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를 간다고 읽기 시작한 파리의 열두 풍경이다. 누가 그 먼길까지 가서 단순한? 소비적인? 관광을 하고 오겠냐마는, 각자 아는만큼 보고 느끼는 것도 또 하나의 여행의 묘미라 본다. 굳이 그곳까지 가서 그렇게 밖에라고 감히 말할 수는 없는 거 같다... 매년 여름행사로 부모님과 오남매, 아이들까지 전국 각지의 비행장을 떠나 제주도에 모였다. 무더위는 그곳까지 따라왔다. 정말 쉬었다고 할 수 있다. 삼나무 숲을 거닐었고, 애월 해안도로의 카페를 다녔고, 익숙하지 않은 맛의 착한식당 국수와 성게 미역국, 보말국등 제주음식을 먹고, 옥돔구이와 갈치조림은 만들어 먹었다. 나이에 따라 몸의 피로도는 굉장히 차이가 났다. 팔십대에서 십대까지의 가족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강약을 조절하며 놀았다. 가족 여행에서 대차대조표를 보면 보이는 건 분명 마이너스이리라. 그 먼곳까지 와서 그렇게 놀다니, 그건 가까운 곳에 가서 놀아도 되는 건데... 그러나 깊이 들어가면 모임을 하기 위한 일정조정과 장소조율, 비행기표와 펜션구하기등 소소하고 굵직한 의견에 조정과 조정에는 얼마나 많은 애정이 녹아 났는지 모른다. 스무명의 일정을 맞추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다... 오가며 읽은 시,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안도현), 사랑에 빠진 자전거타고 너에게 가기(김선우)- 자전거가 등장한다. 제주에서 바다로 달려가는 자전거 카페(달자카페)에서 커피 마셨는데- 사랑에 빠져 서로에게 달려온 가족들이라 느꼈다... 여행은 뭘까, 나에게는 떠나기 전 느끼는 설레임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아울러 주고 받는 준비하는 과정들이 굉장한 즐거움이 된다. 떠났을 때는 자꾸만 커다란 덤을 얻는 거 같다. 파리를 다니면서 난 몇가지 풍경을 느낄 건지. 어쩌면 시간과 돈을 들여 그 곳을 갈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이미 많은 걸 얻었을지도. 파리의 여행이 제발 "존재적 경험(10쪽)"이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