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를 다녀왔다. '커피홀릭's 노트'를 챙겨 테라로사 본점과 사천점을 들러 커피를 아주 많이 마셨다. 7번국도를 따라 도무지 알수 없는 겨울 바다와 소나무, 밤하늘의 별도 봤다. 커피홀릭책은 아직도 읽는 중이다. 오늘은 서울도서관을 뚜벅뚜벅 다녀왔다. 나이드신 어른들의 책읽는 모습이 좋았다. 책사이를 다니기가 복잡했지만, 원하는 책은 이미 대출중이였지만, 층계참에서 읽은 정이현의 짧은 글에는 일상의 에피소드들이 가득 있었다. 어쩜 순간을 그렇게 잘 포착해내는지, 그리고 글로 표현하는지, 부러웠다. 작가가 서두에서 밝힌 "여기에 실린 글들은 이야기이기도 하고 짧은 소설이기도 하고 콩트이기도 하고 쇼트스토리이기도 하며, 그 모두가 아닐지도 모르니까. 그럼 무엇이기를 바라느냐 묻는다면, 말하자면은, 좋은 사람과 보내는 오후 2시 30분의 티타임같은 것?이라고 대답하겠다. 단 한명에게 작은 선물이 된다면 그걸로 족하다고도." 그리고 도서관 앞에 커다랗게 적힌 "당신의 ( )가 좋아요, 그냥"이라는 말이 눈앞에 확 다가왔다. 시청앞 광장에서는 스케이트를 지치는 아이들이 있었고, 건너편에서는 무슨 무슨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었고, 경찰들도, 어른들도, 도서관에서는 남녀노소 책을 찾거나 고개숙여 읽고 있었다. 각자 자신의 몫을 살고 있는 거 같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좋고 나쁘고를 따지기엔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야 하고,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도, 그래서,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요즘은 정말로 '좋은 사람과 보내는 오후 2시 30분의 티타임 같은' 느낌이 뭔지 알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