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은 사고뭉치 동화는 내 친구 1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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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그 위대한 이름.

그녀의 책 중 한권을 아이와 읽기 위해 골라들었을 때 표지의 삽화로부터 풍겨오는 어떤 그리움과 낯익음에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워낙 유명한 작가니 "삐삐 롱스타킹" 의 영향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책을 펼쳐들었다가 저는 몇 자 읽기도 전에 밀려오는 눈물에 당황합니다. 차곡차곡 쌓아 기억의 저편으로 밀어놓고 한동안 찾아보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폭풍처럼 밀려와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그런 엄마를 아이는 당황하며 쳐다보는군요. 그러나 새로 만난 책의 제목은 낯섭니다.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보니 제가 읽은 책은 '개구쟁이 미셸' 이라는 책이었습니다. 범우사 사루비아 문고에서 상,하권 이렇게 두권으로 나왔었죠.

 

 

에밀은 사고뭉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 비에른 베리 그림 
152쪽 | 333g | 170*223mm

논장 

 

엄마가 좋아하던 동화를 이제는 아이와 함께 읽는 기분을 뭐라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어릴 때 읽고 다시 함께 읽는 그림책이나 동화가 이 책이 첫번째는 아닌데 이리 감동해버리다니요. 아마도 너무나도 좋아했으면서도 잊고 있었던 추억을 떠올려서 일까요. 다른 책들은 다 정리하며 버렸음에도 친정에 남겨놓은 책 중의 하나였기 때문일까요. 아, 맞다. 이 책이 린드그렌이 썼던 거구나 하는 또다른 깨달음 때문일까요. 생각해보면 유은실 작가의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에서 주인공이 『에밀은 사고뭉치』와 『개구쟁이 미셸』을 보며 에밀이 미셸이고, 미셸이 에밀이라고 발견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때는 무심코 지나가버렸었나봅니다.

 

전 늘 마트에서 수제 소시지( 또는 순대 )를 보면 무심코 이 책의 한 장면을 떠올리고는 했습니다. 제가 읽었던 책에서는 소시지가 아니라 '순대' 라고 번역해 두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친정에서 책을 찾아와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  

우리의 귀여운 미셸, 아니 이제는 에밀이라고 불러야 겠군요. 장난치면 늘 갖히곤 했던 목공창고에서 창밑의 쐐기풀이 자라는 곳으로 떨어질 위험을 무릅쓰고 건너간 식료품 창고에서 저장해둔 소시지를 다 먹어치우고 곤히 잠든 에밀. 마침 농장에 손님을 초대한 터라 모든 손님들이 사라진 에밀을 찾느라 소동을 벌였죠. 이 책 속 본문의 삽화는 모두 흑백이지만 제가 읽었던 책의 삽화는 약간의 옅은 주황색으로 색칠이 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인지 흑백으로 만나보는 에밀은 조금 덜 장난스럽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제가 한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이라 좀 더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일까요?

 

 

동생 이다를 깃대에 매달은 에밀, 어른들의 시선으로는 정말 위험하고 짖궂은 장난일지 모르겠지만 에밀과 이다에게는 장난이 아니었답니다. 그저 에밀은 동생을 즐겁게 해주려고 그런 것이었을 뿐이구요. 동생 이다도 최고로 재미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높은 깃대에서 바라보는 마을의 전경이 얼마나 멋있다구요!

 

 

 

집에 손님으로 오셨던 페트렐 아주머니의 가방에 넣은 생쥐도 마찬가지여요. 생쥐에게 농장 외의 세상 다른 곳을 구경해보게 해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었을 뿐인걸요. 덤으로 페트렐 아주머니가 쥐를 귀여워해주실 거라 믿는 마음도 있었구요. 그러고보면 우리 아이들을 꾸짖기 전에 아이들의 시선에서 왜 그랬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물어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른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그들이 몸으로 겪어내는 경험들을 무조건 나무랄 수는 없으니까요! 

 

 

린드그렌이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는 손자를 달래기 위해 "얘야, 뢴네베르가 마을의 에밀이 얼마나 장난꾸러기인줄 아니?" 하고 즉흥적으로 지어낸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에밀 시리즈는 모두 6편으로 전체에 흐르는 낙천적인 분위기와 생동감있는 그림이 어우러져 편안한 웃음과 순수한 즐거움을 전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책에는 '에밀이 수프 단지를 뒤집어 쓴 날', '에밀이 여동생 이다를 공중에 대롱대롱 매단 날', '에밀이 도둑을 잡은 날' 이렇게 세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나저나 에밀이 장난쳐서 목공창고로 들어갈 때마다 조각해놓은 나무 인형들. 그 수가 어마어마 하죠? 이 책에는 그 에피소드가 나와있지는 않지만 저 나무인형들도 다른 에피소드에서 제법 한 몫을 해낸답니다.

 

잠깐 소개드린 에밀의 장난들 어떠셨나요. 물론 에밀은 억울합니다. 그저 호기심이 많고 호기심을 탐구해보았을 뿐인데 어른들은 장난이라고 하니 말이죠. "말괄량이 삐삐"에서 아이의 생존에 관계되는 절대 강자인 '부모' 없이도 혼자 잘 살아내는 삐삐의 모습으로 아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내었던 린드그렌 여사는 이 책에서 장난을 치려고 한 것이 아니었던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읽어내어 보여줍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장난들은 어른들보다도 나은 결과들을 가져오고는 하거든요. 그리고 다른 어른들이 모두 꾸중해도 단 한사람, 에밀의 엄마만큼은 항상 감싸주고 이해해주려고 애쓴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으실 거예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작가 홈페이지 : http://www.astridlindgren.se/en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1907년 스웨덴 스모랜드 지방의 밤벨비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농부였던 아버지는 부지런하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했고, 린드그렌은 아바지를 닮아 쾌활하고 잘 떠드는 아이였다. 학창시절 린드그렌은 국어와 작문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어 열세살 때 지은 글 <우리 농장의 정원>이 지방신문에서 주최하는 상을 받아 그 마을의 유명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린드그렌의 젊은 날은 순탄치 않았다. 사춘기에 격심한 정신적 방황을 거치고 결국 미혼모가 되는 등 시련이 있었지만, 늘 자신을 믿어 주었던 부모님을 떠올리며 바른 길로 되돌아왔고 이러한 시련이 자양분이 되어 주옥같은 작품의 자양분이 되었다.

결혼하여 두 아이를 낳고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주부로 살던 린드그렌은 1945년, 어린 딸에게 자장가 대신 들려주던 이야기 <삐삐 롱스타킹>을 첫 작품으로 내놓으면서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이 작품이 출판 되자마자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후속편인 <삐삐선으로>, <삐삐의 남양여행>이 시리즈로 선보이게 된다. 1950년 단편집 <꼬마 닐스 칼손>으로 제1회 닐스 호르겔손상을 수상, 1957년에는 <라스무스와 방랑자>로 국제 안데르센 상을 수상하였고, 그해 스웨덴 정부로부터 문학상을 받았다.

작가로서의 출발은 늦었지만 동화는 물론 그림책, 희곡, 미스테리 등 다양한 장르에서 20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였으며, 대표작은 <미오, 나의 미오(1954>. <시끄러운 마을의 아이들(1946)>, <명탐정 카트레군의 모험(1951)> 등이 있다.

2002년 1월 , 95세의 나이로 사망했을 때 스웨덴 국왕 내외를 비롯하여 그녀의 작품을 읽고 자랐던 수많은 인파가 장례식장을 찾았으며 그녀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가 독일에만 1백50개가 넘을 만큼 스웨덴의 보배임을 넘어 인류의 유산으로 대우 받고 있다.

 

 

 

이 책은 스웨덴에서 영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1971년 처음 극장용 영화로 제작될 때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직접 대본을 담당했고 다른 캐릭터들의 드라마와는 차별되게 해설도 직접 맡아서 성우로 출연했다고 합니다. 찾아보면 유투브에 조금씩 영상이 공유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 공중파 방송에서 에밀과 돼지에 관한 에피소드 한편을 보여줘던 것 같은 기억이 있는데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유투브에서는 원제인 "Emil i Lönneberga" (뢴네베르가의 에밀( Emil i Lönneberga) 시리즈 ) 나 "Michel aus Lönneberga" 로 검색해보시면 많이 보입니다. 독일에서는  독일 작가 ‘에리히 캐스트너’의 『에밀과 탐정들』주인공  ‘에밀’과 혼동하지 않기 위해 미셸로 이름지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그 이름이 소개된 것이었을까 싶기도 하네요. 워낙 주인공의 모습의 이미지가 강해서 영상은 책을 여러번 읽은 후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련 유투브 링크

Part 1 : http://youtu.be/46pXRUtT4UA
Part 2 : http://youtu.be/mX5ZyizP3lY
Part 3 : http://youtu.be/SuhUX3CRfuE
Part 4 : http://youtu.be/fZ4UPaDFgPo
Part 5 : http://youtu.be/lVxrCXGhQvs
Part 6 : http://youtu.be/wgs7n2dFGT0
Part 7 : http://youtu.be/L95vfNPOJSQ
Part 8 : http://youtu.be/pwRHjk8PPrE
Part 9 : http://youtu.be/vn-fXFvgpwM
Part 10 : http://youtu.be/R9ILAFhlJdI
 

드라마 장면 중 깃대에 매달린 이다 

  

 


  

오프닝 음악과 함께 한 트레일러 잠깐 감상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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