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일종의 잡학 사전입니다. 알아도 별 쓸모는 없고 몰라도 사는데 하등의 지장이 없는 그런 지식들이죠. 그런데 저는 이런 잡학 사전을 아주 좋아합니다. 알아봤자 어디가서 쓸데도 없다는걸 알지만 많이 읽죠.
예를 들면 조방앞이라는 말이 옛날에 그 자리에 조선방직이라는 큰 회사가 있었는데 그 회사 앞에 있는 골목을 조선방직 앞 골목이라고 불렀고 그걸 줄여서 조방앞이라는 말이 생겼다는 요따구 별 쓸모없는 지식을 읽으면서 좋아라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종류의 잡학 사전들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재미있어 하지만 사실 또 금방 잊어버리는 지식이죠. 지식이란게 실생활에서 쓰지 않으면 금방 잊혀지더라구요.
그래도 제목을 보고 붕어빵에 무슨 족보? 하는 생각에 샀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유쾌하더군요. 음식 하나에도 동,서양의 많은 역사들이 서로 얽히고섥혀있다는게 참 신기하고요. 사소한 음식 하나에 한중일 삼국의 역사가 다 들어가 있는게 참 오래시간 같이 살아온 이웃나라는 이웃나라구나 싶은게 느껴졌는데 그런 세 나라가 이렇게나 사이가 안좋다는것도 좀 슬프더라구요.
사실 우리나라야 대국이라고 중국에 치이고 근대화가 늦어지면서 일본에 치이다보니 두 나라에 대한 감정이 마냥 좋을수 없는게 당연한 일이죠. 이 넓은 세상에서 다 같이 살수도 있는데 욕심은 끝이 없어서 이 땅이 내꺼니 니꺼니 하면서 싸우고...첫째로 중국은 그렇게 땅이 많은데 무슨 땅이 더 갖고 싶은건지 참...
여튼 그건 이 책과는 관계없는 이야기인것이고. 소소한 지식들인데 읽어보면 재미있습니다. 큰 쓸모야 없어도 어디가서 붕어빵의 족보에 대해 아는척 하는것도 재미있을테죠.
우리가 길거리 음식이라고 쉽게 생각하던 음식들이 그렇게 간단한 음식이 아니라는것과 원래는 귀족들이나 먹을수 있는 음식이라는 사실을 알고나면 그 음식들이 그렇게 쉽게 생각되지 않을겁니다. 세상 정말 좋아졌다는 생각에 웬지 모를 뿌듯함도 들테구요.
세상이 어렵다어렵다 노래를 부르는데 이런 책 읽어보면 우리가 참으로 행복한 시대를 살고있다는걸 느낄겁니다. 국수 한그릇이 얼마나 귀한 음식이었는지, 고기 한점 먹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하는 시절이 있었다는걸 알게되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