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이 감정소모를 많이 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쓸데없는 일은 없고, 다 이유가 있는 일이였다. 지나 놓고 보면 알수 있는 게 너무 많다. 원래 그러한 사람이고, 그러한데, 그걸 자꾸 바꾸려 했고, 바꿔주길 원했다. 그러나 바라는 것과 반응이 한결같이 어긋났다. 동상이몽. 동문서답. 순전히 나의 문제라고 하기엔 섭섭함이 지나쳐 자꾸 화가 났다. 어쩔 수 없는 상황과 대상에게까지 화를 내고 있다. 멈추면 될 걸, 바보가 틀림없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글쓰기를 권하는 작가, 김연수,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자신의 모습이 달라진단다. 과연 지금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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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낸 순간 : 소설 - 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 우리가 보낸 순간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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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이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충분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은 3D 업종이에요. 30분에 한 번씩 먹이를 주는 일과 같아요. 사랑하듯이 우리가 공부하거나 일햇다면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만약 사랑하는 게 죽을 만큼 힘들다면, 그건 제대로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죽는 일은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대부분 노인을 죽지, 연인으로 죽진 않으니까. 차라리 나중에 후회하면서 눈물 쏟지 말고 30분에 한 번씩 먹이를 주는 게 좋을 겁니다. -27쪽

아마도 살아가면서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가장 놀라운 찬사는 "내 옆에는 네가 있어"라는 말이 아닐까요.-34쪽

우리 인생보다 더 오래가는 고통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사랑했던 순간의, 또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은 영원히 우리 안에 남는다는 점이죠. 그런 까달게 때로는 그게 훨씬 더 고통스럽기도 해요. -45쪽

뭔가가 우리를 막아설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그걸 뚫고 지나가는 일입니다. 계속 달리세요. 끝까지. 멈추지 말고. 계속 움직이세요.-109쪽

그제야 나와 그, 그리고 소년이 왜 이곳에 있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우리는 기억 속으로는 걸을 수 없다. 그러나 그 기억을 간직한 길 속으로는 걸을 수 있다. 나는 질투를 멈추고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는 어느 순간 무척 슬펐을 것이다. 넓은 줄만 알았던 골목길이 좁아 보이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어른이 되니까. 어른에게만 시간이 빠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어린아이처럼 많이 걷고 달리지 않게 때문이다. 걷지 않으니 추억이 없고 그래서 늙는 것이다. -148쪽

아름다움이란, 단지 균형이나 청결함이나 향기가 아니라 미래와 관계있는 것이고 밝음, 희망 같은 것과 관계된 것인지 모른다. 흉한 것은 퇴행과 정지와 무지와 태만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추한지도 모른다. 보다 진보적인 것, 미래적인 것, 과학적인 것, 말하자면 진화를 암시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157-158쪽

"기억하는 일은 왜 중요해요?"
"그것을 잘 떠나보내기 위해서지. 잘 떠나보낸 뒤 마음속에 살게 하기 위해서다."
나는 여전히 할아버지 말을 잘 이해할 수 없어 다시, 다른 방식으로 물어보았다. 기억하는 일이 힘들고 따가워도 기억해야 하는지.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천천히 오래 고개를 끄덕이면서 할아버지가 기증한 물건들이 전시된 방을 바라보았다.
"나도 기억하는 방법을 몰리서 저 물건들을 오래 붙잡고 있었다. 내 인생을 낡은 물건들을 쌓아두는 창고로 만든 셈이지. 잘 떠나보내고서 기억하고 있으면 되는 걸."
잘 떠나보낸 뒤 기억하기. 나는 그 말을 잊지 않기 위해 입안에서 반복했다. -171쪽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들 지지 마시길. 비에도 지지 말고, 바람에도 지지 말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으로 사시길. 다른 모든 일에는 영악해지더라도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 앞에서는 한없이 순진해지시길. 지난 일 년 동안, 수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결국 우리는 여전히 우리라는 것. 나는 변해서 다시 내가 된다는 것. 비에도 지지 말고, 바람에도 지지 말자는 말은 결국 그런 뜻이라는 것. 우리는 변하고 변해서 끝내 다시 우리가 되리라는 것. -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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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도 따라오는 일때문에 한주가 무지 길고 힘들었디. 세찬 바람이 불었어도. 비가 왔어도. 내 마음의 바람은 따라오지 못할거다... 운전할 힘조차 없었다. 천천히 걸어다녔다... 나에게도 우렁각시가 있다면, 누군가가 대신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결국 나의 입과 손과 발이 움직여서 팔월을 마무리했다... 휴유~ 눈물이 고인다. 아닌척한다.

눈물을 닦아 줄 그림이라니, 차라리 내가 그림이 되어 눈물을 닦아 줘야 할 판이였다. 좋은 말을 아무리 해도, 함께 있어도 내 눈물은 내가 닦아야 했다. 아무도 손수건조차 내밀지 않았다.  그런데도 '괜찮아'하고 있다.     

 빈센트반고흐, [슬픔], 1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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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눈물을 닦다 - 위로하는 그림 읽기, 치유하는 삶 읽기
조이한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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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봄은 오해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눈을 통해 타인을 알고자 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서로를 영원히 알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44쪽

사랑할 때 우리는 상대방이 아닌 상대의 눈에 비친 나와 사랑에 빠진다. 자기에게 부족한 사람은 자신을 아름답게 비춰주고 사랑해 줄 사람을 찾아 끊임없이 헤맨다.-71쪽

사랑은 오해다. 동시에 사랑은 상상력이다. 연인들은 불완전한 상대를 앞에 두고 완전한 서로의 모습을 상상한다. 상상력이 있기에 우리는 사랑을 할 수 있다.-79쪽

연인들은 꿈꾼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시간을 살고, 슬픔과 기쁨을 공유하고, 그 사람과 하나가 되기를. 그러나 서글프게도 똑같이 가는 듯 보이던 두 개의 시곗바늘은 어느 순간 어긋나기 시작한다. -100쪽

사랑했던 사람이 떠난 빈자리만큼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어쩌면 그 사람이 사라졌기에 나는 그를 더욱 소중하게 기억하는지도 모른다. 그가 사라졌기에 우리의 사랑은 더욱 완전해졌는지도 모른다.-106쪽

그리고 틀림없이 슬픔을 이겨 낼 것이다. 1년이나 5년 위데. 그러나 기차가 굴속을 빠져나와 태양이 빛나는 초원지대를 지나 빠르게 덜컹거리며 영국 해협으로 내려가듯 그렇게 당신이 슬픔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아니다. 갈매기가 기름투성이 물에서 빠져나오듯 당신은 슬픔에서 빠져나온다. 당신에게는 일생 동안 온몸에 타르를 칠하고 새털을 붙여 달고 돌아다니는 것과 같은 아픔이 남는다. -120쪽

"누구나 사랑을 원하면서도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까닭은, 서로가 서로의 불 꺼진 모습만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172쪽

가까이 있는 듯 보이지만 손을 뻗으면 닿지 않는 존재들이 있다. 이루기 힘든 꿈, 사랑하지만 가질 수 없는 사람... 다가갈수록 아득하게 멀어진다. 사다리를 놓아서 너에게로 갈 수 있다면.-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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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비가 오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  '최재천 스타일'과 '이별하는 골짜기'를 읽었다. 소소한 일상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그러면서 버릴 것과 간직할 것을 잘 구분하기... 그러나 빠름이 최선이고 일회성으로 버리기에 바쁘고 잊혀져가는 순간들로 넘쳐 있다. 현재에서 누구는 잊지 못하는 과거에 고착되어 있고, 누구는 금방이라도 잊혀지고 잊는 찰라로 살고 있다. 그 어떤 스타일도 제각각이다. 나의 스타일이라고 하면서 타인의 스타일을 함부로 매도하고 무시한 적이 많았다. 나의 욕구와 상충되었을 때 특히 그러했다. 경계선을 찾는 것, 긴 촉수를 가지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적절한 선에서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경계선 쯤에서 마주하고 싶다. 그러나 대부분 너무 멀리있거나 가까이에 있으려 한다. 특히 내가 원하는 이는 너무 멀리 있다. 그만큼 허용하고 배려를 하는데도, 각자의 배려가 다르니까. 동일한 사물을 보고도 우린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으니까. 더더구나 동일한 행동을 함께 하고 있어도 동상이몽이랄까... 그게 스타일이다. 그 스타일이 누구에게나 용인된다면 이렇게 공인된 글 속에서 만날 수 있는걸까... 용인된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사회적으로 대다수의 일반인들이 동의한 내용이라는 의미일까... 특정한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일일까... 암튼, 좀 더 생각해 볼일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이별하는 골짜기는 하나씩 있을 것이다. 아님 긴 세월을 무사히(?) 살아내지 못할테니까. 잊을 수 있다면 최대한 빨리 잊을 것, 그게 최상의 선택이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잊어야 하는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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