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하는 날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9
홍진숙 글, 원혜영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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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하는 날

홍진숙 글, 원혜영 그림

네버랜드 우리걸작 그림책 - 34

32쪽 | 345g | 220*220mm

시공주니어 

 

 

다듬잇돌과 방망이, 화로, 인두... 지금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선조들의 살림살이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감으로 가득한 판화형식의 그림책 속에 담겨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 한권입니다.

 

오늘은 큰 빨래를 하는 날, 아이들은 신이 나지요. 빨래놀이가 시작되거든요. 이야기에는 엄마를 중심으로 할머니, 아이들이 나옵니다. 3대가 함께 살았던 이전 풍경이지요.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시간을 보내면서 윗세대가 살아온 경험을 아랫세대가 익힐 수 있는 학습의 기회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그림책 속 할머니와 아이들도 빨래 과정 속에서 저마다 작은 역할들을 합니다. 빨래를 짜기도 하고, 빨래를 밟기도 하고, 다듬이 방망이를 두드리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놀이처럼 엄마 아빠의 일을 도우며 살아가는 방법들을 터득하게 되고, 읽는 이에게는 빨래가 오롯이 엄마의 몫이 아닌, 가족의 몫임을 느끼게 합니다. 

 


 

 

 

요즘이야 세탁기가 빨래를 해결해주니 밤톨군에게는 손수 사람의 손길로 냇가에서 빨래를 하는 모습이 낯설기만 한 듯 합니다.

 

 

 

제 세대까지만 해도 빨래후 풀을 입혀 네모 반듯하게 접은 이불호청을 동생과 함께 신나게 밟았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신나게 뛰면서도 어머니를 도울 수 있어서 더욱 기뻤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잘 밟은 호청을 잘 말려 다렸을때 나던 그 풀 냄새.    

 

 

이 책은 생활이 곧 교육이었던 우리 옛 문화를 보여 주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요즘 아이들에게 옛 빨래 과정을 통해 옛 어른들의 생활 모습과 생활 철학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자연의 도움을 받아 시간과 품을 들인 우리의 옛 빨래, 그 과정에 깃든 삶의 지혜와 철학. 옷을 뜯어 빨았던 옛날에는 빨래가 털고 삶고 치대고 말리고 두드리고 다리고 꿰매는 지난한 과정이었지만, 우리 어머니들은 부단한 노동과 인내, 깨끗함에 대한 바람, 햇볕과 바람과 이슬과 물 등 자연을 활용하는 지혜로 빨래를 해오기도 했다는 것을 저도 다시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삶을 학습한다는 것은 단순히 문제 해결 능력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대하는 가치관을 배우는 것이라는 것두요. 

 

  

 

 

마지막에는 옛 물건에 생소하고 낯선 아이들을 위해 친절한 설명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인도와 중국에서 오랫동안 판화를 공부한 원혜영 작가는 빨래하는 이야기를 목판에 아름답고 잔잔하게 담아내었습니다. 헌 옷이 새 옷이 되기까지 햇볕과 바람과 이슬과 물의 손길이 닿았던 빨래 과정을 나무를 파고 찍는 수고로 표현했다고 하는군요. 목판 특유의 느낌을 살린 그림에는 질박한 우리 옛 문화가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섬세하게 담겨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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