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밤이와 안녕할 시간 스콜라 꼬마지식인 13
윤아해 지음, 조미자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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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이유와 종류가 여러가지이듯 그 이별로 겪는 슬픔을 극복해내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림책에서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모아 놓은 듯한 지식정보그림책 한권을 들여다보며 그림책 모임에서 나눴던 이야기들이 떠올랐지요.


올해 어느 여름, 그림책 모임에서  2010년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수상한「이젠 안녕」(마거릿 와일드 글/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이라는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이별의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 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떠오릅니다. 원제가 'Harry and Hopper' 인 이 책은 해리와 그의 단짝인 강아지 호퍼에 대한 이야기로 호퍼의 죽음으로 둘은 이별하게 되지요. 할로윈 데이를 배경으로 하는 「뼈다귀 개」(에릭 로만 글/그림) 도 사랑하는 반려견 엘라와 헤어진 거스의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두 책 모두 어린이들에게 소중한 존재와 이별하는 것의 의미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대하여 담담하게 보여주었던 그림책입니다. 반려견보다 더 큰 존재인 엄마와의 이별을 극복하는 이야기도 있죠. 「무릎 딱지」(샤를로트 문드리크 글/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을 함께 읽다보면 늘 제가 먼저 펑펑 울게 됩니다. 한 꼬마 아이가 사랑하는 엄마를 잃은 후 겪는 감정을 보여주죠. 아이는 엄마의 죽음에 대해 분노하고 부정하다가 그 감정이 점차 애틋한 그리움과 집착으로 바뀌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슴 속의 다친 '무릎 상처'에 딱지가 앉고 매끈한 새살이 나는 것을 경험하지요.



사람은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많은 이별을 경험하게 되지요.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이 마냥 신기하기만 한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조금씩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것을 배워나가게 되겠지요.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들에게 새로운 존재나 세상과의 만남이 중요하듯 어떻게 이별을 하느냐 역시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이런 경험을 무조건 피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겠지요.



밤밤이와 안녕할 시간

윤아해 글/조미자 그림

44쪽 | 153*224*15mm

스콜라



 

책 속 아이도 사랑하는 반려견 밤밤이를 잃었습니다. 믿을 수가 없는 사실에 분노하고, 슬퍼하고 그리워하지요. 주인공 아이의 마음을 따라 이야기를 들려주며  '곰돌이가 가르쳐 주는 이별 방법' 을 한 개씩 들려줍니다.




어른이었던 저도 '촐랑이' 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없던 갑작스러웠던 이별이었기에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녀석이 코 끝을 들이밀 때 느껴지는 촉촉함. 품 속에서 꼬물꼬물하던 감촉. 산책 나가서 신나게 뛰어놀다가 낯선 사람이 오면 제 뒤로 가서 숨던 모습. 사람들이 밥 먹으면 식탁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자신도 먹을 것을 달라며 꼬리치던 모습.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책 속에서 설명하는 여덟가지 방법들은 단계이기도 하고, 각각이 하나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아직 이별을 맞이해보지 못한 아이라면 나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죠.



다만 지식정보그림책이기에 조금 어린 아이들은 직접적으로 방법을 표현한 이 책을 읽기 전에, 위에서 소개드린 것과 같은 다른 그림책들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 후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우리에게는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느껴가지 않을까요. 이 책에서 소개한 것 처럼 슬픔을 이겨내는 자신만의 방법을 소개해보는 시간도 좋겠지요.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책 속에서는 아이들이 슬픔을 이겨낼 수 있게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주어야 할까도 생각해보게 합니다. 무조건 이겨내라고 몰아가거나, 과도하게 위로를 하는 것이 아닌 아이 스스로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는 모습은 어떤 것일까도 생각해보게 하지요. 함께 울어주는 것이 필요할 때는 함께 울고, 묵묵히 지켜봐줘야 할 때는 충분한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는 모습. 여전히 오늘도 아이의 책은 제게는 또다른 육아서가 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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