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 품격 있는 삶을 살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아날로그 아르고스 3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지음, 필립 프리먼 엮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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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해서 나이를 잘 들며 늙어가는데는 지식이 아닌 지혜가 필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려 기원전, 로마의 카이사르와 동시대를 살았던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로마의 유명한 웅변가이자 정치가였다. 카이사르의 독재에 반대하다가 로마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로 물러나 많은 글을 쓰며 살았는데 기원전 44년에 이 <노년에 관하여>라는 책을 쓰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노년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리고자 한 이 작은 책에서 그는 노년의 한계를 인정하며서도 여전히 성장과 완성을 위한 기회의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하였다.

이것이 2016년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출판부에서 영어로 <How to grow old: Ancient wisdom for the second half life>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고 ("second half life"라는 문구에 눈길이 잠시 멈춤. second half 라) 2021년 이것을 우리말로 번역해서 나온 것이 이책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이다.


다음은 키케로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노년의 지혜 열가지이다. 개인적인 나의 의견은 괄호 표시하여 덧붙여 놓았다.

1. 훌륭한 노년은 젊을 때 시작된다

2. 노년은 인생에서 매우 즐거운 시간일 수 있다.

내면을 잘 갈고 닦으면 노년은 아주 즐거울 수 있다. 그들이 불행한 이유는 늙어서가 아니라 내면이 빈곤해서이다.

(내면이 빈곤한 것은 돈으로 충전되는 것도 아니고 방법도 뚜렷하지 않다. 그것은 시간과 경험과 의지에 의해 충전될 수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더 가치있어 보인다.)

3. 인생에는 다 때가 있다.

젊어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고 나이 들어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다.

4. 노인과 젊은이는 지혜와 시간을 나눌 수 있다.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참된 지혜가 있다. 젊은이들에게 이 지혜를 전해주는 것은 노인의 즐거움이자 의무다.

(동의하지만, 경험의 방식이 요즘 많이 다양해졌음도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 노인의 지혜를 전해주는 것이 노인의 즐거움이 될수는 있어도 의무라고 까지 생각하다가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5. 한계는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6. 정신은 단련이 필요한 근육이다.

(이건 노년이 아니라도 적용될 수 있는 말.)

7. 노인들은 자기 힘으로 서야 한다

자기 영역을 지배할 경우에만 존중받는다. 노년은 수동적인 시기가 아니다.

8. 사람들은 성을 과대평가한다

관능적 욕구가 줄어드는 대신에 그만큼 인생에서 훨씬 더 만족스럽고 지속적인 것들을 즐길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9. 자신만의 정원을 가꿔보라.

행복하려면 반드시 진정한 즐거움을 안겨주는 가치 있는 활동을 찾아내야 한다.

10.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다.

훌륭한 배우는 무대를 떠날 때를 안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종막이 다가오고 있는데 죽지 않으려고 기를 쓰는 것은 헛되고 어리석은 일이다.


사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이들어간다. 노년이 정확하게 몇살부터를 말하는지 그 정의는 분야에 따라, 사회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한 개인 차원에서도 스스로 중년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어떤 날은 노인이 된 기분이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아직도 청춘인 것 같은 느낌일 때가 있다. 그러니 이 책의 주제가 어떤 시기에 있는 특정 계층에 적용된다고 보진 않는 것이 좋겠다. 단, 삶의 주기에 따른 특성이 있을 뿐이고, 기원전 그 옛날부터 사람들은 잘 늙어가는 문제에 대해 고심했다고 하는 것이 새로울 뿐이다. 

인생의 단계마다 그에 따른 특성들이 있네. 아이 때는 약함이, 청년일 때는 대담함이, 중년에는 진지함이, 노년에는 원숙함이 있네. 이것들은 제철에 수확해야 하는 과일 같은 것이네 (79쪽)


늙어서 얻는 선물 같은 것도 있다.

대화의 즐거움은 늘려주고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욕구는 줄여준 노년에 매우 감사하네. (104쪽)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는 대목이 여러번 나온다. 그리고 강조하는 것은 인생이라는 연극의 종막에서 무너져버리는 서투른 배우가 아니라 자신이 맡은 역할을 끝까지 잘해내는 배우 (136쪽) 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맡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연극을 망쳐버리거나 연극 무대를 뛰쳐나오지 않고 끝까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그런 마음으로 오늘을 살고자 한다. 그래서 내 서재 제목도 "내 인생은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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