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세다리스라는 작가분의 책은 너한테 꽃은 나 하나로 족하지 않아라는 책 소개에서 알게된 작가입니다. 제목이 너무 재밌더라구요. 더구나 남자가 남자한테 하는 대사라는게 더 웃겼구요. 일단 한번 마음에 들면 그 작가 책은 다 조사해보고 웬만하면 삽니다. 너무 취향이 아니다 싶은건 안사기도 하는데 이건 에세이집이니까 줄거리가 마음에 안들 이유는 없죠. 그래서 이 작가분의 책 세권을 거의 비슷한 시기에 구입을 했습니다. 그 중 2권을 먼저 보고 남은 한 권을 이제야 찾아서 봤습니다.

이 분의 책은 자전적 에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그 다음이 본인의 과거, 현재의 생활순으로 나옵니다. 다만 문제는요 이 자전적이라는 부분인데요....음....뭐랄까... 주로 자신의 가족과 자신을 약간 비하함으로써 웃기고 있다는 점이죠. 물론 그렇다고 작가분이 정말 자신의 가족을 비웃는건 아닙니다. 가족에 대하 사랑과 믿음이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더구나 형제들이 다들 나름 잘살고있은 마음놓고 비웃을수도 있는 일일테구요.

그런데 저는 이런 분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게 자기 자신이든 자신의 가족이든 설령 싫어하는 사람이든 누군가를 비웃음으로써 웃기는거 별로 안좋아해요. 누군가를 비하한다는건 좀 불쾌하거든요. 코미디에서도 이런 장르가 있긴하죠. 전 물론 이런 종류의 코미디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런걸 글로 보면 좀 더 적나라해요. 직접 보여질때는 그 사람의 말투라든가 상대의 반응의 정도를 바로바로 알수가 있으니까 별로 심하지 않구나 싶은 내용도 글로 보면 더 심해보여요. 더욱이 그 글의 대상인 사람들이 어떤 반응일지를 모르니까 더 그렇구요. 과연 가족들이 이런걸 보면서도 좋아할까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물론 세 권씩이나 냈을때는 가족들이 그다지 상관하지 않으니 가능한 일이긴 하겠지만 전 좀 불편하드라구요.

뮬론 아주 재밌는 부분도 있기는 해요. 프랑스어로 말하기 싫어서 몇년간 프랑스로 휴가를 가서는 집수리만 주구장창 했다는 이야기 같은건 재미있었어요. 남의 나라 말에 대란 두려움이란 누구나 갖고 있구나 싶구요. 뉴욕의 비싼 레스토랑에서 애인이랑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같는데 양은 적고 맛은 없고, 도대체 무슨 요린지도 모르겠다는 부분에서는 절로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넓은 접시에 음식을 무슨 고층빌딩마냥 위로만 쌓는다는 부분은 진짜 웃겼죠. 저도 가끔 그런 생각하거든요. 뭘 저렇게 높이 쌓냐? 저걸 먹으려면 탑부터 쓰러트리고 먹어야겠네 같은 생각. 여러분은 안하세요? 가끔 뭐부터 어떻게 먹어야할지 모르겠다 싶은 데코레이션도 있잖아요. 과연 이 부분은 장식인가 먹는것인가 하는 고민. 여기 이 소스는 찍어먹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그냥 모양으로 한 방울 떨어트려 놓은건가 하는 고민. 이런 내용들은 아주 재미있어요. 근데 나머지 가족에 대한 부분이 마음에 안들어요.

가만히 보니 전 이 작가분이 하는 현재의 자신의 삶에 대한 부분은 재밌어하는데 과거의 자신을 비웃는 부분, 가족에 대한 비하같은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은것 같더군요. 문제는 이야기의 거의 대부분이 그런 내용이라는 거죠. 반쯤은 재미있고 반쯤은 불쾌하고.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책이예요.

사실 첫 권을 읽어보고 다른 두 권을 샀어야 하는건데 일단 지르고 보는 성격이라 한 번에 세 권을 다 질렀는데 첫 권인 코듀로이 재킷과 청바지 그리고 가족 스캔들이 죄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였던거예요. 읽고는 무지 후회했어요. 괜히 읽지도 않고 세 권을 다 샀다고. 시기상으로는 이 책이 그 다음에 해당하고 너한테 꽃은 나하나로 충분하지 않아가 제일 마지막인데 두번째, 세번째는 순서를 바꿔서 읽은거구요. 근데 두번째 책은 또 그렇게 나쁘지 않아서 조금 안심. 이 책은 중간정도. 하지만 역시나 이제 이 분의 책도 그만 사야지 싶습니다. 살때는 현재 발간된 책이 세권뿐이라 이것만 샀지 더 있었으면 더 샀을텐데 천만다행이다 싶네요. 썩 마음에 든다고 하기는 좀 그래서요. 항상 느끼는건데 유머나 위트나 넘치는 작가라는 분의 책을 살때마다 남의 나라 사람이라 그런지 코드가 안맞다고 느낄때가 많아요. 차라리 진지한 책은 재미있는데 이 유머란게 번역하기도 어렵고 받아들이는 쪽도 코드가 맞아야하고.

며칠전에 시킨 책이 어제 도착했습니다. 월요일날 올줄 알았는데...역시 새 책을 받아서 상자를 뜯고 손에 들때의 기분은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기쁨이죠. 반값에 싸게 샀다는 생각에 더 좋았구요. 같이 산 만화책 몇 권부터 먼저 봤습니다. TONO작가님의 코럴 1~2. 토노자매의 우와좌왕 해외여행기, 아빠는 요리사 117, 그외 전부터 보던 작가분의 BL만화책 두어권. 이제 거의 안보는 분야긴 한데 그래도 좋아하는 작가분의 작품은 일년에 몇 권정도 사봅니다. 나름 좋은 이야기도 제법 되거든요. TONO 작가분의 코럴은 재미있던데 해외여행기는 별로이더이다. 거기다 동생과 반반씩 쓴 내용이다보니 일괄성도 없이 이야기가 중구난방에 이리저리 섞여있어서 좀 별로더군요. 코럴은 재미도 있지만 역시나 약간 잔인하기도. 이 작가분의 작품은 항상 보면 은근히 잔인한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표현한게 좀 웃겨요. 어떨때는 사람이 퍽퍽 죽어나가는데 그걸 정말 별거 아닌듯이 표현하거든요. 아빠는 요리사는 이젠 거의 의무처럼 새 책이 나오면 삽니다. 너무 오래 본 책이라서 꼭 아는 사람들 같을때가 있을정도죠. 처음 발간됬을때는 아직 일본어에 대한 규제인지 뭔지 주인공들 이름이 다 일본어가 아니라 한국어로 나왔어요. 즉 한자로 적힌 이름을 그대로 한국어음으로 읽은거죠. 그런데 중반쯤부터 그런 분위기가 바뀌면서 새로 나온 인물들은 일본어 이름을 쓰기 시작하고 옛날 사람들은 그냥 그 이름 그대로 쓰더군요. 너무 오래된 시리즈라 새로운 이야기는 없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만화죠.

마감을 다 끝내고 나니 참 기분도 좋고 여유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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