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위위야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12
거빙 지음, 김명희 옮김 / 보림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 난 위위야

거빙 글/김명희 역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 12

245쪽 | 328g | 150*215mm

보림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 낸 '인간쥐' 라는 생물.

'인간쥐' 는 사람의 얼굴에 쥐의 몸을 갖고 있는 기괴하고 낯선 모습으로 머릿속으로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설사 상상을 했다 하더라도 결코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프랑켄쉬타인'보다도 더 지독한 존재일런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만들어낸 생명공학의 산물로 유전자 조작에 의해 사람의 얼굴을 갖게 되었고, 귀여운 외모 덕분에 한때는 애완용 동물로 인기를 누렸지만, 결국 책 속 사람들은 이들이 필요가 없어지자 가차없이 버리고 혐오해버리게 되었죠.

 

동물을 의인화하여 인간군상의 여러가지 면면을 풍자하는 소설, 동화, 그림책들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일부 인간의 외형을 지니고 있는 생물을 통하여 바라보게 되는 우리의 모습은 바라보기에 편하지 않습니다. 그들을 학대하는 인간의

비인간적 처사를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작가의 시선도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쥐 내부의 여러 사건들도 인간의 유전자로 기인한 듯, 우리 사회의 불편한 모습들을 비춰주고 있거든요. 천성적으로 싸움질과 못된 짓을 좋아한다고 표현된 인간쥐들은 인간에게 쫓기면서 처참한 환경에서 살아가느라 힘들게 살아가는 한편, 인간쥐 세계 내부에 존재하는 권력 관계 때문에 더더욱 고통을 받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인간쥐들의 권력욕, 그리고 그 권력에 빌붙어 이리저리 휩쓸려다니는 다른 무리들의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쓴 침을 삼키게 되더군요.

 

주인공 위위는 어느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심성으로 이 모든 고난과 시련을 극복해 나갑니다. 다른 동물들에게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면서 위위는 차츰 성장해 나가고, 온갖 모험을 겪은 뒤에 바라던 쌍둥이 동생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위위의 모험 속에 등장하는 여러 다른 친구들, 남을 돕는 이타적인 '널빤지', 개성만점의 '헤어스타일', 진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가 '은젓가락'의 모습에서 함께 살아가는 일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지요. 또한 자신의 삶을 먹고사는 것 이상의 보다 가치롭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던져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괴짜박사의 실험실에서 똑똑한 쌍둥이 동생의 아바타로서 태어났던 위위가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성장기가 더욱 감동을 주고 있지요.

 

이렇듯 유전공학이라는 흥미로운 전제로부터 시작해 예술과 유토피아의 전망까지도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질문을 내포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출판사는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보며 그 질문들을 찾아보고 답해보는 과정에서 내가 불편해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은 왜 그런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권장연령은 초등3~4학년부터로 되어있지만 그 이상의 고학년 아이들이 읽어보면 더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부모도 빠지면 안되겠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