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탐험 - 짐 큐리어스 바닷속으로 가다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82
마디아스 피카르 지음 / 보림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동네 친구의 집에 놀러갔던 밤톨군, 친구 집에서 3D 애니메이션을 TV로 보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영화관에서도 점박이나 라푼젤같은 3D 애니메이션을 보았던터라 3D에 대해서는 그다지 놀라워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집에서, TV로 보는 3D는 더욱 색다르게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입체영상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됩니다.  

" 엄마, 실제로 눈 앞에 있는 것 같아서 잡아보려고 하는데 안 잡히네요! " 

 

 

마침 이 책이 생각납니다. 입체로 즐길 수 있는 책도 있단다. 한번 볼까? - 네! 

호기심에 반짝반짝 눈이 빛나는 밤톨군은 벌써 안경을 쓰고 준비중입니다. 

그럼, 소리 없는 영상을 보는 듯한 흑백 그림책으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입체안경을 끼고 보는 3D 그림책 한권.  

 

입체 그림책의 원리를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늘 바라보며 마주보는 세계는 입체입니다. 사람이 세계를 3D로 인식하는 이유를 알아볼까요. 사람은 두 개의 눈으로 사물을 봅니다. 이 때 오른쪽 눈과 왼쪽 눈으로 보는 사물은 차이가 있죠. 앞에 놓인 물체를 오른쪽 눈을 가리고 왼쪽 눈으로 보고 다음에는 왼쪽 눈을 가리고 오른쪽 눈으로 보면 두 눈이 보는 사물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6cm 정도 되는 두 눈 사이의 거리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생기고, 차이가 있는 두 눈의 2차원 영상 신호가 뇌에서 합쳐져서 입체감, 원근감으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 참고출처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02&contents_id=4167 )

 

 

이 원리를 최초로 발견한 수학자 유클리드 이후로, 1838년 영국의 휘트스톤이 입체경을 발명했고, 1850년에는 애너그리프(Anaglyph, 적청방식, 빨강과 파랑 필터의 입체 안경)가 만들어졌습니다. 1910년,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최초의 영화가 상영되었고, 가장 최근인 2009년에는 최초의 3D 영화 아바타가 상영되었지요. 입체기술이 발달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원리는 인간의 눈이 본래 가지고 있는 기능인 양안 차에 의한 입체 인식입니다. 

 

저자인 마티아스 피카르는 로도이드(투명한 플라스틱)에 검정 바탕을 칠한 후, 뾰족한 도구로 검정을 긁어내서 하얀 부분이 드러나도록 했습니다. 각각의 그림이 각기 다른 로도이드에 그려지고, 컴퓨터에서 수정했지요. 미묘하게 다른 빨강과 파랑의 이미지가 3D의 착시 효과를 만들어내었다고 합니다. 

자 그러면 밤톨군과 함께 책 속으로 떠나 보실까요?  

 

 

 

해저탐험, 짐 큐리어스, 바닷속으로 가다

 

세계 걸작 그림책 지크 82
60쪽 | 640g | 210*297mm

마티아스 피가르 글/그림

보림

 

사실 '3D' 로 보이는 그림책이라는 타이틀에 가려진 이 책의 멋진 내용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죠. 글이 없는 그림책으로 자세히 관찰해볼 수록 읽는 사람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어른과 아이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자극하는 것은 물론이구요.

 

집을 떠나 바닷속 탐험을 시작한 주인공 짐 큐리어스.

 

 

그가 뒤뚱거리며 바다로 내려갑니다. 바닷속 세계를 만끽하는 기쁨도 잠시, 곧바로 인류가 버린 쓰레기 더미가 눈앞에 보입니다. "탐험" 이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어떤 판타지적인 모험의 시작에 보이는 쓰레기더미. 처음에는 환경에 관한 그림책인가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주인공 짐 큐리어스는 담담히 바다 여행을 계속합니다. 해양 생물과 바다 괴물이 공존하는 심해속으로 말이지요.


 

 

 

 

상어가 일으킨 소용돌이에 휩싸여 들어가니 무엇인가의 잔해가 보입니다. 비행기, 군용차.. 전쟁의 흔적 같군요. 책소개에는 2차 세계대전의 잔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좀더 내려가보면 아래에는 난파된 배가 있습니다. 전쟁에서 패한 군함일까요. 여행을 떠나다 파도에 휩쓸린 모험가의 배일까요. 보물이 가득한 해적선일지도 모릅니다.

 

 


 

더 깊숙이 들어가자 어떤 도시 같은 곳이 보입니다. 갑작스러운 대지진과 홍수로 하룻밤 만에 바닷속으로 사라졌다는 전설 속의 고대문명 아틀란티스일까요? 아직 아틀란티스를 모르는 아이에게 고대문명의 이야기도 찾아 들려줘야 겠구나 생각해봅니다. 그나저나 바다 속 아래로 내려갈수록, 현실에서 점점 더 멀어지면서 인류의 기원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직접 버린 것들일 수도 있고, 어떤 이유로 사라져 버린 것들일 수도 있는,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해왔던 많은 것들이 실상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어딘가에 이처럼 존재하고 있을테지요. 사라졌다고 생각한 것들은 어쩌면 주인공 큐리어스가 발견한 것들인 (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 환경오염, 전쟁 이런 것들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이대로가면 심해에 가라앉아있는 어떤 문명을 뒤따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걸까요? 

 

 

 

큐리어스(Curious : 호기심 많은) 짐은 이번 탐험을 통해서 무엇을 느꼈으려나요. 그리고 주인공과 함께 여행한 우리들의 큐리어스 키드(Curious Kid) 들은 어떻구요. 책을 함께 읽던 어른인 제게는 책 속 심해탐험은 오히려 제 마음 속 깊은 심연도 함께 탐험하고 나온 기분이 들게 해주었습니다.  


 

작가 마티아스 피카르는 그 어떤 메시지도 의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온전히 입체 그림의 효과를 만끽할 수 있는 그림책이길 바란다지요.  그러나 그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이 책은 읽은 이에게 " 현실과 상상이 버무려진 그 어느 지점 " 을 자극하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게 해주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 인류로 인해 슬픈 자연은, 그럼에도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 것이다.
바다는 어찌 보면 인류 문명의 증거 그 자체일 지도 모르겠다.
바다는 지구의 첫 생명이자, 가장 마지막 숨결일 것이다. ”

- 마티아스 피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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