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삶이니 죽음이니 하는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구나. 한번 죽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양심에 짐을 지고 살아가는 건 힘이 드는구나. 그러니까 그게, 자꾸 생각나고 내가 저지른 일 때문에 그 친구가 죽어야 했다는 사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단 말이야. (121쪽)
하지만 그는 계속 창가에 서서 지나간 삶을 떠올린다. 그날 아침 이후 힘겨운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 다른 여자들이 생기고,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생기고, 하지만 그날 아침, 바로 그날 아침에, 그들은 춤을 췄다. 둘은 춤을 췄고, 언제까지나 그런 아침이 올 것처럼 서로를 품에 안았고, 나중에는 와플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바깥에서는 모든 것이 얼어붙고 있었지만, 그들은 서로 기대어 웃다가 눈물이 다 났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3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