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엄마 아름다운 청소년 2
최영애 지음 / 별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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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익숙하여 혹시 예전에 읽은 책인가 하고 보니 아니다. 처음 접하는 작가의 첫 발표작이다. 신문의 신간 소개란에서 보고 발상이 참신하다 하여 구입하여 읽게 된 책이다. 첫 발표작이라지만 글을 많이 써보고 좋은 글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밥도 안해주고 교복도 안 빨아주고 학원도 안보내고, 심지어 따로 나가 살으라고 17살 아들을 고시원으로 내보내는 엄마. 그 엄마의 사연은 무엇일까? 그것을 주인공인 아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궁금해졌다.
아버지 없이 엄마와 단둘이 사는 영락이는 고등학교 1학년.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주인공은 생각은 많은 아이이다. 같은 반 친구들이 부모의 닥달과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로 힘들어할 때 영락이는 엄마의 관심이 멀어지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며 엄마가 왜 저럴까,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나, 엄마에게 대체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 이런 생각들로 머리가 아프다.
과연 엄마는 자식에게 매이지 않는 인생을 살기 위해,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방임하다 못해 관심을 꺼버린 것일까? 그건 아닐 것 같다. 궁금증으로 시작하는 것은 좋았다. 그런데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좀 덜어냈어도 좋았을 것 같다. 심리 묘사가 작품 전체의 흐름을 압도한다. 더구나 그 심리라는 것이 열 일곱 살 영락이가 아닌 어른의 목소리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물론 개인차이는 있겠지만 십대라면 십대 다은 특징이 있을텐데 이 책에서는 이제 고등학교 1학년생이 아니라 복잡하고 생각이 이리 저리 꼬인, 꿈도 없고, 앞으로의 일 보다는 지난 일을 그리는데 시간을 더 소모하는 그런 캐릭터로 그려져 있다. 그런데 막상 주인공의 행동을 보면 그렇게 고뇌에 찬, 무거운 아이도 아니다.
아버지 얼굴도 잘 기억 못하고 엄마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성장한 영락이는 영락이의 아픔과 상처가 있지만, 영락이의 엄마 역시 그 못지 않은 상처가 깊은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어쩌면 이 엄마의 상처가 더 깊었는지도 모른다. 드러내보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장, 어휘, 플롯, 모두 작가의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갔으리라는 짐작을 하게 하는 것은 좋았는데, 좀더 작가의 개성이 잘 드러났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부분 부분은 어디선가 접한 적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음은 제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좀더 특징있는 제목을 찾지 못했다는 것은 작품의 내용 자체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아무튼 이 세상엔 불량 청소년이라는 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불량 엄마도 있는 셈이다. 그들의 상처는 더 깊고 치유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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