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박경리 시집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6월
구판절판


속박과 가난의 세월
그렇게도 많은 눈물 흘렸건만
청춘은 너무나 짧은 아름다웠다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보는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산다는 것] 중에서-13쪽

바람


흐르다 멈춘 뭉게구름
올려다보는 어느 강가의 갈대밭
작은 배 한 척 매어 있고 명상하는 백로
그림같이 오로지 고요하다

어디서일까 그것은 어디서일까
홀연히 불어노는 바람
낱낱이 몸짓하기 시작한다
차디찬 바람 보이지 않는 바람

정소리에서 발끝까지
뚫고 지나가는 찬바람은
존재함을 일깨워 주고
존재의 고적함을 통고한다

아아
어느 始原에서 불어오는 바람일까-90쪽

봄은 멀지 않았다
아니 봄은 이미 당도하여
안개 저 켠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올해는 도시 무엇을 기약할 것인가
글쎄 아마도......
-[안개] 중에서-102쪽

그리하여 세상에는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늘어나게 되고
사람은
차츰 보잘것없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구의 뭇 생명들이
부지기수
몰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땅도 죽이고 물도 죽이고 공기도 죽이고
-[확신] 중에서-123-12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어디 어디 떴나 쟁반위에 떴지...   

당신의 마음에도 둥근 달이 떴나요? 난 예쁘게 늙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ㅎㅎㅎ... 40년은 젊어진 느낌이다. 어수선한 사무실에서 읽을 만한 책으로 셜록홈즈를 집었건만, on-line에서 구입한 책이라 주니어용이었다. 2,3탄까지 사려다 그만 둔 게 다행이었다. 어릴 때 어두컴컴한 만화방에서 하루종일 만화를 읽었던 상황과 유사했다. 이전에 읽었던 셜록홈즈는 없고 몇대손자손녀가 주인공이었다. 결론은 버킹검이다. 쩝쩝 입맛을 다시며 조금 부족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애어른들이다. 생각은 어른같고 몸은 아이들이다. 그러니까 내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어른의 눈으로 읽어야만 이해가 가능하다고 할까. 그런데 아이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10대 소녀로 잠시 다녀온 것으로 만족해야지. 뭘 더 바라겠어...ㅋ ㅋ 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셜록 홈즈의 미해결 사건 파일 1 - 100년 동안 풀리지 않은 비밀 셜록 홈즈의 미해결 사건 파일 시리즈 1
트레이시 버렛 지음, 하정희 옮김 / 아롬주니어 / 2009년 6월
품절


그날 그 놀이를 하지 않았더라면, 잰더의 보조개와 커다란 검푸른 눈동자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무엇보다 제나가 그 수수께끼 쪽지를 5분만 늦게 읽었더라면, 아마도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것은 일어나고야 말았다.-7쪽

"우리에게는 의무가 있어. 배트슨 얘기가 아니야. 우린 5대조 할아버지에 대한 의무가 있다고. 셜록 홈즈는 자신이 맡았던 의문의 사건들을 대부분 해결했어.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포기해야 했던 것은 셜록 홈즈의 잘못이 아니야. 우리가 셜록 홈즈를 위해서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지 해 보자."-61쪽

"광장공포증agoraphobia 개방된 장소에 대한 공포를 가리키는 말로써, 시장을 뜻하는 그리스어 아고라agora와 공포를 뜻하는 포비아phobia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익숙한 환경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 현상을 의미한다."-65쪽

마을은 엄마가 말씀하신대로 예스러웠다. '예스럽다'는 말이 '진짜 작고 할 게 별로 없다'는 뜻이라면, 그곳에는 가게들이 있는 좁은 도로 하나, 작은 집 몇 채, 그리고 정원이 꽤 많이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94-9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주가무로 몇일을 지냈다. 그런데 기분은 자꾸 다운된다. 몸무게가 늘어갈 때마다 기분은 다운된다. 몇권의 책을 번갈아가며 읽고 있다. 여전히 사무실은 춥다. 창밖으로 비치는 밖은 따뜻해 보인다. 강신주의 글은 재미있고 매력적이다. 어떻게 이렇게 맛나게 글을 쓸 수 있을까. 부럽다. 늦게까지 읽었다. 타자와의 소통과 공존하기 위해서 내가 할 일은? 지금 내가 하는 일또한 소통과 공감이 주가 되는데...사무실에서 역할이 바뀌면서 사람들을 채용하고 돈을 들여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편안함을 찾게 된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맡았나하는 마음도 불쑥 올라온다. 내가 미리 단정하고 예감하고 기대하고, 타인에 대해서 난 이미 알고 있다고 있는 점을 부정하기다. 기다려서 듣고 불편하더라도 맞추기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