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해바라기 문지아이들 65
유영소 지음, 신민재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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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을 먼저 알게 되고서 그의 작품이 궁금해져서 읽게 된 책이다. 유 영소 라는 이름
으로 검색되는 책들은 많았는데 주로 어린이 역사, 학습 도서물이 많았고 그들을 제외한 소설집 중 언젠가 제목을 들어본 적이 있는 이 책을 골라서 읽어보았다.
노르웨이에 입양되어 살고 있던 철현이가 낳아주신 부모를 찾아 한국에 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잠시 묵게 된 곳이 이 책의 화자인 동준이네 집이다. 처음엔 모르는 애가 느닷없이 자기 집에 와서 지내게 된다니까 반감부터 가졌던 동준이는 차츰 철현이의 처지를 알아 가면서 누구보다도 철현이를 생각해주는 관계로 발전해간다. 그러는 와중에 소위 엄친아라고 할만하던 이모의 아들인 고등학생 지민이 형이 생각지도 않던 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가족들이 그 문제에 대처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동준이는 어른들의 이기심과 모순점에 실망을 느끼고 반항심을 갖게 된다. 입양아 철현이의 부모 찾기 과정과 지민이 형과 관련된 청소년의 성문제, 이 두가지문제를 중심 축으로 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고, 작가는 여기에 동준이와 철현이, 나중엔 고모까지 수두에 걸리는 사건을 삽입시키고 있는데, 수두라는 병에 걸리면 달리 치료약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발진과 가려움이 사그러들 때까지 그저 참고 기다려야 하는 것 처럼, 우리가 살아나가는 동안에도 그런 시기가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수두, 언제 어떻게 걸릴지 모른다. 실제로 이야기 중에 초등학생인 동준이와 철현이 뿐 아니라 어른인 고모도 걸렸으니까. 그 기간을 못참아 긁고 덧내면 영원히 몸에 상처가 남을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하지만, 한번 앓고 나면 다시 걸릴 위험으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특징을 가진 수두를 앓는 과정을 삽입시킨 것은 이 책의 주제를 한결 살려주는 효과가 있다.
노르웨이처럼 추운 나라에도 해바라기가 있느냐는 동준의 물음에 철현이는 남쪽 지방에 가면 키가 작긴 하지만 해바라기가 핀다고 대답해준다. 자기의 생각과 느낌보다는 동생들을 보살피는 것이 더 우선이고 양부모님의 뜻을 먼저 헤아려 행동하려는 쳘현이를 딱하게 생각한 동준이는 철현이의 그런 성격이 언제나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해가 가는 방향만을 쫒아가는 해바라기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혼잣말처럼 철현에게 말한다. 더 이상 해바라기 하지 말라고, 해바라기처럼 그렇게 늘 씩씩하지 않아도 된다고. 무슨 말인지 영문을 몰라하는 철현이. 
저자가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 분명히 전달되어졌다는 점, 어른의 입장이 아닌 아이의 시각과 심리를, 아이의 입을 통해 표현했다는 점이 좋았다면, 어떤 한가지 문제가 주요 소재가 되어 집중적으로 다루어지기 보다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비슷한 무게를 가지고 글 전편에 흐름으로써 다소 산만하고, 깊이가 떨어져보인다는 점에서는 아쉬웠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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