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부리 영감과 도깨비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10
오호선 글, 윤미숙 그림 / 길벗어린이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

오호선 글 / 윤미숙 그림

32쪽 | 424g | 223*288mm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 10

길벗어린이

 

 

한 아이의 부모인 저도 어릴 적에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듣던 전래동화인 『혹부리 영감』의 이야기.

누군가의 입으로든, 그림책이든 또는 TV 프로그램에서라도 한번쯤은 접해보게 되는 우리의 전래이야기이죠. 우리나라 전역에서 구전되었던 설화이며 '혹 떼러 갔다가 혹만 붙이고 왔다.'는 속담도 이 이야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혹부리 영감』은『도깨비 방망이 설화』에 혹부리 영감의 응보담(應報譚)이 결합한 이야기라고 말해집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신화나 전설의 대부분은 현실에서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상상적인 초인들을 통하여 성취하는 신비로운 이야기인 신이담(神異譚) 으로 분류되는데 신이담(神異譚) 은 다시 기원담(起源譚),변신담(變身譚),응보담(應報譚),초인담(超人譚) 등으로 나뉘어진다고 합니다. 응보담(應報譚) 은 무엇인가를 베풀고 그것에 대한 보은을 받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의 곳곳에서 구전되었던만큼 이야기의 굵직한 뼈대는 유지한 채 다양한 이야기들로 변형되어 전해져 왔지요.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혹부리 영감이 혹에서 노래가 나온다고 도깨비를 속이는 이야기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착한 혹부리 영감과 나쁜 혹부리 영감을 대비하고 거짓은 결국 들통이 난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로 기억하지요.

그러나 도깨비를 속이는 부분은 사실 응보담(應報譚) 이라고 할 수는 없거든요. 알고 보니 이 이야기는 사실 일본의 혹부리 영감 이야기로, 일제 강점기 교과서에 실린 이후 널리 알려지게 되었던 부분이라고 합니다.

 

올해 초 「길벗어린이」출판사에서 출간된 이야기는 그럼 어떤 이야기일까요.

 

 

 

 

 

'흰 쥐 이야기 / (비룡소)' 로 밤톨군에게 친숙한

윤미숙 그림작가의 일러스트로 만나는 혹부리 할아버지.

'흰 쥐 이야기' 의 경우에는 한지를 사용하여 면을 만들고

석판화로 선을 찍어낸 기법이 인상적이었죠.

현대적 기법을 활용한 실험적 작업이 많아도 튀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특유의 세심함으로 자연스럽고 정감있는 이야기, 세련된 편안함을 주는 작가라고 말해집니다.

( 출처 : 네이버 캐스트,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97&contents_id=3549 )

 

이번에는 수묵화 기법으로 은은한 번짐이 인상적인 그림이 눈에 띄네요.

 


'팥죽할멈과 호랑이' 우리나라 작가로는 처음으로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받아

역량을 인정받은 윤미숙 그림작가는 흑백의 단순한 숲과 형형색색 도깨비들을 대비시키고

모였다 흩어졌다 움직였다 멈추었다 하는 도깨비들의 움직임으로 역동적인 리듬을 만들었습니다.

익살스러운 도깨비들의 표정과 각각의 색들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들이 둥그렇게 어울려 노래하고 춤추는 아래의 장면에서는

숲을 채운 나무들이 함께 춤을 추는 듯 흥겹고 조화로운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 하네요.

 

 

 

글과 이야기는 어떨까요.

 글 작가는 우리 나라에서 전해오는 여러 채록판본을 찾고 해석하여

중심 주제가 '흥'과 '조화'를 강조하는 이야기로 해석하여 새롭게 되살렸습니다.  

 

 

 

 

 

그리고 흥'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장치로 "홍홍양양"라는 노랫말을 만들어냈지요.

 


 

 

아무 뜻도 없이 입술을 오므렸다 벌렸다 해서 가장 간단하게 발음할 수 있는 말인듯 싶습니다.

따라 부를수록 흥이 나고 재미있습니다.

단순한 노랫말을 반복하고 변주하면서 생생한 가락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홍홍양양"을 빠르게 느리게 불러 리듬을 고조시켰다가

"양양양양" 하고 소리쳐 판을 깨는 것이 또 절묘합니다.

장단 맞춰 노래하는 것도 즐겁지만 리듬을 단번에 흩뜨리는 것도 재미있지요.

책을 덮고 나서도 자꾸 흥얼거리게 될 만큼 노랫가락이 인상에 강하게 남습니다.

아이들이라면 더 재미난 말을 지어내면서 흥겨운 순간을 계속 이어 나갈 것입니다.

 

- 출판사 소개글 중

 

 실제로 아이에게 읽어주는 저도 우리의 장단을 떠올리며

아이와 함께 어깨춤을 들썩이며 "홍홍양양" 하게 되더라구요.

마지막에 '얼쑤~ 좋~~다' 라고 저절로 외치는 녀석은

최근의 모 통신사 CF의 영향은 아니었겠지요? T_T


 


 

이번에 출간된 이야기는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를 속이지 않습니다.

낯선 존재인 도깨비에 대한 두려움을 잊은 채로 한바탕 신나게 어울려 놀고,

그리고 그 흥겨움에 대한 보답으로 선물을 받았지요.

아이와 읽기에는 이런 이야기가 훨씬 정겹고 따스하게 다가옵니다.


 


 

반면 이웃집 할아버지의 경우에는 선물을 받을 목적으로 함께 하다가

'흥'과 '조화'를 깨버리고 말지요.

교훈만을 생각해볼 때 기존의 이야기보다

'욕심' 에 대한 교훈은 약하게 표현되는 듯한 느낌은 있습니다. 

그래도 도깨비를 무작정 속여서 골탕먹이지 않는 부분이 저는 개인적으로 참 좋은 듯 했습니다.

새로운 해석의 이야기를 만나는 느낌도 신선했답니다.


 



밤톨군의 길벗어린이의 옛이야기 시리즈들.

기존 '돌베개어린이' 출판사에서 '천둥거인' 이라는 이름으로 기획되어 나오다가

길벗어린이와 한식구가 되면서 이제는 길벗어린이에서 출간되어 나오고 있죠. 

앞으로 또 어떤 책들이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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