족하거나 불가능했을 때 아이는 부족한 어머니의 사랑을 요구하며 불가능해진 어머니의 사랑을 애통해 하며 갈구하는 소망이 과격한 행동, 다시 말하면 음식거부(거식증), 수면거부(불면증), 등교거부(의욕상실), 도벽(죄의식), 학업부진, 가출에 의한 방황, 약물남용, 지하 조직과의 제휴 등의 과격한 일탈행위로 표출된다. -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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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의 내용은 부족했다... 작별이란 제목이 좋았다... 작별은 자신의 의도가 담긴 이별같다란 느낌이다. 주도적인 느낌이다. 외로운 너를 위해 썼다는 글은 너무 얕아서 외로움과 이별 할 수가 없다.  단지, 사치(p177)라는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여분의 비축을 통해서 평화와 느긋한 순간을 느끼게 되고 그것을 사치라 부를 수 있다. 가끔씩 느껴지던 행복감. 시간, 돈, 여유등이 나의 여분이 되었을 때 즐거웠던 기억이 떠 올랐다. 누군가는 나의 마음을 알거야하는 위안으로 읽었다면 큰 오산이다. 타인의 마음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적절한 행동으로 보여 줄 때야 비로소 알게 될 수도... maybe, 적절한 행동이란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세심하게 살폈다는 증거일거다.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될까. 내마음도 나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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