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날이 샌줄도 모르고 오랫만에 읽은 소설이다. A special relationship(위험한 관계)
번역에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내가 한 번역도 이럴까. 믿고 읽는 역자인데도 말이다.
옮긴이가 말한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오늘 기억할 일이다.
-예술의 전당에도 테라로사가 있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편안한 곳, 와이프를 억지로 따라온 듯한 남자는 코를 골고 있었다. 친구의 목소리는 여전히 컸다. 그리고 여전히 남친자랑에 열을 올렸다. 너무나도 완벽한 남친으로 자랑했다. 후훗. 오십 중반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사랑을 그리 아름답고 멋지게 믿고 있구나.
-모리스 드 블라맹크 그림을 봤다. 눈.눈.눈 내린 풍경이 이어졌다. 각각의 그림 옆에는 화가가 쓴 몇권의 책에서 따온 글이 있었다. 그림과 글이 잘 어우러졌다. 그림을 설명하는 듯했다.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영어라면 원서를 사서 읽고 싶었다. 파리가서 입는다고 블라맹크 그림티셔츠도 샀다.
-요요마의 키친가서 맛있는 점심도 먹었다.
-안국153 가는 길은 미로 같았다. 순간 길을 잃어 뜨거운 길을 한참을 오갔다. 빵을 커피에 찍어 먹었다.
-그리고 첼로를 배운다고 활을 잡은 손가락에 얼마나 힘이 들어갔는지, 쇠소리 나는 음들...
-그리고 화나게 하는 일도 있었다. 사랑한다면 이해하고 넘어갈까. 아니, 화나게 하지 않겠지. 뫼비우스의 띠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