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불평등 기원론 펭귄클래식 85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중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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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프랑스 대혁명의 사상적 기원이었던 [인간 불평등 기원론], 다소 어렵지만, 현재의 불평등의 근원적 뿌리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펭귄클래식 책은 가벼워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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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울 막둥이 시원, 다음 달이면 유치원 졸업하고 그 다음 달이면 드디어 언니와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게 되는구나.의젓한 언니와 항상 비교할 때마다 투정부리곤 하지만, 엄마 눈에는 여전히 다섯 살로 보이니 막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학교에 가서는 지금처럼 뭐든지 엄마한테 다 해달라고 하면 안돼. 공부도 밥도 화장실도 스스로 해야된다. 그렇지 않으면 무늬만 초등학생이 되는 거야. 우리 막둥이 무엇이든지 스스로 하는 의젓한 초등학생이 되기를 엄마는 기도할게. 언제나 널 응원하며~ 사랑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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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01-22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딸과 님댁 막둥이 친구네요 ^^

드림모노로그 2014-01-23 13:32   좋아요 0 | URL
ㅎㅎ 돼지띠 ! 따님의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 요즘 여러가지로 분주하지요? ㅎㅎ~
 

우리 사회는 건국헌법에서 '민주공화국'을 선포하고 민주주의를 추진한 이래 80년대 결실을 맺은 민주화운동과 그 후 지속된 민주주의 심화과정을 통해 민주주의를 궤도 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갈등과 반목, 그리고 무한히 전개되는 투쟁으로 점철되어 있다. 개인과 집단의 이기심 분출에 따른 혼란, 이념을 둘러싼 보수와 진보의 충돌, 여전히 유효한 지역갈등, 차이를 넘어 단절의 국면에까지 이른 세대 간의 갈등, 심각한 빈부격차에 따른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의 깊은 골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는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권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개인과 집단들의 힘이 충돌하는 '권력정치(politics)가 한국정치 현장에서 여전히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그동안 억압받다 아무런 여과없이 한꺼번에 분출된 새로운 권익과 또 이 도전으로부터 기득권을 한사코 지키려는 기존의 권익 모두, 공동체와 공동선에 대한 고려 없이 권력투쟁에 진력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정치인이나 기업가, 노동운동가, 그리고 심지어 일반대중들에서조차 이런 현상은 얼마든지 목도할 수 있다. 서로 대권을 차지하려는 정치인들, 서로 자신의 권익만을 관철시키려는 이해집단을, 서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지식인들, 그리고 자신의 생계와 돈벌이만 걱정하는 대중들이 다수를 이루는 사회에서 갈등 대신 통합을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이는 민주화가 정치발전의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 충분조건은 권력정치와는 다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정치(the political)를 실천할 때 비로소 충족된다. 이 때 소통정치한 공동체 구성원들이 의견이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더라도 설득과 소통을 통해 공동이익이나 공동의견에 자발적으로 동의하거나, 혹은 설사 동의에까지 이르진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구성원들을 이해하고 상호 공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토론과 토의를 거쳐 결정에 도달하는 의사소통 과정과 구성원에 대한 상호인정 과정이 정치의 핵심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소통정치는 '민주'뿐만 아니라 '공화'를 정치에 있어서 중요한 덕목으로 여긴다. 물론 '민주'와 '공화'는 서로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하며, 이 차이를 주목할 때 역사 속의 사회들이 왜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라는 두 개념을 길항적으로 사용해 왔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 근대사회는 민주주의의 발달과정으로 특징지워지지만, 사실 민주주의는 개인들의 권리보장과 그 권리를 권력으로 강화시키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 즉 민주주의는 자의적일 수 있는 권력을 어느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에 독점되지 않도록 평등하게 배분하여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체제로서, 권력분립과 다사의 지배를 그 원칙으로 삼는다. 하지만 공화주의는 이런 분립속에서도 사회통합을 어떻게 이루어 낼 것인지에 관심을 갖는다. 그리하여 민주주의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공동체 구성원의 지배를 수립하는 것인데 비해, 공화주의의 목표는 공동체 전체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에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공화'의 덕목이다. 어느정도 '민주'가 진행된 상태에서 개인이나 개별적 집단의 권리와 자유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사회의 공동선을 추구하고 공동세계를 건설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참여, 소통, 헌정주의와 같은 '공화'의 요소들이다. 우리는 개인의 권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제기와 공동선 수립에 참여해야 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합의해야 하며, 이런 모든 과정들이 헌법 정신에 의거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대한민국 건국이념을 올바르게 실천하는 방법이다. -서문 발췌-

민주주의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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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의 인생 매혹의 요리사 - 파격과 야성의 요리사 열전
후안 모레노 지음, 미르코 탈리에르초 사진, 장혜경 옮김, 박찬일 감수 / 반비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참 재미있는 책을 만났다. 아마도 요리사들의 이야기를 이보다 더 재미있게 쓰기는 힘들 것이라고 장담한다. 저자가 기자출신이라 그런지 모르나, 중간 중간 재치 가득한 글들로 인해 읽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빵 터지곤 하였다. 먹는다는 것(食)은 인간이 영위하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동시에 기초적인 생활조건이기에 요리사들의 인생보다는 요리사들이 만들어내는 요리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날 것의 인생 매혹의 요리사》저자는 요리가 아닌 요리사에 관심을 가진다.  후안 모레노는 어느 날, 우연히  ‘모든 요리사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고,  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요리사를 찾아 세계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책에 실린 17인의 요리사는 세계에서 가장 제정신이 아닌 요리사라는 말과 같다. 저자는 이들 모두  ‘순수하게 자기 중심적인 이유로’ 요리이야기가 아닌 '요리사로서의 인생'을 갓 잡아 올린 활어의 싱싱함과 같은 생동감으로 들려주고 있다. 

 

중요한 건 오직 요리사뿐이다.

 

마피아의 추억을 간직한 뉴욕의 라오스 레스토랑은 미대통령조차도 테이블 사용하기 힘든 곳이다. 뉴욕사람들이 라오스의 테이블 사용권을 vip골프 회원권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라오스 레스토랑의 전통과 함께 깃들어 있는 마피아의 숨결 때문이다. 책에 실려있는 프랭크 사진에서도 마피아의 카리스마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하다.  손목의 금팔찌, 금 커프스 단추, 이니셜이 새겨 진 은 목걸이, 훤칠한 키와 배우같이 생긴 외모에 정장차림은 그가 레스토랑 주인이 아닌 마피아라 해도 믿게 되지 않을까. 내노라 하는 뉴요커들이 라오스 레스토랑의 테이블을 얻기 위해 몇 년을 대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계의 명물임에는 틀림없다.

 

이어서  소개되는 요리사들은 마피아가 주인인 레스토랑이라는 말보다 더 충격적이고 엽기적이며 드라마틱한 삶의 주인공들이다. 가난하게  태어나 배불리 먹어 본 적이 없는 오톤데 오데라는 인육을 먹는 폭력과 독재의 상징이었던 우간다 대통령 이디 아민의 전속 요리사이다. 독재자의 전속요리사로서의 행운은 잠시, 독재자를 독살하려 했다는 의심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뻔 한 찰나, 부인의 선처로 살아남았지만, 그는 현재 진흙 오두막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다. 이어 글을 쓰고 음악을 사랑하는 빈센트 클린크,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며 수백명의 시위대를 먹여살리고 있는 요리 혁명가 밤 카트는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딴 수재이지만, 스스로 시위대를 위한 음식을 자처하고 있다. 그가 만든 맛대가리 하나 없는 스프는 그나마 배고픈 혁명가들에게는 최고의 만찬이다. 그리고 그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 모두가 피델 카스트로가 될 수는 없어요. 감자 껍질을 벗길 사람도 있어야죠.”

 

책 표지 주인공 제라르도 아데소의 이력은 엽기에 가깝기까지 하다. 30년이 넘도록 마약을 하고 에스프레소 먹듯 코카인을 흡입한다. 한번도 요리를 해본 적도 없고 그 흔한 레시피도 없고, 기준도 없다. 모든 것이 그의 손에서 이루어진다. 군대에 가기 싫어 생니를 두개나 뽑고도 군대에 갔다오고 결국 마약사범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제리는 요리사 모자와 앞치마를 두르고 수감자들의 식사를 빵칼로 준비한다.  음식에 마리화나와 코카인을 넣고 판매하는 라시드, 맛은 없지만 스페인의 투우꼬리로 스페인에서 대박난 부부요리사, 200명의 사형수에게 마지막 식사를 만들어준 리사 브라이언 프라이스, 사라예보 군인이었던 나하드 마멜레지야, 엄청나게 큰 가슴을 흔들며 요리한 동영상으로 인해 수백만 팬을 거느린 너스 타파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글쟁이들의 입담으로 미화되지 않은 채 덧붙이지도 않고 빼지도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인생이야기를 실었다. 어딘지 모르게 비릿함이 느껴지는, 이 날 것의 인생 레시피는 화려한 레시피로 만들어진 완성된 요리와는 다르게 현실감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책에 나오는 요리사들의 사진은 하나같이 멋지지만, 요리사들이 소개해주는 요리들은 이상하게 시선이 가지 않았다. 요리를 보기에는 그들의 인생이야기가 너무 리얼한 탓이다. 다채롭고 화려한 , 너무도 드라마틱한 17가지의 인생 레시피들이 들어 있는 매혹적인 인생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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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오늘의 일본문학 6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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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의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에서 《악인》의 칼럼을 읽고 이 책은 꼭 읽어봐야겠다고 접어 놓고 이제서야 읽기 시작하였다. 영화로도 평이 좋은 작품이라 기대가 무척 컸던 작품인데 킬링타임용처럼 가벼운 책이 아닌 인간 본성에 대한 심도깊은 심리 스릴러라 조금 의외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이야기는 두 가지의 큰 축으로 나누어지는데 한 가지 축은 요시노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되며 다른 한가지의 축은 유이치와 미쓰요의 사랑이야기이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오래 전 버려진 미쓰세 고갯길에서 나가사키 교외에 사는 젊은 토목공 유이치에게 살해당한 요시노의 이야기 부터 시작하면,  살해당한  이시바노 가家의 외동딸인 요시노는 보험설계사로 회사에서 마련해준 기숙사에서 머물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부모님을 만나러 가고 외동딸처럼 제멋대로고 자유분방한 성격이다. 외동딸은 특히 부모에게는 한없이 소중한 딸이었지만, 이제 막 사회초년생인 요시노는 만남사이트에서 문자로 남자를 사귀고 금품을 요구하기도 하는 영악한 아마추어 창녀였다.  같은 기숙사에서 친한 동료 마코와 사리에게 늘 남자들과의 경험담을 자랑스럽게 떠벌곤 하던 그녀는 우연히 마주친 여관집 도련님 '마스오 게이고'에게 한 눈에 반한다. 이후 과시욕으로 만남사이트에서 만나는 다른 남자들을 모두 마스오로 둔갑시킨다. 마코와 사리는 요시노와 데이트하는 남성들을 모두 '마스오'로 알게 된다. 

 

나가사키의 토목공 유이치는 어려서 부모님께 버림받고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살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친자식처럼 손자 유이치를 키우지만, 유이치는 점점 외로운 아이로 자란다. 또래 보다 말수가 유난히 적었던 유이치는 과거 엄마에게 버림받은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겨져 있어서인지 타인과 감정 표현이 무척 서툴었다. 성장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에도 서툴었던 유이치는 사랑은 곧  SEX였다. 타인과의 공감이나 감정을 나누어본 적이 없기에 그저 일방통행이었던 유이치의 어리숙한 감정표현들은 여자들에게 불쾌감을 준다. 만남사이트에서 만난 요시노 역시도 그런 유이치를 원나잇 상대로만 대한다. 이때까지 유이치는 천박하고 가벼운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타인에 대한 이해나 배려와 같은 사회적 관계 맺기가 어려운 사람으로 보여진다. 뿐만아니라 요시노가 만난 남자들 중 말수가 가장 적고 노동으로 불거져 나온 힘줄은 사치스럽고 허영심 가득한 요시노에게는 천박함의 상징으로 비춰지고  반면에 부잣집 도련님이며 대학생이었던 마스오의 뽀얀 얼굴과 부드러운 손은 요시노의 탐욕과 숭배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였다.  

 

우연히도 너무도 우연히 유이치를 만나는 날, 같은 장소에서 마스오를 만난 요시노는 나카사키에서 요시노를 만나러 온 유이치를 따돌리고 마스오를 따라간다. 그렇게 떠나가는 요시노는 오래 전 엄마가 선착장에 자신을 버려두고 떠나간 '그날'을 떠올리게 하고, 분노로 마스오와 요시노를 따라간다. 그리고 그날 밤, 요시노는 살해된다.

 

지금까지 외롭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다. 외롭다는 게 어떤 건지 몰랐다. 그런데 그날 밤을 고비로 이제는 외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외롭다는 것은 누구가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기분일지도 모른다고 유이치는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얘기 같은 건 없었다. 그러나 지금 자기에게는 그런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다.

 

 

이후, 유이치는 만남사이트에서 또 다른 여성 미쓰요를 만나게 되는데, 올해 서른 살이 된 쌍둥이 자매와 한 아파트에 살면서 외로운 삶을 위태롭게 이어가고 있던 미쓰요는 유이치에게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해주는 사람이 된다. 사랑을 섹스로 이해했던 유이치는 미쓰요로부터 부모에게도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배우게 되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에 눈을 뜨게 되며 살인범으로 지명수배가 된 상태에서 미쓰이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희생을 감행하는데...

 

이야기의 시작부터 범인을 밝히고 써나갔기에 첫 시작부터 마음속으로는 유이치를 단죄한 채 시작하였다. 아마도 내 마음에서도 유이치는 살인범이니 나쁜 사람 내지 사이코패쓰일 것이라는 단죄말이다. 대부분 '악인'에 대하여 우리가 늘 생각하는 '단죄'처럼 ........ 그러나, 사람을 죽인 유이치보다 더한 악인의 모습은 오히려 피부가 뽀얗고 하얀 얼굴을 한 마스오였다. 요시노를 미쓰이 고개에 버려두고 와도 일말의 동정은커녕 친구들에게 자랑삼아 험담을 일삼고 (요시노의 죽음이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었음에도) 요시노 아버지를 향한 경멸과 조소는 더욱 마스오를 더 악하게 만든다. 책 후반부로 들어갈 수록 악인에 대한 상想은 유이치에서 마스오로 변해간다. 거기에  유이치와 미쓰이와의 사랑이 천박함을 넘어 순수하고 진실된 사랑으로 그려짐에 따라 유이치에 대한 단죄는 한 인간으로서의 사랑과 이해로 차차 희석되어 가며 내면에서 알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난다.

눈 내리는 거리를 보고 있자니,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이 저 내리는 눈처럼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싶다. 태양이 얼굴을 비추면 다 녹아 없어질 눈조차도 세상을 다 덮을 기세로 맹렬하게 퍼붓듯이 누구나 현재가 전부인 것 같은 삶을 살지만, 내리는 눈처럼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삶의 본질이다. 그럼에도  누구나 현재만을 기억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사람을 판단하고 단죄하고 평가한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잔인한 일이지 모르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람과의 만남이 모두 현재에 머물러있듯이 우리는 현재만을 기억하고 왜곡하고 상상한다. 그러나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현재의 잔상을 기억하는 의미일 뿐이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말이 아닌 그저 현재를 기억한다는 말이 된다. 그렇기에 당신을 이해한다는 말처럼 불가사의한 말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단죄하지 말 것, 그러나 사랑할 것. ! 

우리는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은 사랑하는 사람이 불행에 처한 걸 보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기꺼이 돕겠습니다. 주님.’ 그러나 필요할 때,

사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거의 돕지 못합니다.

 무엇을 도와야 할지도 모르고 있으며, 때로는 그들이 원치 않는 도움을 줍니다.

 이렇게 서로 이해 못하는 사람과 산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 해도 우린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완전한 이해 없이도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아들 폴의 죽음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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