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과 '사랑을 하는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감정의 문제입니다. 감정으로 이루어진 사랑을 뜨겁고 쾌락적입니다. 누구나 사랑에 빠지는 것이 너무나 좋습니다. 하지만 뜨거운 사랑은 결국 차갑게 식게 마련입니다.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을 하지만, 신혼이 끝나지마자 또는 한 해 두해가 지나면 남남이 되는 것을 너무나 흔히 보았습니다. 우리에에는 '사랑을 하는 것'또는 '사랑을 함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33쪽
노년기가 되면 남녀의 성역할이 바뀝니다. 남녀 모두 50세 전후에 갱년기를 겪으면서 남자는 남성 호르몬이 적어지고, 여자는 여성 호르몬이 적어집니다. 성역할이 바뀌는 생물학적 이유입니다. 양육과 가사노동이라는 책임을 벗어던진 여자에게도, 직장에서 은퇴를 한 남자에게도 새로운 시기입니다. 시간은 남아돌고, 더구나 성역할이 바뀌는 생물학적인 변화 때문에 혼란을 겪습니다. 당연히 서로의 관계도 변화합니다. 생존의 법칙으로 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의식주의 해결은 여자가 주도적이었습니다. 당연히 기본적인 생활에 서툰 남자는 여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전까지 큰소리 떵떵 치던 모습은 사라지고, 구부정한 할어버지는 할머니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시기에는 사랑보다 우정으로 사는 부부가 오히려 이상적인 부부라 할 수 있습니다. -159쪽
사랑받기만 하면 존중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여자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래서 양가감정에 머물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 낳고 사랑 낳지, 사랑 낳고 사람 낳은 것 아닙니다. 사랑하니까 막 대해도 된다고요? 존중 없는 사랑은 그저 그가 아끼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아무리 자동차가 힘들어해도, 그가 달리고 싶다면 달려야 하는 것이 자동차의 운명입니다. -2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