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 2022 가온빛 추천그림책 포카와 민 시리즈 3
키티 크라우더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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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와 민 박물관에서 

Poka et Mine : Au musée

키티 크라우더 글, 그림, 나선희 옮김 

포카와 민 시리즈 - 03 

책빛 



아이들과 나들이 갈 때 빠지지 않는 곳 중의 하나, '박물관'.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과 이왕이면 교육적인 효과도 바라면서 방문하게 되는 곳이다. 한 손에는 아이의 손을 잡고( 녀석들이 마구 뛰어다니지 않도록 ), 한 손에는 팜플릿을 들고 있는 모습(박물관을 방문하는 부모 또한 전시된 것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터라) 은 낯설지 않다. 그리고 아이들은 부모가 설명하고픈 지식보다는 다른 것에 관심을 두기 일쑤다. 책 속의 한 장면의 모습 그대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모험」 에 나오는 가오나시(顔なし)의 캐릭터가 녹아있는 듯한 전시물의 모습에 반가워해보기도 한다.  「센과 치히로의 모험」 애니를 봤던 아이들은 그림 속에서 비슷한 모습을 부모보다 먼저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센과 치히로의 모험」 



" 민, 저 더듬이 좀 봐 " / " 포카, 나 오줌 마려워요. "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처럼 박물관에서의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질 것만 같은 「박물관에서」 란 제목의 이 책은  '(박물관에서) 화장실에 다녀온' 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 아이들 그대로의 일상이라 더욱 정겹다. 아이들이 그린 것만 같은 그림체의 색연필 일러스트 또한 우리 아이들의 그림일기 속 한 장면 같다. 






박물관 관리 아저씨에게 위치를 '잘' 묻고, 화장실에 혼자 '잘' 찾아간 민은 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린다. 축쳐진 날개, 울쌍인 얼굴의 민은 무서워 눈물이 나오려는데, 뒤에서 누군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다. 길을 잃어 겁을 내던 민은 또 다른 아이를 위해 용기를 낸다. 



훗날, 이 날의 박물관을 떠올리면 민은 어떤 추억을 생각해낼까. 방문했던 '민속 박물관'의 전시물들보다도 닥쳐왔던 어려움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고, 다른 이도 도왔던 성취감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은 분명해보인다. 어느 박물관 매점에서 먹었던 구슬 아이스크림이 정말 맛있었다는 밤톨군 추억처럼 말이다.  





세번째 이야기를 만나고서야 표지 제목의 꾸밈을 눈치챘다. 헝겊으로 글자를 만들어 붙인 듯한, 콜라쥬 느낌의 제목, '글자 아플리케' 느낌이라고 할까. 책 홈( 책 등과 앞 표지 사이 ) 에도 바느질 된 듯이 실의 모습이 인쇄되어 있다.  원서의 표지가 궁금해 찾아 비교해보니 책 홈의 무늬는 동일하지만 글자 패턴은 번역본의 책 디자인인가보다. 포카가 꾸민 민의 육아 다이어리 같기도 하고, 민이 써놓은 그림일기를 따로 실로 꿰어 엮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포카와 민 시리즈는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1년 동안 쓴 연작 시리즈로 총 8권(「일어나요!」, 「새로운 날개」, 「박물관에서」, 「영화관에서」, 「정원에서」, 「축구」, 「낚시하러 가요!」, 「할머니를 위한 선물」) 이 나왔다. 짧고 단순한 문장과 생명력이 넘치는 그림에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일상의 기쁨 속에 한부모 가족, 성평등, 고정관념과 편견 등 다양한 주제들을 이야기하는 시리즈다. 실제 키티 크라우더 작가가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만나볼 다른 책들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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