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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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녁이 있는 삶`이나 `일과 사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이라고 좋게 표현할 수도 있다. 하루 대부분의 생산적인 시간을 내가 직업으로 하는 일에 투입하는데 내 마음과 열정이 그곳에 없어 빈껍데기처럼 일한다면, 그만큼 충족되지 못한 마음과 열정을 다른 곳에서 어/떻게든 해소시켜줘야 한다. 그러러면 사생활이 정말 재미있어야만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사생활을 재미있게 하는 게 더 힘들어 보인다. 일의 문제는 그만큼 인생을 통들어서 가장 오랜 기간에 걸처 나의 삶의 질에 가장 깊숙이 영향을 주는 문제인 것이다. (30쪽)

사람들이 사라에 대해 심하게, 어쩌면 영원히 착각하는 한 가지는 바로 사랑은 `좋고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대개의 큰 기쁨을 주는 것들이 그렇듯, 그 뒤엔 보이지 않는 짐들이 딸려 있다. 예민함, 오해와 질두, 구속과 의심, 육체적이고 심리적인 피로, 그리고 아마도 확실한 이별 같은 것. 연애에는 고통과 슬픔이 동반함을 주변에서 많이 목격해서 익히 잘 알고 있다. 단, 이것이 `나의` 문제가 되면 달라진다. `나의` 사랑만은 다를 것이라 확신한다. 왜냐, `나의` 사랑만은 항상 특별하니까. (55쪽)

나이가 들수록 가만히 있어도 삶의 무게는 무거워지니 가급적 많은 것들을 단순화시키고 깃털처럼 가볍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는 방식에 여부느이 군더더기가 없을수록 자유롭다. 특히 그중에는 인간관계가 자유로워야 한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맨 먼저 할 일은 `나는 누구로부터 사랑받고 싶은가, 나는 누구를 사랑할 것인가`를 가려내는 일인 것 같다. 자칫 편협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것으로 `내가 있어야 할 장소`나 `내가 가지고 가야 할 인간관계`를 우선적으로 챙긴다. 밀물과 썰물을 거쳐 여전히 내곁을 지키고 있는 그 사람들이야말로 지금의 `내 사람들`인 것이다. (93쪽)

이렇게 객관적으로 너무나 괜찮은 사람이지만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객관적으로 하나도 괜찮지 않은데도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이런 부조리함은 그것대로 낭만적인 일이 아닐까 싶다. (108쪽)

상대에게 자시느이 몸에 대한 결정권을 맡긴 채, 나중에 관계가 어그러지면 `역시 내 몸이 목적이었냐`는 식으로 자신을 연민하는 것, 자발적인 성관계임에도 연애가 뜻대로 잘 풀리지 않으면 당했다, 라고 피해의식을 앞세우는 것은 스스로가 자신의 몸을 도구로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너무 빨리 몸을 `허락`해서 관계가 깨졌다고 우겨보지만 그건 자신의 몸을, 혹은 연애에 있어서 성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늘 성관계 외에 어떤 것을 나눌 수 있는지, 성적 매력 외에 어떤 인간적 매려깅 있는가, 였다. (119-120쪽)

일을 바꾸는 것은 과거의 나를 완전히 지우는 것 같지만, 자신의 본질적 자산은 그 어디에도 가질 않고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 지금 하는 일에 힘이 되어줄 수 있다. 가령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일을 만들어서 하는 자발성과 창의성, 규칙적으로 일을 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성실성, 나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기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신중함, 고집을 부리기보다 협업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유연성 등은 일의 성격이 달라져도 일관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주고 응용되어 쓰이는 소중한 기본 자질들이다. (151-152쪽)

자존감이 소중한 것은, 나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쓸 때 우리는 타인을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상대의 결핍이나 불완전함을 이해할 포용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완벽주의에 묶여 자신에게 가혹한 사람이나, 자신의 껍데기 안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서도 역시 가혹하거나 깎아내리려 할 뿐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의식은 강하지만 자존감은 낮아 자신의 문제를 상대에게 투영함으로써 해소한다. 자존감이 낮다면서 자기 연민에 빠져 우울해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을 감정노동 시키며 기를 빼앗는다. (193-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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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공헌한다는 별을 바라보며, 찰나인 지금 여기에서 진지하게 춤추듯 살다보면 어딘가에 도착할 거다.... '아들러는 "일반적으로 인생의 의미란 없다."라고 답했네.(214쪽)'...나의 눈으로 보는 것, 내가 어떻게 느끼는가에 따라, 내가 변하여 행복을 선택하는 내가 되면 된다...자유롭게 산다는 건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다는 것...

 

   

  행동의 목표

    1. 자립할 것(자기수용)

    2.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타자신뢰/ 타자공헌)

 

   위의 행동을 뒷받침하는 심리적 목표

   1. 내게는 능력이 있다는 의식을 가질 것

   2. 사람들은 내 친구라는 의식을 가질 것 (227쪽)

 

이때껏 나온 인생에 관한 지침서나 자기계발서처럼 선문답, 우문우답으로 들릴 수 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책을 읽고 그대로 산다면 행복하지 않는 이가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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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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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원인에 주목해서 상황을 설명하려 든다면, 모든 이야기는 저절로 `결정론`에 도달하게 되네. 즉 우리의 현재, 그리고 미래는 전부 과거 사건에 의해 결저오디고 움직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이지, 아닌가? (33쪽)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받은 충격-즉 트라우마-으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37쪽)

청 년
감정에 지배받지 않고, 과거에도 지배받지 않는다?

철학자
가령 어린 시절에 부모가 이혼한 사람이 있다고 하세. 이는 사계절 내내 18도를 유지하는 우물물과 같이 객관적인 사실이지? 하지만 그것을 차갑게 느끼는냐 뜨겁게 느끼느냐는 `지금`의, 그리고 주관적인 사실이라네. 과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상태가 정해지는 거지.

청 년
문제는 `무엇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해석하느냐`라고요?

철학자
그렇지. (45쪽)

철학자
내가 내 키에 대해 느낀 열등감은 어디까지나 타인과의 비교-다시 말해 인간관계-를 통해 만들어낸 주관적인 감정이었네. 만약 비교해야 할 타인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나는 내 키가 작다는 생각 때위는 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자네도 지금 이런저런 열등감에 괴로워하고 있겠지. 하지만 그것은 객관적인 `열등성`이 아니라 주관적인 `열등감`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키에 관한 문제조차 주관이 개입하지.

청 년
요컨대, 우리를 괴롭히는 열등감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 해석`이라는 건가요?

철학자
그렇지. (88쪽)

청 년
그러면 질문을 바꾸겠습니다. 모든 인간은 대등하다, 같은 길을 걷는다. 그래서 거기에는 `차이`가 있죠? 앞서 걷는 사람은 뛰어나고, 뒤에서 쫓아가는 사람은 뒤떨어지는, 결국은 우열의 문제에 다다르지 않을까요?

철학자
그렇지 않네. 앞서 걸으나 뒤에서 걸으나 관계없어. 쉽게 말해 우리는 세로축이 존재하지 않는 평평한 공간을 걷고 있네. 우리가 걷는 것은 누군가와 경쟁하기 위해서가 아니야. 지금의 나보다 앞서 나가려는 것이야말로 가치가 있다네. (107쪽)

철학자
분노를 제어하는 것이 `참든다`는 것을 뜻하나? 그러지 말고 분노라는 감정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배우게. 분노란 어차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며 도구니까.

청 년
음, 어렵군요.

철학자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분노란 커뮤니케이션의 한 형태고 아울러 화내지 않는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는 사실이네. 우리는 분노를 표출하지 않고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나를 받아들이게 할 수 있네. 경험을 통해 그것을 알게 되면 자연히 분노의 감정도 나오지 않을 걸세. (121쪽)

철학자
공부하는 것은 아이의 과제일세. 거기에 대고 부모가 "공부해"라고 명령하는 것은 타인의 과제에, 비유하자면 흙투성이 발을 들이미는 행위일세. 그러면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되지. 우리는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라는 관점에서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할 필요가 있네.

청 년
분리해서, 어떻게 한다는 거죠?

철학자
타인의 과제에는 함부로 침범하지 않는다, 그것뿐일세. (160쪽)

자신의 삶에 대해 자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믿는 최선의 길을 선택하는 것`, 그뿐이야. 그 선택에 타인이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 하는 것은 타인의 과제이고, 자네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일세. (168쪽)

공동체, 즉 남에게 영향을 미침으로써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것, 타인으로부터 `좋다`는 평가를 받을 필요 없이 자신의 주관에 다라 `나는 다른 사람에게 공헌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그러면 비로소 우리는 자신의 가치를 실감하게 된다네. 지금까지 논의했던 `공동체 감각`이나 `용기 부여`에 관한 말도 전부 이와 연결되네. (236쪽)

자기수용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할 수 있다면, 배신이 타인의 과제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고, 타인을 신뢰하는 길로 들어서는 것 또한 어렵지 않을 걸세. (269쪽)

인간은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에만 자신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다. 단 그때의 공헌은 눈에 보이는 형태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주관적인 감각, 즉 `공헌감`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리고 철학자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즉 행복이란 `공헌감`이라고. (291쪽)

그리고 찰나인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춤추고, 진지하게 사는 걸세. 과거도 보지 말고, 미래도 보지 말고, 완결된 찰나를 춤추듯 사는 거야. 누구와 경쟁할 필요도 없고 목적지도 필요 없네. 춤추다 보면 어딘가에 도착하게 될 테니까. (3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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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만나러 밀양까지 다녀왔다. 전도연 주연의 영화가 떠오르고, 그곳의 대추의 달콤함도 비밀스런 햇살과 관련되었다는 터무니없는 가정까지... 낮으막한 산들이 새색시처럼 수줍은 거 같지만, 치마자락 속에는 불같은 에너지가 있을 거 같은, 순전히 밀양이라는 이름 때문이리라... 수십년만에 처음 만나는 친구들도, 계속 만나온 친구들도 모두 반가웠다. 모임을 빌미로 아직까지 카톡을 보내는 건 무슨 마음일까. 무슨 마음을 알아달라는 걸까... 불쾌한 기분이 든다. 이러저러한 가운데 단풍놀이도 갔다. 서울거리의 은행나무들은 새파랗게 질려있는데... 내려 갈수록 단풍들이 눈에 들어왔다. 김려령의 '트렁크'와 정이현의 '트렁크'도 읽었고. 전자는 읽는 내내 기분이 나빴고, 단순하다 못해 그러한 혼인으로 살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까지... 후자의 트렁크에는 목적을 위해서는 누구든 트렁크에 넣어 버릴 수 있음을 알려줬다. 트렁크가 아니라 무슨 짓을 못하겠어... 지금 막 덮은 '그의 여자'는 각자의 그 남자를 기다리고 만나고 했을 때를 기억하면 두근거림과 고소한 미소까지 나올 수 있다. 나의 내밀한 기억들과 불쾌한 기분은 트렁크에 넣고 잠궜다. 이제 버릴 일만 남았다... '그의 여자'에서는 완전히 가질 수 없는 그 남자 대신 소소한 물건들을 만날 때마다 챙긴다. 이제 그의 여자가 될 수 있다는 상황에서는 애써 챙긴 물건들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고, 그녀의 마음을 잡게 되는 새로운 물건이 자리 잡는다. 결국 그녀는 또 다른 그 이들의 여자가 될 수 있음을 남겨둔다. 누군가와 온전한 만남을 하기까지의 순간 순간의 감정들을 세밀화처럼 그려냈다. 한때 나의 마음도 그러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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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여자 엠마뉘엘 베르네임 소설
엠마뉘엘 베르네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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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르는 혼자 숲 속을 걸었다. 그녀는 죽은 나뭇가지들을 밟아 부러뜨리기도 하고 진창을 철벅철벅 밟고 다니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이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점심을 아주 많이 먹었다. (27쪽)

그가 그녀 위에 누워 있거나 그녀가 그 위에 누워 있을 때, 둘의 입술은 떨어지지 않았다. 어쩌다 한 사람의 오른팔이 한데 엉긴 몸에서 빠져나가기라도 하면, 다른 사람의 왼팔이 즉시 그 오른팔을 포개었다. 둘은 키가 거의 비슷했다. 그래서 이마에서 발가락까지 토마스는 클레르에게 꼭 맞고, 클레르는 토마스에게 꼭 맞았다. (41쪽)

클레르는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계단에 앉아 기다릴 정도로 그녀가 보고 싶어 달려왔다면서, 그는 왜 카페로 가자고 했을까? (57쪽)

하지만 그는 언제 떠났가가 언제 돌아올까?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그는 휴가에 대해서는 아직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도 그에게 묻지 않았다. (80-81쪽)

그녀는 잠이 잘 올 것 같았다. 그는 `올여름`, 그리고 `우리`라고 말했다. 일월, 이월, 삼월, 사월, 오월, 유월, 적어도 여섯 달 동안은 그들은 헤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우리`를 되뇌었다. 토마스와 그녀는 이제부터 `우리`가 되는 것이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올여름에는 우리 정원에서 저녁을 먹읍시다.` 따뜻한 날씨, 정원에 놓인 하얀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들. 의자의 수는 네 개. 토마스의 아내가 주방에서 나온다. 클레르는 머리맡 램프의 스위치를 찾았다. 이제 더는 토마스의 아내를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데, 토마스에게 아내는 없다. (132쪽)

그녀는 서랍을 꽉 잡고서 휴지통 위로 기울였다. 그녀가 서랍을 좀 더 기울이자 금빛 봉지, 각설탕, 마른 장미 열두 송이, 샴페인 코르크 마개, 폴라로이드 사진들, 응답기 테이프들, 노란색 플라스택 막대가 소리 없이 휴지통으로 떨어졌다. (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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