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울어도 되는 밤
헨 킴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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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성경, 마태복음 5장 4절.


 간단한 그림일지라도 그리거나, 보면서 큰 위로를 받고는 해요. 또 짧은 글일지라도 몇 자를 쓰거나, 보면서 많은 위로를 받기도 하고요. 마치 슬플 때, 밤에 실컷 운 것 같은 위로를 받아요. 그림과 글이 위로의 눈물이 된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 애통해하기도 하는 저. 그런 저에게 위로의 손길을 주는 그림과 글. 언제나 감사하게 되더라고요.

 

 

bed for crying


괜찮아

눈물에 잠겨도 돼 -(20~21쪽)

 

 

everybody hurts


누구나 상처가 있지 -(68~69쪽)


'밤이 되길 기다렸어
너와 나
GOOD NIGHT
SUNDAY MOOD'


 이렇게 네 묶음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위로라는 커다란 묶음 안의 네 묶음이에요. 그 하나하나가 흑과 백의 조화를 이루며, 몽환적이고 재치 있는 그림과 글이 되네요. 눈물에 잠겨도 괜찮다고 하면서, 침대에 고인 눈물에 잠겨 있는 여성. 또, 누구나 상처가 있다고 하면서, 반창고를 몸에 붙인 여성. 슬픔의 이해를 배경으로 그려지고, 쓰여진 것 같아요.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 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이정하,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중에서


 '함께 걸어 줄 누군가' 같은 그림과 글.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같은 그림과 글. 지은이가 '실컷 울고 싶은 밤'이 있었기에 '실컷 울어도 되는 밤'이 나온 것 같아요. 지은이의 그런 이해가 있었기에 우리가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그렇게 이 단순한 그림과 글이 우리에게 우아함이 되네요. 그 우아함이 위로를 주고요.


 단순한 그림과 글이 모인 이 책에서 위로를 받으며, 쉬게 되는 책이에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인 우리들이 쉬게 되는 책이지요. 그 쉼에 감사하게 되네요.




덧붙이는 말.


 저자인 헨 킴의 개인전 '미지에서의 여름' (2017 7/29~10/1)이 대림미술관 구슬모아당구장(서울 한남동)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북폴리오 2017 하반기 서포터즈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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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사회 - 증오는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
카롤린 엠케 지음, 정지인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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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때, 한 아이가 인도네시아에서 살다가 저희 반으로 온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그리고 종례 시간, 담임 선생님의 말씀으로 사실로 확인됐지요. 그러자 몇 아이들은 인도네시아어를 하는 토인(土人)이 오는 거 아니냐며 호들갑을 피웠어요. 단지 인도네시아에서 몇 년 살고 온다는 것만으로 그를 우리와 다른 눈으로 보려고 했었지요. 더 나아가 증오와 혐오를 했을지도 모르고요. 그런데 며칠 후, 그 아이가 저희 반으로 왔어요. 우리와 다르지 않더라고요. 아버지께서 인도네시아에서 근무를 하게 되어, 몇 년 생활했다는 그 아이. 능숙하게 우리말을 할 줄 알더라고요. 게다가 그곳에서 외국인 학교에 다녔다고 했어요. 그래서 유창하게 영어를 할 줄 알았고요. 학교 성적도 좋았어요. 성격도 좋았고요. 얼굴도 한국인의 얼굴이었고요. 그 아이는 그렇게 우리와 어울릴 수 있었지요. 그런데 전학을 오는 아이가 인도네시아 아이였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달랐을 거예요. 


 '한 번도 멸시당해본 적 없는 사람, 한 번도 사회적 경멸에 맞서 방어할 필요를 느낀 적이 없는 사람, 보이지 않는 존재 또는 괴물 같은 존재로 만드는 틀에 갇혀본 적 없는 사람은 모욕당하거나 상처를 입는 순간에도 '분노한' 사람이나 '유머감각 없는' 사람, '탐욕스러운' 사람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아무렇지 않게 유쾌한 척 고마워하는 척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1장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중에서 (123~124쪽)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카롤린 엠케는 말해요. 증오, 혐오에 대해서요. 증오와 혐오를 당하는 사람의 아픔을 이야기해요. 성소수자인 자신의 경험도 담겨 있겠지요. 


 '증오와 순수의 광신주의에 맞서려면 시민사회와 시민들이 나서서 배제와 포함의 기술들에, 어떤 사람은 보이게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보이지 않게 만드는 인식의 틀에, 개인을 집단을 대표하는 표본으로만 보는 시선의 체제들에 저항해야 한다. 모든 사소하고 저열한 형태의 멸시와 굴욕에 용기 있게 이의를 제기해야 할 뿐 아니라, 배제된 이들을 지원하고 연대할 수 있는 법률과 실천도 필요하다. 그밖에 다른 관점들과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인식시킬 수 있는 다른 서사들도 필요하다. 증오의 틀을 무너뜨려야만, "전에는 서로 다른 것들만 보였던 곳에서 비슷한 것들을 발견할" 때에만 공감이 생겨날 수 있다.' -「3장 ‘순수하지 않는 것에 대한 찬미’」중에서 (218쪽)


 동질성, 본연성, 순수성을 내세우며, 다름을 멀리하려는 사람들의 얼굴을 지은이는 그리고 있어요. 매우 사실적으로 자세히 그리고 있어요. 다르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안에서 비슷한 것을 보며, 공감할 수 있다면 함께 할 수 있지요. 다양함이 함께 하는 곳에는 건강함이 있을 거고요. 그렇게 하기 위해 맞서야겠고요. 


'혐오와 증오에 맞서 싸운다는 것은 단지 그것을 추악한 것으로 규정하고 배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만들고 키워낸 불평등과 차별에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혐오사회'는 그 쉽지 않은 싸움을 위한 좋은 야전교범이다.' -「추천의 말 ‘혐오의 시대를 종횡무진하는 날카로운 시대진단’」중에서 (16쪽) 


 추천의 말에서 박권일(저널리스트, '지금, 여기의 극우주의', '88만 원 세대' 저자)이 한 말이에요. 또, 추천의 말에서 이 책의 장점을 집중력, 통찰력, 균형 감각이라고 하고요. 그리고 이런 말도 하지요. '이 책에서 혐오는 때로 '증오'로 표기되고, 맥락에 따라서 '분노'나 '멸시'로 대체되기도 한다. 엄밀히 따지면 서로 구별되는 상이한 감정들이다. 그러나 관건은 나타나는 감정이 혐오인가 증오인가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라 실제로 사회에서 '차별'이 발생하는가 여부다'라고요. 그의 시선에 저도 함께 해요. 다만, 저에게 이 책이 쉽지만은 않았지만요.  


헌법 제1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재판소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은 … 법의 적용인 입법에 있어서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실질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경우에 한하여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1999.7.22. 98헌바14)"

 우리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은 상대적, 실질적 평등이지요. 즉 평등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을 했지요. 자의적으로 했어요. 그들에게서 우리와 다른 것들만 보며, 그들의 눈높이와 함께 하지 않았지요.  


 '증오의 손아귀에 사로잡혀 그 속에 홀로 남겨진 사람들은 … "바닥 모를 깊은 수렁에 빠졌다"고 느낄 것이다. 그들에게는 딛고 설 바닥이 없다. … 모든 이가 딛고 설 수 있는 튼튼한 지반을 닦아놓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머리말 ‘혐오와 증오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중에서 (28쪽)


 차별이 있어 증오를 받은 사람들. 작가의 머리말에서 강하게 말한 것처럼 수렁에 빠진 그들이 딛고 설 수 있는 튼튼한 지반을 닦아놓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하면서요. 


 이 책 '혐오사회'는요. 제게 느낌표 같은 책이에요. 차별로 태어난 증오와 혐오에 대한 느낌표요. 그에 맞서서 나아가게 하는 느낌표예요. 이 느낌표를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싶네요. 





나나흰 6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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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10 1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주디스 버틀러의 <혐오 발언>보다 읽기 쉬울 거라 믿습니다. ^^

사과나비🍎 2017-08-14 01:12   좋아요 0 | URL
아, 제가 댓글을 이제서야 봤네요~^^; 너무 늦은 답글 죄송해요~^^; 아, 제가 주디스 버틀러의 <혐오 발언>이라는 책을 안 읽어 봐서요~^^; 그나저나 cyrus님은 무슨 책이든 쉽게 읽으실 것 같은데요~^^;
 
개들이 식사할 시간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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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쿤1 여름날에는 오싹한 것을 찾기도 하잖아요. '환상 특급2', '기묘한 이야기3', '전설의 고향4' 등을 아시는지요? 저는 어릴 적에 보면서, 무서울 때는 이불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지요. 낮의 더위에, 열대야에 지친 우리 가족에게 서늘함을 주는 시간이었어요. '삼복지간에는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다'라는 속담도 있잖아요. 그 삼복지간에 더위를 잊게 해주는 시간이었지요. 특히 구미호5 이야기는 여름철에 단골손님으로 오는 서늘함이었고요. 그리고 강지영의 소설, '개들이 식사할 시간'도 저에게 서늘하게 다가오네요.


 '"사람 병신 되는 거 참 한순간이에요. 동네서 낡아 떨어진 자전거 한 대만 없어져도 사람들 눈이 어떤 줄 알아요? 저 새끼, 사람 죽인 놈, 전과 있는 놈, 저놈이 가져다 팔아먹었겠지. 딱 그거라니까요. 내가 지들보다 돈 잘 버는 건 안중에도 없어요. 입이 근질거릴 때마다 씹을 게 필요한데, 마침 개만도 못한 내가 한마을에 사는 거라. 얼마나 편리하겠어요. 뭐든 나한테 뒤집어씌우면 그만이잖아요.(……)"' -'개들이 식사할 시간' 중에서 (36쪽).


 '"하고많은 개들 중에 왜 이놈만 살아남았는지 알아요? 이놈은 지가 개새끼인 걸 너무 잘 알아요. 사람 새끼인 척 아양 떨면서 손바닥 핥는 다른 놈들하곤 질적으로 다르더라니까요. 곧 죽게 생긴 놈이 배고프다고 지 마누라 노릇하던 암컷도 잡아먹은 놈이에요. 개가 개같이 굴어야지 정승처럼 굴면 그것도 참 숭해요. 난 그래서 이놈이 좋아요."' -'개들이 식사할 시간' 중에서 (40쪽).


 이 소설의 첫 단편, '개들이 식사할 시간' 안으로 들어가요. 어머니의 부고로 고향에 가는 이강형. 그는 아버지 사후에 어머니의 동거인이 된 이창갑을 만나요. 아버지의 술친구였던 그. 이강형에게는 '장갑 아저씨'로 기억되지요. 아버지의 폭로. 이강형이 어린 시절에 한 도둑질과 거짓말. 그것들로 이창갑은 마을 안에서 홀로 나락에 떨어진 사람이 되지요. 이강형은 잊었다가 다시 기억하게 되고요. 그리고 지금, 이창갑의 앙갚음을 당하네요. 어린 시절의 잘못과 잊음. 그리고 앙갚음. 또, 마을 사람들의 비정함. 이 단편은 그것들을 이야기해요.


 '"어떤 해파리는 영원히 살 수 있대. 살다 싫증이 나면 우산처럼 몸을 접고 바위에 딱 달라붙어버린다지. 거기서 잠깐만 웅크리고 있으면 다시 젊어지는 기적을 일어난대.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나도 몰라. 세상 모든 일에 이유가 따라붙는 건 아니잖아. 중요한 건 걔들은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생체시계를 되돌릴 수 있다는 거야. 영원히 죽지 않는 해파리한테 가장 소중한 건 뭐라고 생각해? 먹이나 애인? 동료나 가족? 어쩌면 필요할 때 달라붙을 수 있는 바위가 아닐까."' -'스틸레토' 중에서 (123쪽).


 '해파리가 끝없이 재생하는 데 가장 필요한 건 바위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들의 연막 아래에서 먹이를 구하는 물고기들. 대를 이어 아주 천천히 해파리 독에 면역을 쌓아온 어떤 이들. 그들의 생존욕구가 해파리의 재생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스틸레토' 중에서 (128쪽).


 '스틸레토'라는 단편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해요. 해파리처럼 영원을 사는 혜림. 해파리의 바위처럼 혜림의 사람은 영원을 살게 하지요. 혜림은 사람에게 기생해요. 혜림의 바위였던 나. 이제 다른 바위에 혜림을 양도해야 해요. 그런데, 혜림에게 아들 규석을 바위로 넘겨주지 않으려는 나. 그리고 혜림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들. 그들의 비정한 얼굴도 그리고 있어요.


 '『개들이 식사할 시간』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강지영 작가의 이야기 골격은 그렇게 낯선 것이 아니다. 일종의 우화나 환상적 기법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현실을 조금씩 낯설게 보여주는 이러한 수법은 2000년대 이후로 다양한 작가들에 의해 활용된 것이며, 장르문학의 문법에 있어서도 그렇게 새롭지 않다. 그럼에도 일련의 소설들에서 드러나는 이야기의 힘은 그러한 수법을 비틀어 보다 강한 놀라움을 주는 방식에 있다.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서 '비밀'을 깔아두고 서스펜스를 유발하는 데 충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기대 이상의 전개를 통해 놀라움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다소 비극적인 결말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무정한 인간에의 발견, 세상에 대한 암울한 인식을 수동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끝맺음'을 넘어서는 돌발성을 통해 독자를 동요시키며 그저 결말에 찬동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해설 '강지영이라는 고유명', 박인성(문학평론가) (294쪽).


 책의 끝에 실린 해설이에요. 비밀과 비정함을 끝맺음의 강한 비틀기로 우리에게 동요와 함께 가져다준다는 설명. 동의해요. 다소 섬뜩한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 '환성 특급', '기묘한 이야기', '전설의 고향' 같아요. 특히 '전설의 고향'의 구미호 이야기 같아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구미호. 이 소설도 아홉 개의 이야기를 갖고 있네요. 그 아홉의 나뉨이 다채로와요. 그러면서, 비밀과 비정함을 담고 있지요. 구미호 이야기에도 비밀과 비정함을 담고 있잖아요. 인간이 되려는 구미호. 그렇지만 마지막에는 비극을 맞이하지요. 또 구미호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비정함도 보이고요. 그런 구미호 이야기 같은 이 소설. 정말 서늘해요. 더위를 잊을 수 있어요. 그런데, 강한 비틀기의 끝맺음이 있는 이 서늘함은요. 저에게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서늘함이네요. 너무 서늘해요. 춥기까지 해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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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하우스프라우>를 읽고 서평을 작성해 주실 분을 모집합니다.




대담한 성() 묘사와 섬세한 심리 묘사가 교차하는 소설!

낯선 나라 스위스에 갇힌 현대판 안나 카레니나





여성의 삶과 내면을 다룬 강렬한 소설 『하우스프라우』 출간


미국의 작가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의 데뷔 소설 『하우스프라우』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지금까지 시인으로만 활동했던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며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의 작품이기도 하다. 제목인 <하우스프라우Hausfrau>는 독일어로 가정주부, 기혼 여성을 뜻한다. 주인공은 스위스인과 결혼해 그곳에서 사는 미국인 안나이다. 우울과 외로움 속에서 안나는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나기 시작한다. 작가는 파국으로 빠져드는 한 여성의 삶과 내면을 탁월하게 묘사했다.


이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현대판 안나 카레니나>로 독자와 평론가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상당히 높은 수위의 성행위 장면 역시 눈에 띄는 특징이지만, 문학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출간 즉시 10여 개 언어로 번역 계약이 이루어졌고, 독일 ․ 프랑스 ․ 이탈리아 등 전 세계 15개국에서 출간되었다. 데뷔 소설로서 흔한 일은 아니다. 단순히 불륜이 소재라서, 또는 노골적이고 선정적이어서가 아니라 대담한 성(性) 묘사에 섬세한 심리 묘사가 어우러졌기에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절묘한 사건들의 배치, 영어와 독일어 단어들을 이용한 세련된 언어유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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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첨자 발표 및 도서 발송: 7월 25일 (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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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스트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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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본드(James Bond)1 이야기들, 제이슨 본 (Jason Bourne)2 이야기들. 애런 크로스(Aaron Cross)3 이야기. 에단 헌트(Ethan Hunt)4 이야기들. 비밀 요원인 그들. 맡겨진 임무를 멋지게 해결하지요. 그들의 이야기에는 끝없는 궁금증, 넘치는 긴장감, 화려한 볼거리, 달콤한 사랑이 잘 녹아들어 있어요. 그렇게 이야기는 저에게 상쾌한 물감으로 다가오고요. 그리고 저도 그 물감에 녹아들지요. 여기, 제가 녹아들 상쾌한 물감이 또 있네요. '케미스트'라는 소설이에요.

 

 '그녀를 잡으러 오는 사람들은 희생자 대신 포식자를 발견하리라. 그녀의 섬세한 함정 뒤에 숨은 독거리를.' -15쪽.

 

 '알렉스는 대상을 다치게 하지 않고 정보를 빼내는 데 최고의 실력자였다.' -56쪽.

 

 이름은 줄리아나. 그렇지만, 알렉스 외 수많은 다른 이름이 있는 여성. 화학자이자, 전직 비밀 요원이지요. 그런데, 국가와 조직으로부터 버림을 받았어요. 자백제를 만들어 테러리스트를 심문하던 일을 6년이나 했었는데요. 이제는 살기 위해 떠돌지요. 3년째예요. 함정을 설치하고, 방독면을 쓰고 자는 줄리아나. 그런데요. 옛 상사인 카스턴으로부터 이메일이 와요. 대니얼이라는 남자에게서 정보를 얻으면 더 이상 쫓지 않겠다는 제안이었지요. 생화학 무기로 테러를 일으킬 사람이라는 그. 보기에 교사인 대니얼 비치. 과연 함정일까요? 아니면, 기회일까요?  

 

 '그녀는 이제 다른 자아, 그 부서에서 ‘케미스트’라 불렀던 자아를 불러냈다. 케미스트는 기계다. 냉혹하고 끈질긴 괴물이 이제 풀려났다. 바라건대 그의 괴물도 나와 주기를.' 107~108쪽.

 

 '"나는 당신에게 끌리는 것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끌린 적이 없었어요. 난 당신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끌렸어요. 이건…… 중력에 대해 읽는 것과 처음으로 낙하하는 것만큼 달라요."' -316쪽.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는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 내 약점이 되어주어서 기뻐요. 고마워요. 당신이 있어서."' -471쪽.

 

 줄리아나는 대니얼을 잡아 심문하는데요. 결국, 서로 사랑하게 되지요. 케빈과 밸은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지게 하고요.

 

노래


술은 입으로 들고

 사랑은 눈으로 든다;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알아야 할 진실은 그것뿐.

 나는 내 입으로 잔을 가져가며

 그대를 바라보고, 한숨 짓는다.


예이츠 (1865~1939)

 

 A DRINKING SONG

 

 Wine comes in at the mouth

 And love comes in at the eyes;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Before we grow old and die.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William Butler Yeats (1865~1939)


'민음사 세계시인선 11 '첫사랑', 민음사, 예이츠 지음, 정현종 옮김'에서

 ​'술은 입으로 들고, 사랑은 눈으로 든다'고 한 시가 있지요. 대니얼에게 자백제는 혈관으로 들었고, 사랑은 눈으로 들었나 봐요. 한숨 짓지 않고, 줄리아나와 예쁜 사랑을 하는 그. 그렇지만, 암살과 배신, 반전과 두뇌 싸움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줄리아나와 함께 소용돌이에 들어가게 되지요. '케미스트'에는 이렇게 사랑 안에 모험이 있어요. 달콤한 사랑 안에 끝없는 궁금증, 넘치는 긴장감, 화려한 볼거리가 녹아들어 있어요. 그래서 '케미스트'만의 색을 가진 상쾌한 물감이 되었고요. 저는 그 상쾌한 물감에 기꺼이 녹아들었네요.

 '트와일라잇'의 작가 스테프니 메이어. 역시 사랑 이야기를 섬세하게 잘 그려요. 길게 그려진 글이지만, 잘 읽혀요. 글솜씨가 있어요. 위의 책 소개 영상(book trailer)에서 액체에 빠르게 녹아드는 것처럼 이 이야기에 빠르게 매혹돼요. 그나저나 책 앞에서 '제이슨 본과 아런 크로스(애런 크로스)에게 바친다'고 헌사했는데요. 본(Bourne) 이야기들의 주인공들이지요.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을 비밀 요원의 이야기였어요. 이 여름에 만난 비밀 요원의 사랑 이야기. '케미스트'는요. 아주 상쾌했어요.  

북폴리오 2017 하반기 서포터즈로서 읽고 씁니다.


  1. 007 이야기들의 주인공.
  2. 본(Bourne) 이야기들 가운데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제이슨 본'의 주인공.
  3. 본(Bourne) 이야기들 가운데 '본 레거시'의 주인공.
  4. 미션 임파서블(Misson: Impossible) 이야기들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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