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는 책 몇권을 챙겨 자동차로 갈 수 있는 데까지 지리산을 올랐다. 해발 1,000미터 가까이 갈수록 안개가 짙었다. 세상 사는 일도 똑같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그 길을 올랐다. 매일 사는 우리들은 '풋내기들'이다. 인생에서 누가 전문가가 될 수 있고,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으리. '풋내기들'은 그곳에서도 펼쳐 읽고 싶었다.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번역을 엄청 잘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연결된 듯하지만 아니고, 뭔가를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정작 듣는 이는 알아듣지 못하고, 여운으로 남아있다가 한참 뒤에 독자의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런거였어... 참. 재.미.있.다.
각각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는 우리들, 삶에 대하여, 특히 사랑에 대하여 우리가 뭘 알겠어. 이것도 저것도 사랑이고, 너의 삶도 나의 삶도, 지나보니 그게 사랑이고 살아온 거지.
그럼, 이 소소하고 작은 한 순간에도 마음을 실어볼까...
돌아오는 길에는 생일상을 받았다. 먼길까지 미역국을 챙겨 와주신 부모님의 사랑은 이제야 조금 알 거같다. 굳이 마다하는 자식에게 그렇게라도 하셔야 하는 당신들과의 차이, 그런 이야기들이 '풋내기들'에 들어있다. 여기서 옳고 그런가, 좋고 나쁘다가 아니라, 선호와 수용의 정도, 관계에서 최소점을 갖게 되면 사랑하게 되는 거 같다. 최대점으로 가게 되면 멀어지고, 그렇다고 그때 그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그러니까, 사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