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 / 이가서 / 2006년 6월
품절


어찌 밥그릇의 밑바닥뿐이랴. 쌀통의 밑바닥, 술잔의 밑바닥, 은행 통장의 밑바닥, 주가의 밑바닥, 경제의 밑바닥, 인생의 밑바닥, 사랑의 밑바닥, 생명의 밑바닥, 죽음의 밑바닥, 존재의 밑바닥...... 무엇이든 그 밑바닥에 닿아보지 않고는 무엇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가 없다.-19쪽

삶이란 새떼처럼 서로 부딪치기도 하는 것, 부딪친 뒤에는 서로를 관통하는 것, 관통했으나 구멍 나지 않는 것, 굳이 말하자면 '공'의 세계가 아닐까. 당신, 이 시를 읽으며 반야바라밀다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의미를 떠올려 봐도 좋겠다.-59쪽

고난을 온몸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는 대상의 배경까지도 혹은 그 미움까지도 사랑하는 것이니까.-80쪽

......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 있다면
끓어올라 넘치더라도 부끄럽지도
쑥스럽지도 않은 세상이라면
그런 세상은 참 얼마나 아름다우랴

-'물 끓이기' 중에서-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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