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가진 것도 많았고, 이미 경험한 것도 많았고, 더 이상 아둥바둥 할 필요는 없다. 일본을 다녀왔고,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가방을 싸면서 설레는 마음이 좋다. 물흐르듯이 세월에 맡기면 된다. 작은 부분을 아주 깊이 바라 보아야만 알 수 있는 일본은 여전히 웃음을 띄고 있었다. 먼길까지 나와 버스가 떠날 때까지 손흔들어 주는 그네들의 속내를 알기란 무척 어려울 거 같다. 대안교육을 하고 있는 다나까선생님, 어디에서나 소신대로 묵묵히 일을 하고 있는 이는 국적을 떠나서 아름답고 존경스럽다. 단양 8경은 그야말로 이미 있는 거에 이름을 붙인 거다. 중학교때 소풍으로 가봤던 도담삼봉과 나머지 7경을 후다닥 다녀왔다. 에게게, 저게 전부야하는 소리가 나오는 경치도 있지만 작은 거 하나까지 이름불러 놓치지 않는 예쁜 단양이었다... 최영미의 글은 간결하고 상쾌하고 쿨하다. 그래서 좋다... 이미 있는 것에 이름 붙이고,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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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뜨거운 것들
최영미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3월
품절


이미 젖은 신발은 다시 젖지 않는다. 이미 슬픈 사람은 울지 않는다. 이미 가진 자들은 아프지 않다. 이미 아픈 몸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이미 뜨거운 것들은 말이 업다. -이미--33쪽

너는 차가웠고, 나는 뜨거웠고, 그리고 너를 잊기 위해 만난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남자들, 내 인생의 위험한 태풍은 지나갔다. -일기예보 중에서--35쪽

나와 놀고 싶어서, 나를 갖고 싶어서, 너는 꽃을 샀다. 내 마음을 사려고, 내 마음을 사지 못해, 너는 비싼 꽃들을 샀다. 그런데 나는 쓸쓸한 국화 향기가 싫거든 하얀 안개꽃에 둘러싸인 국화는 더더욱 싫거든 초상집 냄새가 나서...... -옛날 남자친구 중에서--40쪽

엉망으로 구겨진 삶도 비행기 바람을 쐬면 반듯하게 퍼진다는 마술을 믿는 자는 행복하다.
-마법의 상자 중에서--76쪽

바쁜 입에 넣게 좋게
교양은 토막 내어 편집하기

부드럽게 거절하며 적을 만들지 않는 요령
속을 드러내며 진짜 속은 보이지 않기
세 번 갈 길을, 한 번에 몰아서 가기

-내가 요즘 배우는 것들--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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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나에게 준 선물, 김연수의 소설집이다.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그 이야기는 사람들 사이에 있다. 그래서 좋은 사람들은 자주 만나야 한다. 서로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생기니까. 새해에는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부터 시작이다. 불편한 관계는 한발짝 뒤로 물러날 생각이다. 그러고보니 밤새워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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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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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이란 뭔가 이뤄질 때가지 참아내는 게 아니라 완전히 포기하는 일을 뜻했다.-47쪽

미래가 없는 두 연인이 3개월 동안 살던 집, 말했다시피 그 집에서 살 때 뭐가 그렇게 좋았냐니까 빗소리가 좋았다고 이모는 대답했다. 자기들이 세를 얻어 들어가던 사월에는 미였다가 칠월에는 솔까지 올라갔다던 그 빗소리.-89-90쪽

대기 속에서 순환하는 바람들과 물방울들과 따뜻하고 차가운 공기들이 그를 감싸고 '괜찮아, 다 괜찮아' 속삭이는 느낌이었다고. 그리하여 안개 속을 걸어가는 동안 그를 둘러싸고 있던 고통과 불안은 서서히 사라졌고. 마침내 집 앞에 이르렀을 때 세진은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고.-111쪽

24번 어금니를 뽑으면서 내가 알게 된 것은 고통苦痛이란 단수單數라는 것이었다. 여러 개의 고통을 동시에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166쪽

어처구니없는 선택으로 원치도 않았던 삶을 살았다면, 그것으로 그는 이미 자기 인생 앞에서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것인데, 거기다 대고 다시 뭐라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주석에 주석을 다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225-226쪽

이야기는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함께 경험한다는 뜻이다.-248쪽

행복은 자주 우리 바깥에 존재한다. 사랑과 마찬가지로. 하지만 고통은 우리 안에만 존재한다. 우리가 그걸 공처럼 가지고 노는 일은, 그러므로 절대로 불가능하다. -302쪽

우리가 타인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기쁨과 더불어 우울을 선사할 때가 있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우리의 이야기 자체가 되는 주체가 우리 자신이 아닌 다르고 낯선 존재들이어서 우리가 늘 빚진 채로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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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하루하고 조금 더 남았다.

올해는,

다사다난했다.

감정이 춤을 췄다.

새해에는,

기쁨의 관계에서 좋다를 느끼는 삶으로 살거다.

 

 

 I hope you have fun in 2014 !!! May your days be happ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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