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주인장 - 작은 공간과 요리 그리고 인생 이야기
김주현 지음 / 넥서스BOOKS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회사 생활 힘들면 장사나 한번 해볼까 하는 사람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하는 책입니다. 작은 가게에서 열과 성을 다해서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대접하며 힘든 노동을 묵묵히 견뎌나가는 대단한 분들입니다.

사실 가게를 한다는 것은 생각이상의 노동과 자신의 삶이 가게에 묶이게 된다는 뜻입니다. 하루에 12시간씩 가게를 지키고, 손님을 맞이하고, 청소를 하고, 세금 신고를 하고, 사소한 일부터 엄청 힘든 일까지 하루종일 거기에 메여있게 되죠. 힘들어도 함부로 쉬기도 힘들고, 쉰다고 해도 마음은 언제나 가게에 있죠. 분명히 정기휴일이라고 하는데도 왔다 그냥 갔다는 손님들이 꼭 있고 그런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저희 어머님도 가게를 하셨는데 평생을 단 한번도 마음 편히 쉬어 본적이 없으십니다. 거기다 손님도 사람이니까 오래 만나면 당연히 서로의 삶에 간섭을 하게 됩니다. 이러쿵저러쿵 주인장의 삶에 간섭을 하려고 하죠.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지만 손님의 눈치를 봐야하고, 누가 시켜서 하는 야근은 없지만 스스로 밤을 새워야 하고, 월급 대신 매상을 올리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야 하니 힘들기는 회사 생활이나 자영업이나 마찬가집니다.

그런 힘든 일을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신이 번쩍 들고 반성하는 마음이 듭니다. 참 다들 열심히도 사는구나 싶고요.

큰 돈을 바라는게 아니라며 좋은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면서 하루 종일 서서 음식을 만들고 빵을 굽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참 세상이 좋아 보입니다. 사실 장사란 모 아니면 도인경우가 많아요. 흥하거나 망하는거죠. 딱 이정도면 좋겠어라고 생각해도 그렇게 되기가 힘듭니다. 성공하기 시작하면 초심을 잃기 쉽고 그렇다고 너무 장사가 안되면 망하니까요. 그런데도 자신의 소신과 신념을 묵묵히 지켜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 싶어요.

저는 절대로 이런 삶은 못살지 싶습니다. 첫째로 손님 상대할 자신이 없어요. 그 정도나 되는 노동을 감당할 자신도 없고요. 언제나 게으른 저로써는 이런 부지런한 삶을 보면 언제나 감탄을 합니다. 정말 대단해!!! 하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데는 열정이면 충분하지만 그걸 유지하는데는 열정 이상의 것이 필요하죠. 타오르기는 쉽지만 그걸 유지하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란걸 잘 알거든요.

오늘도 세상의 한 구석에서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땀흘려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이 좀 더 살만한 곳이 되는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한번 가보고 싶은 가게들인데 죄다~~ 서울에 있군요. 한양입성을 꿈꿔본 적은 없지만 이럴때는 약간 슬픕니다. 먼 외국에 대한 책보다 한국에 있는데 못가는 이런 곳들에 대한 책들이 더 아쉬워요. 외국이야 정말 머니 못가도 크게 아쉽지는 않은데 서울 같은 경우는 좀 애매해요. 무리하면 갈수는 있겠지만 일부러 그걸 위해서 가기에는 또 멀거든요. 왔다갔다에 12시간이 걸리는데 주말에 잠깐 가자니 좀 아깝고 그렇다고 아예 휴가지를 서울로 잡기는 좀 애매하죠. 같은 한국의 도심을 보기 위해서 휴가를 잡아서 일부러 가기는 그렇잖아요. 좋은 가게들이긴 한데 이 가게때문에 일부러 그곳을 갈 가치가 있다는 미슐랭의 별 세개짜리 등급의 가게까지는 아니지 싶고. 이런 책들을 볼때마다 부지런히 체크는 해두지만 솔직히 언제나 갈수 있을런지. 아니 그 전에 사라지지나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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