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읽은 '동사의 맛'은 짭짤하고 달콤하고 손이 자주 갔다. 이름 없는 남자와 여자가 오고 간 이야기에서, 나는 제대로 사용하는 동사도 있고, 엉터리로 쓰는 동사도 있고, 처음보는 동사(겹질리다, 접질리다/ 간당이다, 간댕이다/ 눌러듣다, 놀러보다/ 보깨다/ 지르다, 지르잡다/ 앙구다. 등)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동사에는 당하는 말이 있는데도 어법에 맞지 않게 쓰고 있었다. 예로서 '잊혀진 계절'은 '잊힌 계절'이란다. '동사의 당하는 말은 우선 기본형이 당하는 말을 만들 수 있는 낱말인지를 살피고,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두 번 당하는 말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서 써야겠다.(70쪽)' 찢다(찢겨지다), 부르다(불려지다), 보다(보여지다)와 같이 '잊다'에서 '잊히다'로 다시 '잊혀지다'로 쓰고 있다... 말에는 동사뿐 아니라 명사도 부사도 형용사도 있지만, 동사가 없다면 앙코없는 찐방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칫 지루하고 딱딱한 동사에 대한 선입견을 그 남자와 여자를 통하여 소설같이, 수필처럼 읽었다. 동사의 맛에 제대로 빠졌다. 그런데 어렵다. 조금 알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