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뭔지, 이건 왜지, 이런 궁금증 사이를 지나고 있는 요즘이다. 그건 되도록 안하려고, 피하려고 하는 일들 때문이다. 그렇지만 꼭 해야 되는 일이다. '대성당'에는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뭔가가 부족하거나 채워지지 못한, 상처받은 이들이 나온다. 그들은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주고 받는다. 듣기도 하고 안듣기도 한다. 필요해서 뺏다시피 하여 얻어 왔는데 금방 잊고서 나중에 우연히 발견되는 물건처럼, 그때는 찾아도 쓸수없고 쓸모없는 물건처럼. 또한 시기를 놓친 경우도 있지만, 정작 필요없는 것일 수도 있는 그런 상황들이 계속 나온다. 어쩜 우리 삶의 일부를 이리도 잘 보여 주는지. 우연이길 바라지만 필연이 되고, 아닐거야 하지만 이미 그렇게 되어 버린, 중요한 부분으로 된 그런 일들이 가득 들어있다. 그래서 매순간 고민과 생각을 하며 살아야겠지만 사는 게 어찌 내맘대로 되겠어. 그때 알았더라면 그런 일과 관계가 많다. 지금은 그냥 여전히 흘러가버린다. 살아가는 데 중요한 건 뭘까... 이렇게 소소한 일, 불편하지만 나누려하고, 돌보려 하고, 들어주고 받아주고, 그들의 일에 동참하여 함께 애쓰는 일들이 중요한 걸까...'대성당'의 맹인에게서 뭔가를 배워볼 수 있는, 배우려면 그를 만나야 하고, 얼굴을 마주해야 하고, 부딪혀야 한다. 그러한 자잘한 일들을 참고 견뎌야만 배울 수 있다. 그런 마음이 되어야만 잘 살아가는 눈이 확 뜨일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