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외적으로는 바빴고, 내적으로는 뿔이 많이 났었다. 다스려지지 않는 분노때문에 잠못 이루는 밤이 많았다. 덕분에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부모의 목소리, 배우자의 목소리, 아이의 목소리, 나의 목소리'를 통해 한해를 마무리한다. 상황, 행동과 사람을 구별해야 한다. 분위기가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해서 사람을 좋아 한다는 건 아니다.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드러내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우린 그저 존재만으로도 가치있다. 아무것도 없고, 무능력하고, 벗은 몸일지라도 존재만으로도 아름답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난, 주변인들에 의해 화가 자주 많이 난다. 그래서 그들이 밉다... 나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느낌 때문이리라.  '미워, 미워, 미워.... 바이바이...'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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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목소리
대니얼 고틀립 지음, 정신아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6월
절판


감정적으로 '떠나보낸다는 것'은 이별이나 포기, 고독과 비슷한 개념이다. 떠나보내는 것이 그렇게도 고통스럽고 불안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우리가 떠나보내는 것을 애써 피하려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정말로 외면하고 싶은 건 이별에 따르는 근심과 두려움인 것이다. -67쪽

나는 부모를 이해하고 그들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우리에게 지워진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는 무기력과 허약함, 혼란, 불가항력, 노여움, 실망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느낌일 따름이다. 그들에게 그런 감정을 안전하게 느끼게 해줄 최선의 방법은 바로 그 감정을 이해해주는 것이다. 그래야 그들과 이야기할 때 그들이 무엇을 느끼는지 분명하게 헤아릴 수 있다. -87쪽

우리가 비밀을 함께 나눈다는 것, 즉 상처받기 쉬운 우리의 내면을 함께 나눈다는 것은 상대방이 우리의 결점과 불완전함을 볼 수 있도록 허락해 주는 행위이다. -134쪽

결혼생활이 무르익을수록 당신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이지 사랑의 느낌이나 사랑하고 있을 때의 편안함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또 하나, 당신은 그 사람을 변화시키고 싶지 않을 것이다. 배우자가 더 건강하거나 더 행복하길, 혹은 덜 우울한 사람이 되길 바라지 않을 것이다. 즉 당신이 결혼한 그 사람에게 뭔가를 더하는 것도, 뭔가를 빼앗는 것도 원치 않을 것이다. -181쪽

나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강요할 때 불안은 시작된다. 우리가 두려움이나 낙담, 연약함을 감추려 한다면, 아이들은 그것을 알아차리고 우리를 돌보려 할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을 핑계로 우리의 나약함을 감추지 않아도 될 만큼 강해질 수 있다. 만약 스스로에게 나약함과 두려움을 털어놓는 힘을 보여줄 수 있다면 아이들은 그 안에서 안전함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두려움도 더는 아이들을 위협하지 못할 것이다. -238쪽

우리는 자신의 잣대에 맞춰 다른 사람의 가능성을 가늠하려 하낟. 부모의 입장이 되었을 때도 더더욱 그렇다. 우리는 아이들의 잠재력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우리가 욕망하는 대로 내다본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내 능력의 최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부모님에게 가늠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잠재력'이 어디에서 시작하고 또 어디에서 끝나는지 스스로 판단 할 길이 없다. 선생님이 "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아이잖니"라고 얘기 해줬을 때 나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게 무슨 뜻일까? 선생님은 내게 뭘 말씀하고 싶으셨던 갈까?-313쪽

우리는 경청하는 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걷잡을 수 없이 분노가 치밀 때는 화를 누그러뜨리려고 애쓰는 대신 그 분노에 귀 기울여야 한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난 걸까? 공격받았다는 느낌인가? 아니면 누가 봐도 명백한 공격인가? 그렇다면 나는 무엇 때문에 공격당하는 것일까? 낙담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이 우울은 어디서 오는 걸까? 미처 애도하지 못한 상실의 아픔 때문일 수도 있다. 무작정 우울을 떨치려고만 하지 말고, 잊고 있었던 상실의 아픔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인격의 일부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을 몰아낼 수는 없다. -329쪽

"뭔가 더 이루면, 이것만 마치면, 화를 덜 내게 되면 나를 사랑해야지"라고 얘기해서는 안 된다. 만약이란 가정은 없다! 우리가 부모님께 받고 싶은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받고 싶은 사랑도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아껴줘야 한다. 그러려면 스스로 할 수 있고, 되어야 하고, 그래야 마땅한 많은 소망과 환상 그리고 꿈을 포기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당장 자신과 화해해야 한다. -339쪽

누군가가 내게 보낸 신뢰를 느낄 때, 누군가의 사랑과 존중을 느낄 때 나는 내 자신이 치유된다는 걸 안다. 누군가 내게 "당신이란 사람이 있어서,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라고 말해주는 것이 치유이다. 누군가 내 어깨를 토닥이고 손을 잡아주는 것, 그것이 치유이다. 경험상, 옆에 있어주는 것은 그 어떤 말보다 더 큰 치유가 된다. -3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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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눈이 내리면서 점점 깊어만 간다. 흰눈은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상을 아닌 척, 못 본척하게 만든다. 작가 정이현은 깜찍하고 예쁘다. 글도 사람도 예쁘다. 안도현이 노트에 베낀 시집에서는 사진을 꼭 봐야 한다. 흑백사진에서 우리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 글보다는 사진이 더 감명깊다. 지금 이시간에 눈내리는 밤에 보면 딱이다.   

 

May your Christmas be merry and happ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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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 / 이가서 / 2006년 6월
품절


어찌 밥그릇의 밑바닥뿐이랴. 쌀통의 밑바닥, 술잔의 밑바닥, 은행 통장의 밑바닥, 주가의 밑바닥, 경제의 밑바닥, 인생의 밑바닥, 사랑의 밑바닥, 생명의 밑바닥, 죽음의 밑바닥, 존재의 밑바닥...... 무엇이든 그 밑바닥에 닿아보지 않고는 무엇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가 없다.-19쪽

삶이란 새떼처럼 서로 부딪치기도 하는 것, 부딪친 뒤에는 서로를 관통하는 것, 관통했으나 구멍 나지 않는 것, 굳이 말하자면 '공'의 세계가 아닐까. 당신, 이 시를 읽으며 반야바라밀다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의미를 떠올려 봐도 좋겠다.-59쪽

고난을 온몸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는 대상의 배경까지도 혹은 그 미움까지도 사랑하는 것이니까.-80쪽

......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 있다면
끓어올라 넘치더라도 부끄럽지도
쑥스럽지도 않은 세상이라면
그런 세상은 참 얼마나 아름다우랴

-'물 끓이기' 중에서-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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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거짓말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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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이도 게으름이나 거짓말 같은 사회 부적응자의 징후들을 부모는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또래 아이들에 비해 언어 구사력이 뛰어난 편이라는 것을 자랑흐러워했을 가능성이 높다. -41쪽

한때 가까웠던 누군가와 멀어지게 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어른이 된 다음에는 특히 그렇다.-63쪽

-사랑한다고 해서, 다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야.

......

-만나지 못한다고 해서, 볼 수 없는 건 아니야.-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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