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의 삶과 시가 들어 있는 책. 한때 접시꽃 당신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 후 오해를 샀던, 그 이유가 모두 들어있었다. 그래서 말을 하든지, 글을 쓰든지 뭔가로든 남겨야 한다. 그러나 이미 생긴 오해는 한참을 지나야만 이해할 수 있다.
비가 왔다. 오가는 길이 멀었다. 옆차선의 차가 내게로 미끄러져 왔다. 아뿔싸, 한참을 추운데 떨며 서 있었다. 그냥가면 될 거 같은데. 이미 녹슬어 오래된 긁힌 자국까지 지금 생겼단다. 조금 지나서는 그건 아니고 이쪽이란다. 이말과 저말을 바꾸어 가며하더니, 경찰서 가자 하니, 그제야 꺽인다. 이상한 사람이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더니, 뻔히 잘못한 걸 알면서 시침을 떼다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느리게 왔으니 망정이지. 목덜미라도 잡고 내려야 할까, 그저께 삔 발목을 디밀어야 했던 걸까. 이미 알고 있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건 아무리 소리쳐도 안된다. 오해의 여지가 없다.
오해와 이해. 꽃은 비에 젖지만 향기는 젖지 않는다. 아무리 예쁜 보자기에 생선을 쌌더라도 냄새는 숨길 수 없다.
기분나쁘다. 분명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을거다. 생각하니, 화난다.
주차하고 아메리카노와 핫도그를 샀다. 얼마 이상되니 뽑기한장을 줬다. 핫도그와 콜라가 당첨되었다. 금새, 기분이 좋아진다. 비오는 날은 내가 좋아하는 날이다. 내 특별히 용서하고 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