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러와 오도 - 먀오족의 콩쥐팥쥐 이야기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3
이영경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오러와 오도 

이영경 글 / 그림 

40쪽 | 262*246mm

길벗어린이

 

먀오족, 묘족(苗族) 이라고도 하죠. 중국 남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의 하나입니다.   

 

 

 

구이저우성[貴州省]을 중심으로 후난[湖南] ·쓰촨[四川] ·광시[廣西] ·윈난[雲南] 등 중국 남부의 여러 성(省)에 거주하고 있으며, 베트남 ·라오스 ·타이 북부에도 분포한다. 중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250만이다.

 

주로 산악지대에 촌락을 이루어 산재하여 거주하면서 화전경작(火田耕作)을 생업으로 한다. 옥수수 ·메밀 ·수수 ·콩 등을 재배하는 한편, 소 ·돼지 ·닭 등을 사육하는데, 가축은 정령(精靈)에의 공희(供犧)로서 중요시한다. 일부일처(一夫一妻)의 가족 외에 외혼제(外婚制)의 부계친족집단도 있고, 혼인에는 남자측에서 여자측에 혼자(婚資)를 지불한다. 먀오는 정령을 신앙하며, 조상에 제사를 지내고 마을에는 무사(巫師)가 있어 장례(葬禮) 때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복식은 화려한 자수와 은장식, 주름장식이 특징이며, 먀오족 복식에 사용되는 직물은 대부분 짙은 남색을 염색한 면직물이다. 주로 착용하는 옷에 따라서 강묘족, 녹묘족, 흑묘족 등으로 구분되는데 각 묘죡에 따라 옷의 형식과 구성 방식이 매우 다양해 복식을 통해 부족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출처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92286&cid=200000000&categoryId=200002636 

 

전 세계적으로 계모에게 구박받다가 멋진 짝에게서 사랑을 받고 새 삶을 찾는 이야기들이 많죠.  

우리나라의 '콩쥐팥쥐' 가 그렇고 서양의 '신데렐라'도 떠오릅니다.  

중국의 먀오족에게도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먀오족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까요. 

우리의 '콩쥐팥쥐' 와 비슷한 점, 다른 점을 찾아보며 읽는 재미가 제법 있답니다. 

 

   :: 책 속으로 ::

 

 

 착한 아가씨 오러는 맘씨 고약한 새엄마심술궂은 동생 오도와 함께 살았습니다.

 

묘족의 특징에 기술된 것 처럼 산악지대에 촌락을 이루어 산재하여 거주하는 모습. 

작가는 구이저우 성의 먀오족 마을 두 곳을 여행하고 나서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자연경관과 마을과 집, 잔치 풍경과 사람들의 옷차림은  

작가가 직접 보고 온 먀오족 마을을 바탕으로 표현한 것이라 더욱 실감이 납니다.

 

 

 

 

그나저나 항상  옛이야기 속의 새엄마는 항상 주인공을 구박하는 성격을 보입니다.  

계모가 너무 착하고 슬기롭고 어머니 없이 자라느라 비뚤어진 아이를 다독여서 바로잡았다는 옛이야기는 우리 기억에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계모가 등장하는 동화에서 고통당하는 피해자는 아들이 아니라 대부분 딸이라는 것도 떠오르시려나요. 

 

 

한 사람에게서 하나의 이미지 밖에 볼 수 없는 아이는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이라는 두 이미지로 분리하는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계모는 바로 아이가 마음에 그리는 나쁜 어머니상을 상징하는 것이다. 아들에게 나쁜 아버지의 모습은 직접 아이를 괴롭히는 의붓아버지가 아니라 대부분 무서운 짐승이나 도깨비, 원님이나 임금님과 같은 높은 지위의 사람의 형태다.  

 

<중략>  

 

그렇다면 아들에게 나쁜 아버지가 가족 밖의 인물이나 동물로 설정된 반면, 딸에게 나쁜 어머니상이 가족 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계모로 설정된 이유는 무얼까. 아마도 옛날 사회에서 딸이나 어머니 모두 주요 생활반경이 집안주변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여자 아이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겪는 어머니와의 갈등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을 옭아매며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미운 엄마’를 동화속에 직접 등장시켜서, 자기를 괴롭히는 걸 나쁜 행동으로 규정하고, 아이가 엄마를 물리치거나 뉘우치게 하는 내용으로 구성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에게 옛이야기를 해주는 엄마의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얘기를 듣는 아이에게도 너무도 적나라한 상황이기 때문에 심리적 타격을 줄 위험이 있다. 그렇다고 호랑이나 임금으로 대체하기에는 미운 엄마의 이미지와 그리 어울리는 것 같지 않다. 더욱이 우리의 문화적인 정서상 서양처럼 마녀와 관련된 상징이나 이해도 별로 없다. 상황이 이러할 진대 딸과 어머니 사이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을 동화 속에서 풀어내기 위해 적절히 타협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다. 결국 계모라는 어중간한 존재에게 모든 화살이 돌아가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동화에서 나쁜 어머니상을 계모로 설정하면 동화를 향유할 당사자들에게 여러모로 편리하고 타협적인 점이 많다. 동화를 들려줄 어머니 입장에서도 계모가 아무리 나쁜 짓을 하더라도 상관없고, 오히려 이야기 속 아이를 불쌍히 여길 수 있다. 아이의 입장에서도 그날 엄마와 한바탕 벌였던 신경전으로 인해 쌓인 불안감과 분노를 무의식적으로 '신데렐라', '콩쥐팥쥐' 등의 동화로 분출하고 풀어내는 것이다. 동시에 내가 어머니를 싸워서 물리쳤고, 어머니가 다치거나 사라져버리게 했다는 것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죄의식이나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중략> 

 

나쁜 어머니상을 계모로 설정하는 경우 아이는 마음속에 좋은 어머니상을 잘 보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욱 이상화시킨다. 많은 옛이야기에서 앞부분 설정을 보면 여자 주인공의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는데, 그 어머니는 매우 아름답고 지혜로우며 아이들과 남편 모두에게 잘해줘서 온 마을에 칭찬이 자자했던 것으로 묘사된다. 이것은 계모와 갈등을 빚는 현재의 상태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좋은 어머니상을 현실적인 어머니의 모습보다 한층 이상화시켜 두 이미지를 양극화하는 것이다.

 

전래동화 속의 비밀코드, P106~108 / 하지연 지음 / 살림  

 

  살짝 위의 이야기가 떠올라 발췌해 보았습니다. 

이런 이론도 있구나 생각하면서 읽어주면 읽어주는 엄마도 새롭게 느껴지는 듯 하거든요. 

게다가 어른이 되어 내 아이를 위해 전래동화를 읽어주는 것은 아이를 위한 것 뿐만 아니라 

부모의 닫힌 마음의 문을 다시 열고 무의식 깊은 곳에서 해결되지 못한 채  

한쪽 구석에 쌓여있던 기억과 감정의 잔재를 좀더 성숙한 상태에서 다시 꺼내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이와 동화에 관련된 대화를 하면서 갑자기 난데없는 어떤 연상이 떠오를 때  

그냥 흘려버리거나 억누르려 하기보다 왜 그런 생각이 떠올랐는지,  

왜 그런 느낌이 떠올랐는지 한번 더 찬찬히 생각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 자꾸 그림책 이야기를 하다가 딴 곳으로 새는 이 버릇은.. )

 

다시 오러와 오도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오러를 도와주는 동물로는 물소가 등장합니다.  

친어머니의 환생같은 암시같은 것은 없이 다친 물소를 돌봐준 오러의 착한 마음에 도와주게 되지요. 

 

 

 

그리고 멋진 총각, 일등 생황수 샤오나가 등장합니다. 

샤오나의 생황에 맞춰 고운 목소리로 노래하며 즐겁게 춤을 추는 오러의 모습이 참 어여쁩니다. 


 

 

 

오러는 신데렐라처럼 해가 지기 전에 물소에게 빌린 뿔을 돌려주기 위해 자리를 빠져나오고 

샤오나는 오러가 있는 곳을 찾아 오도를 따라 집으로 옵니다.  

그리고 오도의 짝으로 생각하고 반갑게 대접하는 새엄마가 만들어준 저녁. 

뼈만 가득한 오러의 접시와 고기가 가득한 오도의 접시를 바꿔치기하는 샤오나의 재치에  

한바탕 웃어보게 됩니다. 익살스러운 이야기가 색다른 즐거움을 주네요.    

 

 

 

선한 사람을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소박한 수준의 정의관념에 머물러있는 유아들은 책 속의 인물 중에서 약자에게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종종 나타나죠. 자신이 약하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책 속에서의 약자인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복을 받거나 승리를 하는 부분에서 크나큰 만족감을 얻고, 주인공이 겪는 현실의 부조리함이나 어려움을 자연스럽게 생각해보게 된다고 하네요. 이런 전래동화를 통한 경험은 유아의 자발적인 도덕성 함양과 정신적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대개 5~7세 사이의 아이들이 전래동화에 대한 높은 흥미를 보이는 것은 이 같은 발달특성도 한 몫하고 있는 듯 합니다.  

 

샤오나와 오러는 행복하게 떠난답니다.그나저나 마지막에 자기 딸인줄 모르고 오도에게 뜨거운 밀랍을 부어버리는 장면이 마지막에 나옵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흠칫하는 내용이지만 밀랍이 무엇인지 모르는 밤톨군은 한바탕 웃습니다. 우리 전래동화인 콩쥐팥쥐의 원전도 읽어보면 권선징악의 주제에 뚜렷하게 결말이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내용입니다. 

"해로움을 미리 경험하고 생각해 볼 기회를 갖지 못한 아이들은 나중에 그러한 행위를 하게 되고,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문제를 미리 볼 기회를 빼앗긴 아이들은 나중에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 페리 노들먼은 『어린이 문학의 즐거움 1』) 라고도 하는 걸 보면 옛이야기 속의 잔인함 또는 폭력성을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없을 듯 해요. 오히려 그 이야기에 녹아 있는 긍정적 가치를 찾아내봐야하는.. 함께 읽어주는 부모들의 숙제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고요. 

오도를 다시 만난 화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오도는 여전히 투덜거리며 꽃신에 수를 놓고 있었다는군요. 

쯧쯧쯧, 다음 기회에는 좀 잘해 봐요, 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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