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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공화국 화학법정 3 - 물질의 성질 ㅣ 과학공화국 법정 시리즈 12
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7년 3월
평점 :
아이의 중간고사 시즌, 부모인 나도 덩달아 과학 공부를 하게 되는 요즘. 녀석이 물어봐달라고, 혹은 가르쳐달라고 가져오는 것들을 살피다보면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 해도( 아이의 자율주도학습을 존중한다! ) 자연스럽게 시험범위를 알게 되는 효과가 있다. 이번 중2 중간고사의 과학교과 범위는 '물질의 특성', '수권과 해수의 순환' 단원이었다.
녀석은 문제를 풀다말고 종종 확인하듯이 묻는다. 그런데 묻는 내용이 이런 거다. "엄마 식용유와 물은 안 섞이죠? 간장하고 물은 잘 섞이죠?" 요리를 해보면 금방 아는 이 물질의 특성이 녀석에게는 아리송한 지식이라는 것이 새롭게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또 책을 내밀었다.

과학공화국 화학법정
과학공화국 법정 시리즈 - 02
3. 물질의 성질
(주) 자음과 모음
아이의 질문에 딱 맞는 사건이 책에 나와 있었던 까닭이다. 1장의 [물질에 관한 사건] 중에 '혼합물의 분리' 에 관한 편에서 ‘ 식용유를 좀 아껴 써! ’ 란 에피소드가 나왔던 것. 물과 식용유가 섞이면 어떻게 분리할 수 있는지 법정에서 밝히고 있다.

녀석이 풀고 있는 중2 과학 문제집에서 관련된 문제를 찾아 (몰래) 찍어보았다. 녀석은 머리로만 외웠던 지식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상식이 될 것 같다며 즐거워한다. 아예 생활 속에서 체험을 해보고자 주방에서 물과 기름으로 간단한 실험도 해보면 더 좋으려나. 문제를 풀 때 뇌로 가서 한참을 생각하고 내려왔던 지식이 ( 그래서 가끔은 헷갈리는 것이 ) 쉽게 떠올려진다며 좋아한다. ‘ 생활 속에서 배우는 기상천외한 과학 수업’ 이라는 시리즈의 부제가 어울리는 순간이다.

중2 과학 문제 중에서, 물질의 특성 단원
「물질의 성질」 편에서는 [기체에 관한 사건], [기화와 액화에 관한 사건], [응고와 융해에 관한 사건], [열에 관한 사건] 또한 다루고 있다. 책을 읽던 아이는 ' 이 단원들 대부분이 이번 시험 범위에 관련되잖아! 미리 읽어둘 걸!!' 라고 외친다. 먼저 배웠던 지식들이 나오니 더욱 정리가 잘 되는 모양이다. 용해도에 관련된 것은 이제 자신도 잘 안다며 코 끝이 하늘로 향한다. (자신감 뿜뿜! ) 부모는 그런 모습만이라도 매우 기쁘다.

화학법정에서의 용해도 설명과 중2 교과의 용해도 문제
[과학성적 끌어올리기] 챕터 또한 제목 답게 교과서 연계지식이 빼곡하다. 초등 고학년때 배경지식이 쌓여있으면 그 지식이 그대로 중학 교과에서 더욱 자연스럽게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을 밤톨군을 통해 실감한다.

아이에게는 이 책이 딱 적당한 시기에 호기심을 폭발시키는 책이었던 듯 해서 뿌듯하다.
'적당한 책을, 적당한 독자에게, 적당한 때에' 라는 문장이 떠오른다. 미국의 도서관협회에서 제정한 독서지도의 기본 원리라고 한다. 적당한 때에 읽으면 좋을 책을 적서(適書) 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그 '때'와 알맞은 '책'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다만 (모든 책을) 스스로 고르는 시기가 아닌 아이에게 아이가 필요할 책을, 흥미를 가질 때 권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아이와 나누는 일상 속의 관심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앞으로 아이가 부모의 도움으로 출발하여 스스로 좋은 책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게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