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덩이 창비청소년문학 2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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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바로 너야. 스탠리. 네가 여기 있게 된 이유는 바로 너라고. 너는 네 자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해. 네가 네 인생을 엉망으로 만든 거야. 그리고 그걸 바로잡을 사람도 바로 너야. 다른 사람들이 그 일을 대신 할 수는 없어. 너희들 모두 마찬가지야."-87쪽

스탠리는 제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어떻게 하기에는 이제 너무 늦었다. 제로는 엄지손가락 산에 올라갔든가, 아니면...... 하지만 스탠리의 마음을 정말로 괴롭히는 것은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아니었다. 스탠리의 마음을 정말 괴롭히는 것, 진짜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너무 늦은 게 아닐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었다.-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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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님이 쌀짝 보이다가 비가 억수같이 온다. 비오는 서울의 이곳저곳을 맨발로 다닌 기분이다. 순간에 따라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 기분이 나쁠 때는 초콜릿을 먹으면 된다. 일터에서는 몇억이라는 돈을 가지고 몇달간 무지 바쁘고 힘들었다. 이성만 발휘해도 모잘랄 판에 도움줄 수 있는 관계에 있는 사람까지 감정적인 상처를 많이 주었다. 얼마나 많은 애증이 오갔는지, 도무지 이건 아니지, 그러다 한 순간 정리가 되었다. 아무리 생각하고 이해를 하고, 말을 해 줘도, 더 이상의 관계는 없을 거다... 몇권의 책을 주문하고 책을 빌려왔다. 팥빙수, 아이스아메리카노, 시원한 아사이맥주가 먹고 싶다. 가볍게 읽을 책을 끼고 맨발로 가까운 카페라도 가야겠다. 비가 많이 온다면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보는 것도 괜찮지요. 통큰 유리창가에서 책읽는 재미도 아주 고소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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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초콜릿 - 나를 위한 달콤한 위로
김진세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9월
품절


문제는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과 '사랑을 하는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감정의 문제입니다. 감정으로 이루어진 사랑을 뜨겁고 쾌락적입니다. 누구나 사랑에 빠지는 것이 너무나 좋습니다. 하지만 뜨거운 사랑은 결국 차갑게 식게 마련입니다.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을 하지만, 신혼이 끝나지마자 또는 한 해 두해가 지나면 남남이 되는 것을 너무나 흔히 보았습니다. 우리에에는 '사랑을 하는 것'또는 '사랑을 함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33쪽

노년기가 되면 남녀의 성역할이 바뀝니다. 남녀 모두 50세 전후에 갱년기를 겪으면서 남자는 남성 호르몬이 적어지고, 여자는 여성 호르몬이 적어집니다. 성역할이 바뀌는 생물학적 이유입니다. 양육과 가사노동이라는 책임을 벗어던진 여자에게도, 직장에서 은퇴를 한 남자에게도 새로운 시기입니다. 시간은 남아돌고, 더구나 성역할이 바뀌는 생물학적인 변화 때문에 혼란을 겪습니다. 당연히 서로의 관계도 변화합니다. 생존의 법칙으로 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의식주의 해결은 여자가 주도적이었습니다. 당연히 기본적인 생활에 서툰 남자는 여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전까지 큰소리 떵떵 치던 모습은 사라지고, 구부정한 할어버지는 할머니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시기에는 사랑보다 우정으로 사는 부부가 오히려 이상적인 부부라 할 수 있습니다. -159쪽

사랑받기만 하면 존중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여자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래서 양가감정에 머물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 낳고 사랑 낳지, 사랑 낳고 사람 낳은 것 아닙니다. 사랑하니까 막 대해도 된다고요? 존중 없는 사랑은 그저 그가 아끼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아무리 자동차가 힘들어해도, 그가 달리고 싶다면 달려야 하는 것이 자동차의 운명입니다.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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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 현대문학 테마 소설집 1
하성란.권여선.윤성희.편혜영.김애란 외 지음 / 강 / 2009년 3월
품절


어느날 갑자기, 유리 문을 에워싸며 들어찬 축대. 아래쪽은 화강암이고 위쪽은 검정 벽돌로 다섯 층을 쌓아서, 이 동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담장과 비슷한 모양새가 된 그 축대 귀퉁이에, 한 사람이 겨우 드나들 만한 문이 나 있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하나하나 뜯어보면 가치 있어 보이지만 함께 모임으로써 조악해진 물건들 틈에, 그리움에 절어 미라가 된 무엇이 있을 것만 같았다. -32-33쪽

강은...... 아니 강이라고 생각되는 검고 길쭉한 공간은 전혀 흐르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흘러가는 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둬, 라고 연선배는 오래전 그녀에게 충고했다. 감정이 흐르는 대로 그냥 흘러가게 놓아두라고, 부질없음을 부질없음으로 받아들이라고 했다.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라고,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 것들에 대해서는 따져 묻지 말라고도 했다. -91쪽

햇빛과 바람과 구름과 신록이 실내악처럼 부드럽게 연주되는 날씨. 사치스럽게까지 느껴지는 화창함. 봄이다. 검고 거친 외피를 가졌지만 아카시아는 새로 돋아난 연녹색 둥근 잎들을 무수히 매달고 있다. -167쪽

그는 지사에 근무하면서 자신의 세계가 거대한 선박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노동자들이 제작하는 부품과도 같다는 걸 쉽게 받아들였다. 그러자 더 이상 젊지 않은 게 다행으로 여겨졌다. 젊음이라는 것은 지나온 과거 속에나 존재하는 시간이었다. 한때 그런 시간이 있었을 테지만 발령을 기다리며 인사를 치르고 상사들의 온갖 대소사를 찾아다니는 동안 조금씩 소진되어갔다.-223-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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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많이 오고, 몸도 많이 아파, 조심스레 다니면서, 엎드려 읽은 거인이야기. '한심한 지리학자'인 주인공의 허세와 허영으로 사라져간 거인들은 우리들에게 묻고 있다. "침묵을  키킬 수는 없었니?" 서로가 나누었던 진실함, 정성껏 돌봐 주었던 보살핌은 다 잊어 버리고, 거인족에 대한 강연과 책은 정글을 가로지르는 길을 만들게 했고, 작살을 맞은 거인들의 시체를 주변엔 사이비 학자, 도적들, 온갖 종류의 협잡꾼들을 모이게 했다. 아뿔사, 한치 앞을 모르는 인간의 어리석음이란... '마지막'이라면 이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는 의미다. 그 어디에서도 거인은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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