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주인장 - 작은 공간과 요리 그리고 인생 이야기
김주현 지음 / 넥서스BOOKS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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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회사 생활 힘들면 장사나 한번 해볼까 하는 사람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하는 책입니다. 작은 가게에서 열과 성을 다해서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대접하며 힘든 노동을 묵묵히 견뎌나가는 대단한 분들입니다.

사실 가게를 한다는 것은 생각이상의 노동과 자신의 삶이 가게에 묶이게 된다는 뜻입니다. 하루에 12시간씩 가게를 지키고, 손님을 맞이하고, 청소를 하고, 세금 신고를 하고, 사소한 일부터 엄청 힘든 일까지 하루종일 거기에 메여있게 되죠. 힘들어도 함부로 쉬기도 힘들고, 쉰다고 해도 마음은 언제나 가게에 있죠. 분명히 정기휴일이라고 하는데도 왔다 그냥 갔다는 손님들이 꼭 있고 그런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저희 어머님도 가게를 하셨는데 평생을 단 한번도 마음 편히 쉬어 본적이 없으십니다. 거기다 손님도 사람이니까 오래 만나면 당연히 서로의 삶에 간섭을 하게 됩니다. 이러쿵저러쿵 주인장의 삶에 간섭을 하려고 하죠.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지만 손님의 눈치를 봐야하고, 누가 시켜서 하는 야근은 없지만 스스로 밤을 새워야 하고, 월급 대신 매상을 올리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야 하니 힘들기는 회사 생활이나 자영업이나 마찬가집니다.

그런 힘든 일을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신이 번쩍 들고 반성하는 마음이 듭니다. 참 다들 열심히도 사는구나 싶고요.

큰 돈을 바라는게 아니라며 좋은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면서 하루 종일 서서 음식을 만들고 빵을 굽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참 세상이 좋아 보입니다. 사실 장사란 모 아니면 도인경우가 많아요. 흥하거나 망하는거죠. 딱 이정도면 좋겠어라고 생각해도 그렇게 되기가 힘듭니다. 성공하기 시작하면 초심을 잃기 쉽고 그렇다고 너무 장사가 안되면 망하니까요. 그런데도 자신의 소신과 신념을 묵묵히 지켜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 싶어요.

저는 절대로 이런 삶은 못살지 싶습니다. 첫째로 손님 상대할 자신이 없어요. 그 정도나 되는 노동을 감당할 자신도 없고요. 언제나 게으른 저로써는 이런 부지런한 삶을 보면 언제나 감탄을 합니다. 정말 대단해!!! 하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데는 열정이면 충분하지만 그걸 유지하는데는 열정 이상의 것이 필요하죠. 타오르기는 쉽지만 그걸 유지하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란걸 잘 알거든요.

오늘도 세상의 한 구석에서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땀흘려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이 좀 더 살만한 곳이 되는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한번 가보고 싶은 가게들인데 죄다~~ 서울에 있군요. 한양입성을 꿈꿔본 적은 없지만 이럴때는 약간 슬픕니다. 먼 외국에 대한 책보다 한국에 있는데 못가는 이런 곳들에 대한 책들이 더 아쉬워요. 외국이야 정말 머니 못가도 크게 아쉽지는 않은데 서울 같은 경우는 좀 애매해요. 무리하면 갈수는 있겠지만 일부러 그걸 위해서 가기에는 또 멀거든요. 왔다갔다에 12시간이 걸리는데 주말에 잠깐 가자니 좀 아깝고 그렇다고 아예 휴가지를 서울로 잡기는 좀 애매하죠. 같은 한국의 도심을 보기 위해서 휴가를 잡아서 일부러 가기는 그렇잖아요. 좋은 가게들이긴 한데 이 가게때문에 일부러 그곳을 갈 가치가 있다는 미슐랭의 별 세개짜리 등급의 가게까지는 아니지 싶고. 이런 책들을 볼때마다 부지런히 체크는 해두지만 솔직히 언제나 갈수 있을런지. 아니 그 전에 사라지지나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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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 어느 젊은 시인의 야구 관람기
서효인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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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책은 처음부터 실망할 것을 각오하고 산 책입니다. 다른 리뷰에서 밝혔듯이 저는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같은 맥락에서 시인이 쓰는 글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요. 그렇다면 야구를 무척 좋아하느냐? 전혀요. 구기종목은 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온 나라가 월드컵으로 떠들썩한 시기에도 저희 집에서는 아무도 월드컵을 보지 않았습니다. 관심이 없었거든요. 몸을 움직인다는 자체의 의미에서의 운동을 싫어하는건 아닙니다만 보통의 운동은 거기서 끝나지 않죠. 반드시 승부를 가리거든요. 특히나 구기종목은 다른 종목보다도 상대와의 승패가 아주 중요한 운동입니다. 그러니 그런 운동을 좋아하자면 일정 정도 이상의 승부욕이 필수적인데 전 이런 면이 좀 부족해서요. 운동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승패가 목적이 되는게 싫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승패가 갈리는 종목은 거기에서 초연해지기도 어렵죠.

다만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관심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책으로는 좀 보는 편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다들 이 작은 공에 연연해 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이죠. 야구를 전혀 본 적이 없는건 아닙니다. 라디오 경기도 들어봤고(버스에서), TV중계도 봤으면(회사에서), 실제 경기장에도 가봤습니다(단합회였죠). 하지만 흥미가 없으니까 재미가 없더군요. 오히려 이렇게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재밌습니다. 막 흥분해서 야구란 말이야~~하고 외치는 사람들 이야기요. 야구팬들중에 이런 분들 많아요. 야구를 소재로 소설이나 에세이집 내시는 분들이 계시죠. 야구란 인생이랑 닮았다고 하시면서요. 이상한건요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러지 않으시더라구요. 아마도 축구가 좀 더 호전적인 게임이라서 그런것 같습니다. 야구는 사실 축구만큼 긴박하게 움직이지는 않죠. 중간에 게임이 멈추는 순간도 많고 공수 교대를 위해 쉬는 시간도 많고요. 그러니 생각할 시간이 더 많아서 그런걸까요? 저는 야구의 그런 면이 좋더라구요. 운동치고는 참 천천히 흘러가는 점이요. 그래서 중간중간 생각도 좀 하고 옆 사람한테 설명도 좀 해주고 한 숨도 돌리는 그런 점이 마음에 들어요.

이렇게 시도 별로고 야구도 별로인 저라서 처음부터 책 내용이 썩 마음에 들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가끔 이런 야구책이 나오면 꼭 사보는지라 샀습니다. 야구와 인생을 엮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계신데 주로 삶의 실망스러운 순간을 많이 얘기하시더군요. 시인분들은 대개가 그러신지라 예상은 했습니다. 워낙에 감성이 풍부하신데다 아마도 시인으로 살기에는 현실이 너무 팍팍하다보니 대체적으로 답답한 심정을 많이 토로하시거든요. 단지 그런 답답한 현실을 야구에 빗대어 울고 웃고,그러다 또 야구에 위로받고, 그래도 힘들고 뭐 그렇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담하게 적혀있습니다. 팍팍한 현실을 얘기할때는 같이 답답할수도 있고 야구에 받는 위로가 그렇게 크거나 대단하지는 않으니 더 답답할수도 있는 책입니다. 심히 실망이다 라고 말하기는 뭐한데 선뜻 좋다고 권하기도 그러네요. 딱히 통쾌하거나 크게 위로가 되는 내용이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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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종의 잡학 사전입니다. 알아도 별 쓸모는 없고 몰라도 사는데 하등의 지장이 없는 그런 지식들이죠. 그런데 저는 이런 잡학 사전을 아주 좋아합니다. 알아봤자 어디가서 쓸데도 없다는걸 알지만 많이 읽죠.

예를 들면 조방앞이라는 말이 옛날에 그 자리에 조선방직이라는 큰 회사가 있었는데 그 회사 앞에 있는 골목을 조선방직 앞 골목이라고 불렀고 그걸 줄여서 조방앞이라는 말이 생겼다는 요따구 별 쓸모없는 지식을 읽으면서 좋아라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종류의 잡학 사전들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재미있어 하지만 사실 또 금방 잊어버리는 지식이죠. 지식이란게 실생활에서 쓰지 않으면 금방 잊혀지더라구요.

그래도 제목을 보고 붕어빵에 무슨 족보? 하는 생각에 샀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유쾌하더군요. 음식 하나에도 동,서양의 많은 역사들이 서로 얽히고섥혀있다는게 참 신기하고요. 사소한 음식 하나에 한중일 삼국의 역사가 다 들어가 있는게 참 오래시간 같이 살아온 이웃나라는 이웃나라구나 싶은게 느껴졌는데 그런 세 나라가 이렇게나 사이가 안좋다는것도 좀 슬프더라구요.

사실 우리나라야 대국이라고 중국에 치이고 근대화가 늦어지면서 일본에 치이다보니 두 나라에 대한 감정이 마냥 좋을수 없는게 당연한 일이죠. 이 넓은 세상에서 다 같이 살수도 있는데 욕심은 끝이 없어서 이 땅이 내꺼니 니꺼니 하면서 싸우고...첫째로 중국은 그렇게 땅이 많은데 무슨 땅이 더 갖고 싶은건지 참...

여튼 그건 이 책과는 관계없는 이야기인것이고. 소소한 지식들인데 읽어보면 재미있습니다. 큰 쓸모야 없어도 어디가서 붕어빵의 족보에 대해 아는척 하는것도 재미있을테죠.

우리가 길거리 음식이라고 쉽게 생각하던 음식들이 그렇게 간단한 음식이 아니라는것과 원래는 귀족들이나 먹을수 있는 음식이라는 사실을 알고나면 그 음식들이 그렇게 쉽게 생각되지 않을겁니다. 세상 정말 좋아졌다는 생각에 웬지 모를 뿌듯함도 들테구요.

세상이 어렵다어렵다 노래를 부르는데 이런 책 읽어보면 우리가 참으로 행복한 시대를 살고있다는걸 느낄겁니다. 국수 한그릇이 얼마나 귀한 음식이었는지, 고기 한점 먹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하는 시절이 있었다는걸 알게되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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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세다리스라는 작가분의 책은 너한테 꽃은 나 하나로 족하지 않아라는 책 소개에서 알게된 작가입니다. 제목이 너무 재밌더라구요. 더구나 남자가 남자한테 하는 대사라는게 더 웃겼구요. 일단 한번 마음에 들면 그 작가 책은 다 조사해보고 웬만하면 삽니다. 너무 취향이 아니다 싶은건 안사기도 하는데 이건 에세이집이니까 줄거리가 마음에 안들 이유는 없죠. 그래서 이 작가분의 책 세권을 거의 비슷한 시기에 구입을 했습니다. 그 중 2권을 먼저 보고 남은 한 권을 이제야 찾아서 봤습니다.

이 분의 책은 자전적 에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그 다음이 본인의 과거, 현재의 생활순으로 나옵니다. 다만 문제는요 이 자전적이라는 부분인데요....음....뭐랄까... 주로 자신의 가족과 자신을 약간 비하함으로써 웃기고 있다는 점이죠. 물론 그렇다고 작가분이 정말 자신의 가족을 비웃는건 아닙니다. 가족에 대하 사랑과 믿음이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더구나 형제들이 다들 나름 잘살고있은 마음놓고 비웃을수도 있는 일일테구요.

그런데 저는 이런 분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게 자기 자신이든 자신의 가족이든 설령 싫어하는 사람이든 누군가를 비웃음으로써 웃기는거 별로 안좋아해요. 누군가를 비하한다는건 좀 불쾌하거든요. 코미디에서도 이런 장르가 있긴하죠. 전 물론 이런 종류의 코미디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런걸 글로 보면 좀 더 적나라해요. 직접 보여질때는 그 사람의 말투라든가 상대의 반응의 정도를 바로바로 알수가 있으니까 별로 심하지 않구나 싶은 내용도 글로 보면 더 심해보여요. 더욱이 그 글의 대상인 사람들이 어떤 반응일지를 모르니까 더 그렇구요. 과연 가족들이 이런걸 보면서도 좋아할까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물론 세 권씩이나 냈을때는 가족들이 그다지 상관하지 않으니 가능한 일이긴 하겠지만 전 좀 불편하드라구요.

뮬론 아주 재밌는 부분도 있기는 해요. 프랑스어로 말하기 싫어서 몇년간 프랑스로 휴가를 가서는 집수리만 주구장창 했다는 이야기 같은건 재미있었어요. 남의 나라 말에 대란 두려움이란 누구나 갖고 있구나 싶구요. 뉴욕의 비싼 레스토랑에서 애인이랑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같는데 양은 적고 맛은 없고, 도대체 무슨 요린지도 모르겠다는 부분에서는 절로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넓은 접시에 음식을 무슨 고층빌딩마냥 위로만 쌓는다는 부분은 진짜 웃겼죠. 저도 가끔 그런 생각하거든요. 뭘 저렇게 높이 쌓냐? 저걸 먹으려면 탑부터 쓰러트리고 먹어야겠네 같은 생각. 여러분은 안하세요? 가끔 뭐부터 어떻게 먹어야할지 모르겠다 싶은 데코레이션도 있잖아요. 과연 이 부분은 장식인가 먹는것인가 하는 고민. 여기 이 소스는 찍어먹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그냥 모양으로 한 방울 떨어트려 놓은건가 하는 고민. 이런 내용들은 아주 재미있어요. 근데 나머지 가족에 대한 부분이 마음에 안들어요.

가만히 보니 전 이 작가분이 하는 현재의 자신의 삶에 대한 부분은 재밌어하는데 과거의 자신을 비웃는 부분, 가족에 대한 비하같은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은것 같더군요. 문제는 이야기의 거의 대부분이 그런 내용이라는 거죠. 반쯤은 재미있고 반쯤은 불쾌하고.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책이예요.

사실 첫 권을 읽어보고 다른 두 권을 샀어야 하는건데 일단 지르고 보는 성격이라 한 번에 세 권을 다 질렀는데 첫 권인 코듀로이 재킷과 청바지 그리고 가족 스캔들이 죄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였던거예요. 읽고는 무지 후회했어요. 괜히 읽지도 않고 세 권을 다 샀다고. 시기상으로는 이 책이 그 다음에 해당하고 너한테 꽃은 나하나로 충분하지 않아가 제일 마지막인데 두번째, 세번째는 순서를 바꿔서 읽은거구요. 근데 두번째 책은 또 그렇게 나쁘지 않아서 조금 안심. 이 책은 중간정도. 하지만 역시나 이제 이 분의 책도 그만 사야지 싶습니다. 살때는 현재 발간된 책이 세권뿐이라 이것만 샀지 더 있었으면 더 샀을텐데 천만다행이다 싶네요. 썩 마음에 든다고 하기는 좀 그래서요. 항상 느끼는건데 유머나 위트나 넘치는 작가라는 분의 책을 살때마다 남의 나라 사람이라 그런지 코드가 안맞다고 느낄때가 많아요. 차라리 진지한 책은 재미있는데 이 유머란게 번역하기도 어렵고 받아들이는 쪽도 코드가 맞아야하고.

며칠전에 시킨 책이 어제 도착했습니다. 월요일날 올줄 알았는데...역시 새 책을 받아서 상자를 뜯고 손에 들때의 기분은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기쁨이죠. 반값에 싸게 샀다는 생각에 더 좋았구요. 같이 산 만화책 몇 권부터 먼저 봤습니다. TONO작가님의 코럴 1~2. 토노자매의 우와좌왕 해외여행기, 아빠는 요리사 117, 그외 전부터 보던 작가분의 BL만화책 두어권. 이제 거의 안보는 분야긴 한데 그래도 좋아하는 작가분의 작품은 일년에 몇 권정도 사봅니다. 나름 좋은 이야기도 제법 되거든요. TONO 작가분의 코럴은 재미있던데 해외여행기는 별로이더이다. 거기다 동생과 반반씩 쓴 내용이다보니 일괄성도 없이 이야기가 중구난방에 이리저리 섞여있어서 좀 별로더군요. 코럴은 재미도 있지만 역시나 약간 잔인하기도. 이 작가분의 작품은 항상 보면 은근히 잔인한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표현한게 좀 웃겨요. 어떨때는 사람이 퍽퍽 죽어나가는데 그걸 정말 별거 아닌듯이 표현하거든요. 아빠는 요리사는 이젠 거의 의무처럼 새 책이 나오면 삽니다. 너무 오래 본 책이라서 꼭 아는 사람들 같을때가 있을정도죠. 처음 발간됬을때는 아직 일본어에 대한 규제인지 뭔지 주인공들 이름이 다 일본어가 아니라 한국어로 나왔어요. 즉 한자로 적힌 이름을 그대로 한국어음으로 읽은거죠. 그런데 중반쯤부터 그런 분위기가 바뀌면서 새로 나온 인물들은 일본어 이름을 쓰기 시작하고 옛날 사람들은 그냥 그 이름 그대로 쓰더군요. 너무 오래된 시리즈라 새로운 이야기는 없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만화죠.

마감을 다 끝내고 나니 참 기분도 좋고 여유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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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에 대한 책입니다. 일종의 리뷰북이죠. 그러니 제가 지금 쓰는 이 글은 리뷰에 대한 리뷰인 셈입니다. 전 책에 대한 책에 평을 하는건 항상 좀 웃기다고 봐요. 진짜 책을 읽지 않고 누군가가 그 책을 읽고 쓴 글에 대한 리뷰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웃기잖아요. 더 웃긴건 제가 이런 종류의 리뷰북을 상당히 많이 읽는다는 점이죠.

처음 이런 책을 사게된건 일종의 길잡이로써의 기능때문이죠. 세상에 많고 많은 책중 돈도 모자라고 시간도 부족하니 다 읽기는 힘들고 뭘 읽을지 결정하는것도 힘드니 남들도 좋다고 하는 책을 읽는게 좋지 않을까라는, 아직 한참 어렸던 시절의 생각이었습니다.

그 시기가 지나서는 알은체 하고 싶은 마음에 이런 책을 샀죠. 이방인을 실제 읽지 않아도 그런 소설의 존재와 작가, 대충의 내용쯤은 알고 있고 싶다는 허영이 아직 제 마음을 지배하던, 지금보다 좀 더 젊었던 시절의 생각이었고요.

지금요?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고 머리도 굳을만큼 굳었고 취향도 더 이상 바꾸기 힘들만큼 정해져있죠. 이 나이쯤되면 더이상 자신의 취향이 아닌건 아무리 노력해도 좋아하기가 힘듭니다. 모자라면 모자란대로 금이 가면 금이 간데로 이미 무언가가 완성되있거든요.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건 거짓말이라고 생각해요. 나이는 실제로 자신을 정의하는 확고한 잣대중에 하나입니다. 제가 여자인것처럼, 한국인인것처럼요. 가장 쉬운 예로 육체를 보죠. 근력이 떨어지고, 피부톤이 칙칙해지고, 소화력도 떨어지고, 새로운 것을 얼른 잡아낼수 있는 순발력도 떨어지죠. 몸은 나이든다는게 무언지 정확히 말해줍니다. 물론 노력으로 늦출수 있죠. 다만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미 젊지 않은거랍니다. 제가 아무리 노력한다고한들 10대를 따라갈수는 없죠. 이렇게 얘기하니 무지하게 늙은것 같네요. 그 정도는 아니구요. 나이를 밝히기는 좀 그렇지만 여튼 20대는 벌써 지나갔다는거죠.

요즘 이런 책을 사는 이유는 단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고 싶어서 입니다. 이런 책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걸까? 나랑은 어떻게 다른 느낌을 가질까? 뭐 이런걸 알고 싶어서 사는거죠.

일단 사면 책목차에서 제가 읽은 책부터 찾아봅니다. 12권, 총 36권의 책중에 정확히 1/3을 읽어봤더군요. 일단 책 목록에서 저와는 생각이 다른 사람인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저와 그렇게 소위 죽이 맞을것 같은 분은 아닐것 같았구요. 첫째로 저도 많은 책을 봤지만 3년전까지만 해도 리뷰를 쓴다는건 생각도 못했습니다. 혼자보고 혼자 생각해서 혼자 마음속으로 정리하고 끝이었죠. 이 블로그는 게으름 타파를 목적으로 만들었지만 제 최초의 블로그는 알라딘인데 왜 리뷰를 쓰기 시작해냐면요. 리뷰를 보고 딴 분이 책을 사면 적립금을 준다고 하더이다. 뭐 권당 100, 200원 정도지만 하나둘 쓰다보니 제법 돈이 되더군요. 그래서 리뷰를 쓰기 시작했지 그 전에는 한번도 글을 써보고 싶다는 강력한 욕망이 없었어요. 즉 문학소녀이기는 했는데 읽기만 하고 창작욕은 전혀 없었던거죠. 근데 보통은 이렇게 읽는 분들의 대다수가 써보고 싶어하는듯 하더군요. 전 그런 욕망이 거의 없었어요. 한때 다니던 직장이 너무 싫었을때, 좋아하는 책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때, 작가를 잠깐 생각해본게 답니다.

더 중요한 점은 전 참 단단한 사람이예요. 그런만큼 안정적이구요. 그래서인지 열정이 좀 부족해요. 욕망, 욕구, 타오르는듯한 무엇, 갈망같은 그런 감정들이 좀 부족해요. 어릴때부터 그랬거든요.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건 아닌것 같아요. 그런 분들은 타고 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전 아니게 타고 난거구요. 제가 가진 제일 거창한 꿈과 욕망은 도서관을 하나 가지는 정도랍니다.

근데 이분은 그런 욕망이 있더군요.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하셨을뿐 작가가 되고 싶다는 커다란 꿈도 있으시구요. 한때 책보다 남자를 좋아했다고 할 정도로 열정도 있으시구요. 전 평생 단 한번도, 단 한순간도 남자를 책보다 좋아한적이 없어요. 전 여행도 그렇게 안좋아합니다. 기본적으로 어제와 다른 오늘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오늘과 내일이 다를거라고 생각하는것도 별로 안좋아하구요. 잔잔하니 끝없이 평온한 일상이 좋아요. 울 강지들이랑 엄마랑 별일없이 이렇게 평일에는 일하고, 강지들 산책시키고, 금요일이면 술마시고, 일요일이면 목욕가고, 이런 날들이 조용히 흘러간다면 더 바랄게 없어요.

저와는 아주 많이 다른 분의 책이었지만 그래서 또 재밌게 봤습니다. 전에 한번 이런 종류의 책을 보면서 정말 나랑 똑같은 타입인데 싶은 분을 본적이 있어요. 그 책을 읽어본 우리 동생도 그러더라구요. 이 작가, 언니랑 진짜 많이 닮았다구요. 이렇게 책을 통해서 우와~세상에 정말 나랑 같은 사람도 있구나 할때와 나랑 정말 다른 사람이네를 느끼는 이 런 순간. 이런 순간들을 위해서 저는 책을 읽는것 같습니다. 세상에 정말 많은 다양한 사람과 생각이 존재한다는걸 느끼는 이 순간. 웬지 가슴 속이 뿌듯하니 세상이 살만한곳인것 같아요.

붙임1. 다 쓰고보니 책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군요.

붙임2. 이런 책을 사는 비결 - 목차를 확인할것.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가 많다면 취향이 같은것이요, 거의 없다면 완전히 다른것이죠.

문제는 취향이 같아도 싫을수 있고 취향이 달라도 좋을수 잇다는 점.

붙임3. 책이란 직접 손에 들고, 그 무게를 느끼며, 설레는 마음으로 펼친다음, 직접 읽어보기 전까지는 다른 정보로는 판단할수가 없어요.

인터넷으로 책을 사면서부터 아무리 많은 리뷰를 읽어보고 미리보기를 읽어보고 사도 실패와 성공의 확률은 항상 반반.

훗~사는게 그런거죠. 1박2일의 컨셉은 인생의 진리입니다. 복불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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