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맑음. 낮에는 여전히 약간 덥다
오늘의 책 : 세상의 모든 질문. 폴 오스터의 뉴욕 통신. 조선 왕비 실록
세상의 모든 질문은 깜짝 놀랄만큼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양심과 도덕과 법률의 경계에서 우리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 책에 나오는 질문들은 모두 사소한 문제에 대한 질문이다. 애인한테 보낸 편지를 후회해서 우체통에서 꺼내왔다면 이건 우편물 절도죄인가? 오페라가 시작된 이후에 비어있는 좋은 자리로 옮기는건 옳지 못한가? 자식들에게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가르치는건 옳은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건 나쁜 일인가? 등등 법률적으로는 사소한 문제이고 도덕과 양심의 경계에 살짝 걸쳐있는 문제들이다. 굳이 분류하자면 내 생각에는 법률이란 안 지키면 엄청난 제재와 처벌이 따르므로 강제로 지켜야 하는 것이고 도덕이란 어기면 남들이 욕하므로 지탄받지 않기위해서 지켜야 하는 것이고 양심이란 내 자신이 스스로에게 너 그래도 돼? 라고 욕하기 때문에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본다. 즉, 양심이 최고이자 최후의 가이드라인이라고 생각한다. 법이란 어겨도 들키지 않을수 있지만 자신에게 들키지 않은 죄란 없다. 늦은 밤 아무도 없는 신호등을 지켜야 하는가? 아무도 없는데 무슨 어리석은 짓이라며 그냥 건너는게 옳은가? 아마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소한 문제를 고민해보고 남들에게 물어보며 같이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상 아무리 말세라고 세상이 왜 이 모양이냐고 해도 우리들에게는 여전히 희망찬 앞날이 남아있는게 아닐까. 사족이지만 10월중반인데 사무실에 앉아있으니 좀 덥다. 에어컨을 무지 켜고 싶은데 계절과 나 자신의 더위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꼭 켜지 않아도 될것 같은데 환경에 좋지 않은 에어컨을 켜면 안되겠지라는 나 자신과 며칠째 싸우고 있다. 그리고 졌다. 오후 2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나니 너무 더워서 결국 에어컨을 켜고 말았다. *.* 왜 이리 더운겨~@.@
폴 오스터의 뉴욕 통신. 솔직히 엄청 지루했다. 서평과 서문과 인터뷰로 이루어져있다길래 샀는데 글쎄 그 서평들이 죄다 프랑스나 미국의 시인이 아닌가. 나는 도통 시에게는 관심이 없는 사람인지라 한국 시도 모르는데 현대 프랑스 시를 어떻게 알겠는가. 나오는 시도 모르고 시인도 모르니 당연히 내용이 재미없을수 밖에 없다. 마지막의 인터뷰는 좀 재미있었다.
조선 왕비 실록. 다 아는 유명한 왕비들에 대한 얘기라 뭐 별 색다른게 없었다. 사료가 남아있는 한도내에서 그려낼려고 하다보니 역사적으로 유명한 왕비를 고를수 밖에 없는게 당연하고 그런 유명한 왕비들은 우리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왕비들이다. 역사책이나 드라마, 다큐등에서 많이 봤다고나 할까. 특별히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있지도 않아서 알던거 다시 확인하는 정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느꼈는데 우리나라 사극이 참 역사공부에 지대한 도움이 된다 싶다. 물론 약간 왜곡되게 그려지고 있음은 알고있다. 하지만 인물들을 외울때 그냥 인현왕후, 정순왕후 이러면서 외우는것보다 드라마속의 인물을 실제로 떠올리면 훨씬 외우기도 이해하기도 쉽다. 예를 들면 인수대비는 전인화, 명성황후는 최명길을 떠올리면 이해가 더 빠르다고나 할까. 거기다 왜곡이 더해진다고 해도 기본 바탕은 역시 사실이기 때문에 역사 공부에는 퍽이나 도움이 되는것 같다. 특히 사람이름을 잘 못외우는 나는 한명회를 떠올리기보다 이덕화의 얼굴을 떠올리는게 더 도움이 된다.
역시나 월요일은 너무 힘들다. 9월 장부를 정리하려고 보니 마감줄이 안 그어져 있었다. 이 줄긋기가 제일 지루하고 싫기때문에 제일 마지막에 하려고 미루고미루다보니 종종 다음달꺼 시작하려는데 줄이 안그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안그래도 월요일이라서 일 하기 싫은데 하기싫고 지루한 줄을 죽죽 긋고 있으려니 죽을지경이었다. 겨우 장부 7권을 다 그어놓고 일이 하기 싫어 놀았다. 며칠에 걸쳐 띄엄띄엄 보던 책들을 몰아서 보기로 결정을 하고 3권을 연속해서 봤다. 그래도 보다만 책들이 아직 5권이나 있다. 보다가 책을 놓으면 더 보기 싫어져서 또 딴걸 보고 딴걸 보고 하다보니 보다만 책이 쌓이게 됐다. 게으름 피우지 말아야지. 요즘 갑자기 퍼즐오락에 빠지고 말았다. 가득이나 시간도 없고 책도 가득히 사놓고는 말이다. 이런 오락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한 번 하다보면 끝까지 하게된다. 그만해야지 하면서 몇 시간씩 한다. 내 평소 성향으로 볼때 이삼주면 끝날 일이기는 하지만.....웬지 또 꾸준하게 취미삼아서 게임은 안하게 된다. 이삼주면 재미가 없고 지루해진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