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환경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새학기다. 몇년간 학교장면을 떠나 있다가 다시 돌아왔다. 힘들었던 그 시기를 아무도 토닥해 주지 않아, 아니 흡족할 만큼 위로해 주지 않아, 서운함과 섭섭함까지 넘쳤다. 지저분한 공간을 청소하고 감기까지, 낯선환경에서 몸이 먼저 알아차렸다. '좋은 이별'은 순전히 나를 위해 읽은 글이다. 마음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기, 긍정적으로 몰아가기, 생산적으로 표현하기, 지금 나의 감정에 집중하기,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정확하게 표현하기, 아닌척 하지 않기, 슬픔과 같이 살아가기, 나만의 이야기 쓰기, 내면에 집중하기, 등등...

-테라로사가서 커피 마시고, 두물머리를 다녀왔다. 북한강 남한강, 강물은 아래로 깊게 흐르고 있었다. 그까짓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와 아픔은 경계선 언저리까지 밀려가 있었다. 새살이 돋고 있었다. 

-매일은 무언가를 떠나보내고 새롭게 맞이하면서 시작한다. 과거의 시간과 사람은 슬픔과 머물수 밖에 없다. 슬픔을 잘 보내고, 더 이상 내것이 아닌 것을 잘 담아 내는 것, 좋은 이별을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심리 에세이, 개정판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4월
장바구니담기


애도 작업은 내면에서 작동하는 낡은 삶의 플롯, 어린 시절에 머물고 있는 내면의 자기를 함께 떠나보내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치유과 성장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애도 작업을 잘 이행하면 자기 자신을 잘 알아보게 되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게 된다. -50쪽

사랑의 대상을 잃은 박탈감과, 사랑의 대상은 존재하는데 그에게서 사랑받지 못하거나 학대당하는 결핍감 중 어느 쪽이 더 고통스러울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박탈은 대상을 포기할 수 있지만 영원한 절망이 따르고, 결핍은 포기할 수 없는 기대감으로 인해 거듭 분노가 증폭되지 않을까 싶다. 어느 쪽도 나쁘기는 마찬가지지만.-95쪽

아름다움과 멜랑콜리가 연결되는 지점에 바로 상실과 애도가 존재한다. 상실은 대상을 미화, 이상화할 뿐 아니라 대상과 무관하더라도 '아름다움' 그 자체를 탐닉하게 한다. 우울증을 베일이나 장신구처럼 자신을 치장하는 요소로 사용하는 여성들처럼, 상실을 아름다움으로 변형하여 살아갈 힘을 만들어 낸다. -125쪽

멀리 떠나는 사람들은 먼 길을 돌아와서야 비로소 알아차린다. 그렇게 해도 마음의 문제, 삶의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툭하면 꿈꾸는 유토피아나 무릉도원, 이니스프리 호수는 그저 환상의 공간일 뿐이라는 것을. -157쪽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거두어 온 리비도는 내면에 간직된 상태에서 스스로 증식하는 힘이 있다. 그리하여 그것은 과장되고 과잉되게 흘러넘치는 상태가 되기 쉽다. 조증(manic)이라고 번역되는 그 심리 상태는 어떤 감정이든 과도하게 팽창되는 상태를 말한다. 쉽게 진정되지 않는 감정의 폭발, 혹은 에너지 과잉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불안감이든, 나르시시즘이든, 행복감이든 보통의 경우보다 높은 상태로 오래 지속된다면 그것이 조증이다. -188쪽

애도 작업의 핵심은 슬퍼하기이다. 우리는 슬퍼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이 딱딱해지고, 몸이 아프고, 삶이 방향 없이 표류하게 된다. 지금까지 열거된 다양한 증상들, 그리고 우울증조차 제대로 슬퍼하지 못해 생긴 결과이며, 슬픔의 왜곡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울 수만 있다면 마음의 병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뒤늦게라도 울음이 터져 나오는 바로 그 순간부터 마음이 회복되고 있다는 뜻이다. -22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출장길을 오가며 읽은 글이다.

어디선가, 언젠가 읽은 글 같다.

마음에 위안을 주는 그림이나 그 무엇이 하나 있다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거다.

다음 주에는 새로운 곳으로 간다.

매 순간 정리하면서 살은 거 같은데도, 작은 가방 두개 정도의 책과 물건들이 있다.

컴도 정리했다.

몸도, 마음도, 정리정리한다.

오십이 넘은 여자는 무엇을 사랑하게 되고 무엇이 마음을 아프게 할까... 미지근하고, 뜨뜻한 미열정도의 감흥, 더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그런 나이가 되었다.

임상심리사 공부를 시작하고, 피아노를 다시 연습하고, 자전거를 열심히 탈거다. 참, 영어공부도 다시 시작할거다. 또 한국사도 공부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림이 그녀에게 - 서른, 일하는 여자의 그림공감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11월
장바구니담기


"물 마셔, 너 물 좋아하잖아"라는 말에는 초콜릿이나 딸기 따위를 권하는 말은 범절할 수 없는 힘이 있다. 내가 물을 좋아한다는 것을 나는 사람은, 그 사실을 내가 말로 제공해준 정보로 파악한 게 아니라 내가 늘 물병을 끼고 다닌다는 걸 아는 사람이다. 오랫동안 나를 지켜봐온 사람, 내게 주의 깊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 정말로 나를 잘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84쪽

나는 우울할 때면 그림을 본다. 무작정 화집을 넘기기도 하고, 그림들이 잔뜩 있는 웹사이트를 뒤지면서 이거저것 키워드를 집어넣어 그림을 찾아보기도 한다. 그렇게 알게 된 그림들을 기억해 놓았다가, 우울한 순간이 다가오면 마음속에서 꺼내 떠올려 본다. 그런 식으로 내 마음속에는 '나마의 미술과'이 조금씩 만들어졌다. -140쪽

내가 원했던 휴가는 그런 게 아니었다. 맑은 물 위에 떨어뜨린 한 방울 잉크처럼 마음껏 풀어지면서 몸과 마음의 긴장을 늦추고 싶었는데 이번 휴가도 결국은 행사 치르듯 좇기며 보내버린 것만 같아 아쉽다. 마티스의 파랑 같은 휴가를 보내고 싶다. -208쪽

나는 사람 만나는 걸 싫어하지만 타인의 삶과 마주침으로써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순간은 좋아한다. 그 순간 내가 겪는 내면의 변화를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기사를 쓴다. -21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제 한주만 지나면 새로운 곳으로 간다. 십여년 만에 복귀다.

이곳의 사람도, 시간도, 공간도 아듀다. 회.자.정.리.

아울러 내가 준 상처도, 내가 받은 상처도 바이바이다.

더 이상 상처를 주는 관계는 맺고 싶지 않다. 거리를 두고 지낼 거다. 담담하게.

새로운 곳은 낯설다. 또한 설렌다.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말, '수고했어! 토닥토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