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샨과 치히로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11
쉐타오 지음, 전수정 옮김 / 보림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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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님 특유의 서정성 가득한 표지 일러스트로 눈길을 끌었던 동화책 한권.

'엄마마중' 에서의 꼬마가 생각나는 표지입니다.

그러나 주인공 '만샨'은 역시 그 꼬마하고는 전혀 다르지요.

만샨의 결연한 표정과 메고 있는 새총,그리고 함께 있는 개 '치히로'를 통해

무엇인가 비장하고 치열한 이야기를 떠올려보게 하는군요.

 

 

 

만샨과 치히로

( 滿山打鬼子 )​

쉐타오 지음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 11

290쪽 | 384g | 150*215mm

보림

 

이 책은 중국의 '항일운동'을 소재로 다루고 있습니다. 중국의 항일전쟁 시기 동북 지역에서 있었던 항일무장군대 '항련(抗聯)'의 투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죠. 항련은 1935년 중국공산당 중앙의 8·1선언에 따라 만주지방의 동북인민혁명군과 그밖의 모든 반일무장대를 반일구국의 기치 아래 연합하여 만든 부대로 '동북항일연군(東北抗日聯軍)' 의 약칭입니다. 우리에게도 후일 아나키스트로 알려진 의열단(義烈團)이던가 광복군, 대한독립군, 북로군정서 과 같은 항일무력독립운동 단체가 있었으니 어른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1930년대의 동북항일연군에는 우리나라도 사회주의자들이 중국과 연합부대를 결성하여 함께 하였죠. 1937년, 김일성의 보천보전투도 동북항일연군의 활동으로 알려져있으니 말입니다. 즉, 동북항일연군은 그 실체가 중국 공산당 중심의 항일연합전선이었으나, 그 속에서 한국인 출신 공산주의자들이 활동하였고, 후에 이들이 조선공산당의 창설을 이루는 인연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출처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260646&cid=40942&categoryId=33399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사전, 살아있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82409&cid=3426&categoryId=3426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사전, 독립군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74991&cid=40942&categoryId=31748

 

 

그러나 아이에게는 낯설은 이 '항일운동'이라는 자칫 무겁고 진지하게 느껴질 역사 속 이야기 그리고 가슴 아픈 에피소드들이 포함되어 있는 이 동화가 계속 읽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만샨이라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 덕분인 듯 합니다. 주인공 만샨은 으스대길 좋아하고 가끔은 어른들한테도 함부로 구는 등 막무가내에다 말썽꾸러기지만 용감하고 영리하며 정의를 위할 줄 아는 소년이기도 하거든요. 어른에게도 힘든 일들을 ( 아이만의 영웅주의 혹은 무모함으로도 읽혀지기는 하지만 ) 만샨은 꿋꿋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죠. 일본의 공격으로 기차 역이 파괴되고 중국인들이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잘 드러내면서도 꿋꿋하게 항일 의지를 북돋우는 모습, 만샨의 낙천적인 말과 행동으로 어두운 시대마저 밝게 여길 수 있도록 이야기를 펼쳐갑니다. 어찌보면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과 생명력이야말로 어떤 일에서든 보편적인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고도 있습니다.

 

일본군 앞잡이로 온 동네 사람들로부터 경멸과 무시를 받는 외삼촌 하이추안( 그러나 그의 진실된 정체는 나중에 밝혀지죠), 항련의 일원으로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활약을 보여주는 이웃집 두안우 아저씨, 어딘가 아둔한 듯하지만 결국엔 일본 사람들에게 한방 먹이는 만샨의 단짝 친구 샤오다오, 일본군의 딸이지만 만샨, 샤오다오와 따뜻한 우정을 나누는 일본 소녀 나오코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답니다.

 

이 책은 최근 중국 중앙TV에서 어린이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었으며 영화도 제작 중이이라고 합니다. 검색으로 드라마 스틸컷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만샨의 트레이드 마크인 '새총'의 표현이 현지에서는 무엇인가 이슈가 된 듯 한데 중국어를 몰라서 사이트의 번역만으로는 정확한 내용을 알 수가 없어 아쉬웠습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중국의 항일운동과 항련이 되기 위해 싸우는 중국 소년의 고군분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본인모두를 무조건 사악한 존재로 규정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 일본군은 참 괜찮은 아빠였다.

만일 그가 일본에서 아들하고 놀아줬더라면 죽지 않았을 것이고,

오래오래 살다가 손자에게도 팽이를 사 주었을 것을, 만샨은 그런 생각을 했다.

P67-68    

 

이렇게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이유도 모른 채 총을 들고 싸우고 있는 일본 병사 역시 어느 어린이의 아버지라는 점을 보여주며 동정심을 불러일으킨다거나 나오코를 통해 국적과 상관없이 어린이들은 서로에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려 애쓰고 있죠. 그리고 전쟁이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이라는 것도 전하려고 하는 듯 합니다.

 

다이유사쿠, 혹은 치히로. 일본의 군견이었다 기억을 잃고 만샨과 함께 했던 치히로가 마지막에 늑대가 있는 산을 택해 돌아가는 마지막 장면. 또다른 전쟁의 희생양이었던 치히로가 본래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돌아가는 모습 또한 깊은 울림을 전해주죠. 사람이든 동물이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하고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숭고하고 가치 있다는 점이 바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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