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한 당신 - 뜨겁게 우리를 흔든, 가만한 서른다섯 명의 부고 가만한 당신
최윤필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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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침대에서 일어나 제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고 해서 칭찬받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살고 싶습니다. 저는 장애인이 지닌 참된 성취로 평가받는 세상, 휠체어를 탄 선생님이 새로 부임해 왔다고 해서 멜버른의 고등학생들이 조금도 놀라지 않는 그런 세상에 살고 싶습니다. (33쪽)

우리는 어머니들이 엄청난 압박에 직면한다는 점과 그들이 자식에게 느끼는 폭넓은 감정이 정상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우리는 어머니 노릇의 방식이 아주 다양하며, 모든 모자 관계가 각기 고유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56쪽)

모든 시민의 기본적 권리를 충족시키는 데 필수불가결한 사회 전체의 공유 자산(자연환경과 사회 환경)은 소유와 관리를 사적 자본의 이윤 동기에 맡겨서는 안 되며, 국가가 정한 기준이나 규칙에 따라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우자와는 "각 분야의 직업적 전문가가 전문적 식견에 기초해서 직업적 규율에 따라(사회적 공통 자본을) 관리.운영해야 한다"라고 썼다. 위탁이 아니라 신탁fiduciary, 즉 관리 주체는 독립적이고 자립적으로 운영.관리하되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고, 정부는 전문가들이 신탁 원칙에 따라 제대로 운영.관리하는지 감독하고 사회적 공통 자본들 사이의 재정적 균형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요지였다. "제도주의 경제체제에서 정부가 수행해야 할 경제적 기능은 통치기구로서의 국가 기능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소득과 주거지등을 불문하고 누구나 시민으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누리는지 감시하는 기능이다." (79-80쪽)

그토록 열렬히 천국에 가려는 희망을 피력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신중하고 사려 깊게 이 세상에 머물고 싶어 애쓰는 모습은 사실 좀 우습다. 가정을 떠나 천국에 가려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권리가 도대체 누구에게 있단 말이야. (160쪽)

기자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 물론 세상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더 놀라울수록 더 잘 팔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맥락을 통해, 삶을 조형하는 복잡하는 힘들을 드러내려 최선을 다해야 한다. (239쪽)

자신의 어휘 대신 김빠진 단어들로 완곡하게만 표현하라면 거기에 어떤 표현의 자유가 있겠는가? 작가는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의 주제에 진실해야 하며, 그의 사상과 이념을 그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257쪽)

내가 기억하는 유대교의 윤리적 전총은 시오니즘의 바탕과 전혀 다르다. 유대교는 보편성과 인간성에 기초하고 있지만 시오니즘은 아주 협소한 국가주의와 인종주의, 식민지주의의 합성물일 뿐이다. (294쪽)

나는 윤리적 관점에서 내 입장에 반대하는 이들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왜 그들은 내 생각을 짓밟으려고만 하느냐는 거다. 사람은 삶을 어떻게 끝맺을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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