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같은 3가지 이야기 3 - 학교 지하실에 사는 용 도시락 37
마이클 브로드 지음, 김영선 옮김 / 사파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거짓말 같은 3가지 이야기, 3: 학교 지하실에 사는 용

Jake cake Series #3 The School Dragon

마이클 브로드 글,그림

140쪽 | 430g | 156*225*20mm

사파리

 

유쾌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가득찬 책을 오랫만에 만나봅니다. 밤톨군도 저도 감기로 끙끙 앓고 있던 중에 뭔가 기분을 밝게 만들어 줄 즐거운 이야기가 필요했거든요. 먼저 이 책의 저자라고 주장하는 녀석의 이야기를 들려드리지요.

 

「안녕, 난 제이크 케이크야.

이 책은 내가 겪은 거짓말 같은 3가지 이야기들을 기록한 책이야.

모두 실제로 겪은 일들이지만 사람들은 내 말을 믿지 않아.」

 

 

"Jake cake Series"는 책의 주인공이 '실제로' 겪은 '거짓말' 같은 이야기들을 세편씩 들려주는 시리즈 입니다. 출판사에서는 이 시리즈를 '맛있고 즐거운' 읽기물 시리즈로 기획한 도시락 시리즈에 포함하여 발간하였더군요. 딱 설명 그대로 맛있고 즐겁고 그래서 한없이 유쾌합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엉뚱한 상상을 따라 신나는 모험을 즐기는 자유롭고 유쾌한 아이의 이야기는 때로는 너무나 황당해서 통 믿을 수 없는데도 뒤돌아서면 묘하게 설득력이 있기도 해요.

 

이번의 세번째 권에는 이렇게 세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속표지에서는 에피소드를 이끌어가는 또다른 주인공들이 마치 범인인 듯 포토라인에 서서 사진을 찍은 듯이 보이죠. 이 모습을 보면서 혹시 주인공이 벌이는 말썽을 변명하기 위해 아이가 상상력을 동원해 둘러대는 이야기 속의 범인(?)들인가 싶어 살짝 웃어보았답니다. 이건 제가 그런 게 아니예요. " OO가 그런거라구요. "  

  
 

선생님 심부름으로 난방이 왜 안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하실에 내려갔다가 콧물을 훌쩍거리는 용을 만나기도 하고, 집안을 온통 난장판으로 만드는 아기 도깨비 덕분에 엄마에게 꾸중을 듣고, 수업 시간에는 역사선생님을 곯리는 유령의 짓을 뒤집어 쓰고 교장실로 가게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배경인 학교와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더욱 쉽게 술술 읽힙니다. 그나저나 에피소드마다에는 또다른 마크가 있었으니 바로 이것이지요.  JC( 제이크 케이크의 거짓말 공작소 ). 대놓고 거짓말 공작소 적어두다니! 주인공의 또다른 자신감!


 

 

1권에서부터 보면 주인공은 늘 말썽을 일으키는 듯 보이지만 호기심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다보니 그런 일들이 자주 발생하게 되는 타입이었지요. 문제가 발생한 녀석이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하면 주위 어른들은 늘 믿어주지 않아요. " 떽! 어른들을 놀리면 못 써. 황당한 이야기 좀 지어내지마. 자꾸 그러면 코가 쭉쭉 길어질 테니까 " 라고 나무라기만 합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이 이야기들을 적어나가기 시작한 모양이지요? 이지마다 마구 휘갈겨 버린 연필 자국, 지문 자국, 잉크가 튀고 물이 번진 얼룩, 찢어진 종이 자국 등 재미있는 효과들이 다양하게 담겨있는 점은 주인공 제이크 케이크가 직접 쓰고 그린 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 합니다. 밤톨군 녀석은 이 자국들이 나올 때마다 신기해하면서 만져보더라구요. 저도 처음에 책이 구겨지고 찢어진 줄 알고 놀라서 다시 들여다봤을 정도이니까요.

 

 

▷ 지문자국, 찢어진 자국, 물감이 번진 자국들

 

주인공은 이번 에피소드에서도 용이나 도깨비, 유령 같은 믿지못한 존재들을 만나 그들 때문에 생긴 말썽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른들도 황당한 일을 함께 겪게 되지요. 그동안 믿지 않았던 어른들이 눈앞에 펼쳐진 사건을 직접 확인하고는 어쩔줄 몰라하게 된답니다. 그런 모습에 주인공은 물론, 함께 읽은 어린이들도 더욱 통쾌함을 느꼈을 듯 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상상을 그대로 믿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어른들이 그 상상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고 무조건 거짓말로만 치부해버리니 아이들은 정말로 억울했을 거예요. 생각해보면 어른인 우리들도 그런 상상력으로 가득한 시기를 지나왔는데 참 쉽게 그 시간들을 잊어버린 듯 하지요.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의 틀에 아이들을 가두려고만 하니 아이들이 의도하지 않은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린 걸지도 모릅니다.

 

역사 선생님도 교장 선생님도 유령 소동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왜냐하면 어른들은 거짓말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짓말 같은 내 모험 이야기를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이다.

p139

상상력은 아이들의 특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그들은 거짓말 같은 일들이 일어나도 쉽게 믿고 마음을 엽니다. 그것은 그들이 경험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니까요. 만우절이나 되어야 '거짓말 같은' 이야기들을 믿어보는 척 하며 억지웃음을 날려보는 우리들에게 아이들의 호쾌한 웃음은 우리가 잊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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