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제목과 표지를 보고 황지우로 착각하고 구입하여, 그렇게 알고 읽으면서도 황지우가 참 많이도 변했구나하면서 저자를 다시 확인하니 황동규였다. 이럴수가... 순전히 겉모습에서 착각을 하였다... '기다림이 없으면 끄트머리도 없지요(p38)', '없는 것보다는 그래도 있는 것이 마음 설레게 하는군요(p54)'가 오늘의 화두다. 오해와 불통으로 자의든 타의든 관계를 끊어야 하는 건 힘든 일이다. 긴 시간의 감정의 찌꺼기까지 올라오면서 남의 차를 긁기도 하고, 버스와 부딪힐 뻔한 일까지, 하루가 무척 길었다. 겨울밤 0시 5분엔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기다리면서 결국 사라지게 될 혜성까지도 꿈꾸는 사람들의 모습이 들어있다. 그래도 온다면야 희망이라도 있지, 과연 올까를 마음 속으로 재며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기다림의 이유는 뭘까... 기다림이 없다면 끝이 없으니까. 막차가 온다는 걸 안다는 건 설레게 하니까. 결국 막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 기다림 밖에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