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봄은 오해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눈을 통해 타인을 알고자 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서로를 영원히 알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44쪽
사랑할 때 우리는 상대방이 아닌 상대의 눈에 비친 나와 사랑에 빠진다. 자기에게 부족한 사람은 자신을 아름답게 비춰주고 사랑해 줄 사람을 찾아 끊임없이 헤맨다.-71쪽
사랑은 오해다. 동시에 사랑은 상상력이다. 연인들은 불완전한 상대를 앞에 두고 완전한 서로의 모습을 상상한다. 상상력이 있기에 우리는 사랑을 할 수 있다.-79쪽
연인들은 꿈꾼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시간을 살고, 슬픔과 기쁨을 공유하고, 그 사람과 하나가 되기를. 그러나 서글프게도 똑같이 가는 듯 보이던 두 개의 시곗바늘은 어느 순간 어긋나기 시작한다. -100쪽
사랑했던 사람이 떠난 빈자리만큼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어쩌면 그 사람이 사라졌기에 나는 그를 더욱 소중하게 기억하는지도 모른다. 그가 사라졌기에 우리의 사랑은 더욱 완전해졌는지도 모른다.-106쪽
그리고 틀림없이 슬픔을 이겨 낼 것이다. 1년이나 5년 위데. 그러나 기차가 굴속을 빠져나와 태양이 빛나는 초원지대를 지나 빠르게 덜컹거리며 영국 해협으로 내려가듯 그렇게 당신이 슬픔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아니다. 갈매기가 기름투성이 물에서 빠져나오듯 당신은 슬픔에서 빠져나온다. 당신에게는 일생 동안 온몸에 타르를 칠하고 새털을 붙여 달고 돌아다니는 것과 같은 아픔이 남는다. -120쪽
"누구나 사랑을 원하면서도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까닭은, 서로가 서로의 불 꺼진 모습만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172쪽
가까이 있는 듯 보이지만 손을 뻗으면 닿지 않는 존재들이 있다. 이루기 힘든 꿈, 사랑하지만 가질 수 없는 사람... 다가갈수록 아득하게 멀어진다. 사다리를 놓아서 너에게로 갈 수 있다면.-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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